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조용한 사람들이 사는 복음으로 들썩이는 땅, 핀란드로
[핀란드] 조용한 사람들이 사는 복음으로 들썩이는 땅, 핀란드로
  • 김진수 선교사, 민정숙 사모
  • 승인 2012.09.10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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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 조용한 사람들이 사는 복음으로 들썩이는 땅, 핀란드로..

두리안 같은 사람들

핀란드는 조용하고 차분한 나라입니다.
이곳 사람들의 첫인상은 무표정, 그러나 사귐을 가질수록 그 속에 숨겨진 따뜻함과 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춥고 긴 겨울을 이길 수 있는 핀란드의 사우나 실 안에서 핀란드 사람들은 말이 많고 다정합니다. 이곳에서는 친구가 되는 데 3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을 만큼 사람들의 개인적인 성품이 강한데, 대신 한번 친구가 되면 평생 갑니다. 과일 두리안처럼 친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그 맛을 보면 누구보다 깊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핀란드 사람들입니다. 도움을 구하면 대부분 끝까지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저도 핀란드에 처음 와서 많은 사람들에게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조용하고 깨끗한 나라

북위 60~70도에 위치한 핀란드는 겨울이 길고 여름이 짧습니다. 겨울에는 밤이 길고 눈이 많이 오며, 여름은 낮이 길고 6월에는 백야(白夜) 현상이 나타납니다.
핀란드어가 있지만 영어 사용을 적극 권장해 어느 관공서에서나 영어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영어만 사용하는 대학도 여러 곳으로, 그렇게 해서 국제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을 최우선으로 두어 대학원까지 무상으로 공부할 수 있으며,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는 열린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 또한 비교적 안정적이며, 청렴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 정치 투명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한반도의 1.5배 크기의 국토에 500만 명의 국민이 살기에 복잡하지 않고 한적하며, 국민들의 삶에 여유가 있고 나라가 조용하고 깨끗합니다. 인구가 적다 보니 시장 규모도 작고, 수요가 적어서 물가가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이곳 사람들은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실용적인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먹거리도 호밀 빵과 감자요리가 주요 음식으로, 평범하고 깔끔한 식탁이 생활화되어 있습니다. 사회가 안정되어 있어서 생계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적고, 따뜻한 나라에 가서 휴가를 보내거나 노년을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전도여행은 어떻게?

발전이 가져다준 고립된 삶

▲ 산타마을
루터가 종교개혁을 단행한 후 가장 먼저 북유럽의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에 복음이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핀란드 국민의 88%가 루터복음교회에 속해 있으며, 사회 전반에서 행해지는 일들이 기독교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독교가 삶의 근간인 셈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이 신앙에 관심을 잃어 신앙이 형식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좋은 복지제도로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는데, 마음은 외로움 속에서 방황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개인주의와 발전된 복지제도가 결합해 오히려 사람들의 삶을 고립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복음만이 이곳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외로움과 고통을 해결해줄 수 있습니다.
한국을 좋아하는 젊은이들 헬싱키 문화원에서 2007년부터 가진 <한글 교실>에서 우리는 많은 핀란드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매학기60명 정도의 젊은이들이 입학하는 <한글 교실>은 이곳 젊은이들과 마음으로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좋은 장소였습니다.

이 나라는 훌륭한 복지제도와 교육제도가 갖춰져 있지만 젊은이들의 마음은 표류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젊은이들 속에 있는 마음의 갈증을 풀어주지는 못합니다. 요즘 핀란드에서는 젊은이들이 한국 드라마, 영화, 케이팝(K-pop)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K-pop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방안은 온통 한국 가수들의 포스터로 가득하고,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에서는 쉴새 없이 한국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흥얼거리며 한국어를 한마디씩 하는 젊은이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핀란드에서도 조용하게 한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한글 교실>에서 만난 여학생 타냐(Tanja)는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해 충격을 받고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살았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는 학교도 다니지 않고 술을 마시며 타락한 삶을 살았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 사회를 부러워하고 정을 나누는 모습에 흠뻑 젖어들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한글 교실> 소식을 접하고 입학해서 복음을 들었습니다. 타냐는 참 가족을 만났다며 기뻐했고, 한국에 단기선교도  다녀왔습니다.  지금은  늦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헬싱키대학 한국어 과에 가서 복음의 일꾼이 되겠다고 합니다. 타냐는 이곳에서 청소년을 위한 캠프를 가질 때면 교사가 되어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타냐가 구원받은 후로 많은 청소년들이 구원받고 있습니다. 타냐의 언니 마리나도 타냐의 영향으로 구원을 받아 한국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와 복음을 전하며 살고 있습니다. 두 자매는 구원받기 전에는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는데, 늘 이야기를 나누며 삽니다.

 

대화에 굶주린 사람들

처음 핀란드에 왔을 때, 이곳 사람들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어딘가에 속하지 않으려고 하며 자기 판단이 유난히 강했습니다. 삶에 큰 어려움이 있지도 않아 복음을 가지고 다가가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에 살지만 사람들의 마음에는 곤고와 어려움이 있었고, 외로움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열어야 하는지, 어떻게 마음을 나누어야 하는지 모른 채 혼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외적 삶이 선진국이지 마음이 선진국은 아니었습니다.

▲ 한글교실을 하며 한국을 배우고 알아가는 핀란드사람들..

얼마 전에 가진 여름 캠프 때 40여 명의 참석자들이 함께 울고 웃으며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학생들은 마음에 담아둔 고민을 털어놓으며 도움을 구했습니다. 이곳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복음이었습니다. 언제 다시 캠프를 하냐고 묻는 학생들을 보며 하나님이 분명히 복음의 문을 더 크게 여실것이 소망스럽습니다.
이곳에는 혼자 사는 사람도 많고, 복지시스템은 최고지만 노인들의 마음에 있는 외로움과 고통을 들어줄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무척 기뻐합니다.

▲ 닮은꼴 친구 톰미

단기선교사들이 무전전도여행을 떠나서 만난 시골 사람들은 말이 거의 없지만 한번 입을 열면 대화에 굶주린 사람처럼 쉬지 않고 이야기한답니다. 국토는 넓고 인구는 적어서 시골에서는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지만, 시골로 갈수록 사람들의 마음이 순수합니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많은 핀란드인들이 좋아하고 마음을 엽니다. 이제 하나님의 말씀이 핀란드를 밝히고 복음이 이 땅을 덮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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