[가나] 나는 꼭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가나] 나는 꼭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 조경원 선교사
  • 승인 2012.09.10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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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 4시간 전에 복음을 듣고 주님의 품에 안긴 가나의 전(前) 대통령 존 아타 밀스. 하나님이 그의 삶 마지막 순간에 긍휼의 손을 내미셨고, 그는 그 손을 잡고 영원한 빛의 세계로 옮겨갔다. 대통령이 구원받고 세상을 떠난 이야기는 가나 월드캠프에 참석한 많은 학생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특별히 대통령 서거 다음날 있었던 부활절 칸타타 공연에서는 성령의 역사로 모든 관객이 복음 안에서 하나가 되었다.

3년 전에 월드캠프를 준비하면서 캠프에 대통령을 초청하고 싶었다. 부(副)국 무장관을 만나 대통령을 캠프에 초청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는데, 캠프 기간에 대통령께서 다른 나라를 방문중 이어서 안 된다고 했다. 작년에도 초청하는 편지를 보냈지만 역시 여러 이유로 모실 수 없었다. 올해도 여러 통로로 대통령을 캠프에 모시려고 했지만, 청소년부 장관이 참석할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렇다면 대통령 영부인이라도 초청하자는 마음이 일어났다. 일을 추진하자, 비서실에서 저녁 7시에는 안 되고 개막식을 오후 3시로 옮긴다면 영부인께 보고 드리겠다는 연락이 왔다. 많은생각이 일어났다. 확실하게 참석한다는 약속을 받은 것도 아니기에, 박옥수목사님께 개막식 시간을 옮기는 부분을 말씀드리기가 주저되었다. ‘만약 안 오시면 어쩌나?’ 나는 부끄러운 자가 되기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하나님이
'너, 지금까지 계산 안에서 살았고 , 그 삶 이미 망했잖아! 네가 부끄러운 사람이 된들 어떠하냐?' 하셨다.

박 목사님과 그라시아스 합창단이 개막식이 있는 날 가나에 도착해서 캠프 장소로 바로 오면 오후 3시가 되기에더욱 부담스러웠지만,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다. “목사님, 개막식을 7시에서 3시로 옮기면 대통령 영부인께서 참석하실 수도 있는데 3시에 해도 되겠습니까?” 목사님은 그날 가나 도착 시간을 확인한 후 “3시에 가능하네.” 하셨다.

영부인 비서실에 그 사실을 전하자 1주일 후에 영부인께서 월드캠프 개막식에 참석한다고 연락해왔다. 이곳에서는 온다고 했다가 당일에 안 오기도 하기에 하나님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번 월드캠프 개막식은 처음으로 가나 IYF센터에서 하기로 했다. 영부인께서도 참석한다고 하니 많은 것이 달라졌다. 모든 건물에 페인트칠도 하고 체육관 바닥도 깨끗하게 보수했다.
형제 자매들도 영부인께서 오신다는 소식에 더욱 마음을 쏟아 준비했다. 야외무대를 만드는 데 많은 경비가 들었지만 모두 기뻐하면서 동참했다.

캠프 2주일 전, 영부인께서 우리를 만나고 싶어해 찾아가니 IYF에 대해자세히 물으셨다. 영부인께 내가 어떻게 가나의 선교사가 되었는지 이야기하고, 함께 간 아토 목사도 어떻게 IYF를 만나 변화되었는지 이야기하고, 부르키나파소에 해외봉사를 다녀온 람스포드 형제도 그 활동으로 자신이 얼마나 변화되었는지 이야기했다. 영부인께서는 우리 이야기를 듣고 가나에 이런 변화가 많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부탁할 것이 있느냐고 물어, ‘IYF 창립자 목사님은 하나님의 말씀나누는 것을 정말 좋아하니 행사 후 20분 정도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러자 잠깐 주춤하다가 행사를 마치는 시간이 5시경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그렇게 하겠다고 하셨다. 돌아오면서 하나님 앞에 무척 감사했다.
드디어 월드캠프 개막식. 영부인께서 참석해 모두에게 기쁨이 되었다. 개막식이 마쳐질 무렵 영부인은 시계를 두번이나 보셨다. 5시 15분, 예정보다 15분이 더 흐르고 있었다. 바로 가겠다고 하시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다. 박 목사님이 개막식 메시지를 5시 23분에 마치자, 영부인은 밖으로 나가 곧 차를 타려고 하셨다. 그때 비서가 박 목사님과 만남이 약속되어 있다고 하자 다시 시계를 보더니 허락하셨다. 시간적인 여유
가 없음이 느껴졌다.

목사님은 영부인을 만나 바로 복음을 전하셨다. 복음을 듣던 영부인과 부(副)장관의 눈이 밝게 빛났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성령께서 복음을 전하게 하시고 능력을 나타내심을 볼 수 있었다. 목사님이 마지막으로  기도하신후, 영부인은 수행원을 다 나가게 한 후 목사님께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셨다. 목사님이 “30분만 시간을 주시면 대통령께 말씀도 전하고 기도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하자, 영부인은
“그럼 대통령을 이곳으로 모셔오겠습니다.” 하셨다. 목사님이 “제가 가면 됩니다.” 하시자 영부인은 반가워하며 연락할 전화번호를 달라고 부탁하셨다.

다음날 오전, 사이렌 소리와 함께 목사님을 대통령궁으로 모시고 갈 차들이 교회 마당에 도착했다. 마당으로 내려가서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영부인께서 직접 목사님을 모시러 온 것이다.
테마에서 수도 아크라에 있는 대통령궁까지, 앞선 경찰들이 도로에 있는 모든차를 세우고 길을 열어서 한 번도 쉬지않고 바로 달렸다.

영부인은 대통령께 ‘목사님 말씀이 마음에 축복이 되었다’고 하며 박 목사님을 소개하셨다. 동행한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두 자매가 찬송 두 곡을 불렀다.
힘이 없지만 따라 부르는 대통령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중간에 눈에 힘이 많이 없어 보여서 기도가 되었다. ‘하나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목사님은 바로 복음을 전하셨다. 우리 죄가 씻어진 사실을 설명하고, 고린도전서 6장 11절을 펴서 읽어드린 후 “ 하나님이 나를 보고 죄가 씻어졌다 하시니 나는 씻겨졌습니다.” 하시자 대통령께서 “나도 씻겨졌습니다.” 하셨다.
목사님이 “하나님께서 나를 거룩하다 하시니 내가 거룩합니다.” 하시자 대통령께서 “나도 거룩합니다.” 하셨다. 목사님이 다시 “하나님이 나를 의롭다고 하십니다.”  하시자  대통령께서  “나도 의롭습니다.” 하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성령께서 대통령에게 복음을 나타내시고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셨다. 하나님이 그 자리에 있는 사람 모두를 축복하셨다. 우리 모두 하나님을 찬양했고, 행복에 젖었다.

▲ 월드캠프 개막식에 참석해서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는 가나 전(前) 대통령의 영부인

돌아오는  길에  영부인께서  “목사님, 이 성은 포르투갈 사람들이 이곳에서 노예를 잡아가기 위해 만든 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대통령궁이 되어서 가나 사람들을 지켜주는 곳이 되었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직접 테마 IYF센터까지 바래다주셨다. 내 눈에 비친 영부인은 하나님 앞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신 분이었다. 그분은 하나님의 말씀을전하는 하나님의 종을 중심에서 귀하게 여기셨다. 그 모습이 나를 돌아보게 했다. ‘나는 하나님의 종을 어떻게대하며 사는가…?’ 하고.

테마에 도착해서 4시간이 지난 후 영부인께서 나에게 전화해서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전하셨다. 믿어지지 않아 다시 물으니, 바로 지금 돌아가셨다고 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아무 말도 못하자, 영부인께서 다시 연락하자며 전화를 끊으셨다.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다시 전화를 드려서 우리가 도울일이 있으면 돕고 싶다고 하자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하나님께서 대통령에게 목사님을 만나게 하셨고, 말씀을 듣게 하셨습니다.” 하고 말씀드리자 금방 마음이 밝아지며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하셨다.

나는 꼭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짧은 시간에 하나님이 이루신 일들을 생각해보니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역사는 계속되었다. 24일에 대통령께서 서거하셨고, 25일에 국제회의장에서 부활절 칸타타 공연이 계획되어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하느냐고 물어왔다. 대통령의 서거로 많은 행사들이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한다고 답해주며, 사람들이 안 오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25일에 가진 부활절 칸타타 공연은 내 생애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공연이었다. 캠프에 참석한 학생들 외에 700명이 넘는 시민들이 공연을 보러 왔다.
대통령의 죽음 까닭에 예수님의 죽음이 사람들의 마음에 더욱 깊이 다가갈수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박 목사님께서 메시지를 전하셨다. 목사님은 4시간전에 대통령을 만나 복음을 전한 이야기를 하셨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전했던 말씀을 다시 전하셨다. 말씀을 듣는 모든 사람들 마음에 ‘나도 씻어졌습니다. 나도 거룩합니다. 나도 의롭습니다.’ 하는 마음이 임했다. 성령께서 복음을 나타내셨고, 복음 안에서 모두가 하나가 되었다.

목사님은 메시지를 마친 후, 대통령께 들려드렸던 두 곡의 찬송을 듣겠다고 하셨다. 최혜미 자매와 박진영 자매가 부르는 찬송은 하늘에서 울리는 천사의 노래 같았다. 모든 사람이 허밍(humming)으로  조용히  따라  불렀다. 마치 대통령께서 따라하셨던 것처럼. 나도 따라 부르면서 눈물이 흘렀다.

목사님이 마지막으로 ‘준비했다가 대통령께 들려드리지 못했던 세 번째 찬송을, 지금 대통령께 드리는 마음으로 찬양을 하겠다’고 하자 분위기가 엄숙해졌다.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찬송이 울려퍼지자 모두 눈물을 흘렸다.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은 결코 느낄수 없는 마음이었다. 목사님의 눈에도눈물이 고였다.

칸타타 공연을 마치고 우리는 VIP실로 옮겼다. 부(副)국무장관과 많은분들이 계셨다. 부국무장관께서 입을
여셨다.
“저는 3년 동안 대통령을 목사님과 만나게 해드리려고 했는데 못했습니다.
이번에 하나님께서 당신의 방법으로 대통령과 목사님을 만나게 해주셨습니다.
오늘 부활절 칸타타는 너무 큰 축복이었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분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기에 소망스럽고 감사합니다.”
이번 캠프 중에 내가 한 일은 부끄러운 것밖에 없지만 하나님께서 하신 일들은 한없이 아름답고 우리에게 커다란 축복을 가져다주었다. 감사를 하나님께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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