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내게 하실 일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하실 일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 전희용
  • 승인 2012.10.2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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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님, 내가 죄 사함을 받았습니다!”

페넬라 장관님은 박옥수 목사님 집무실을 나서면서 환한 미소로 내게 이야기했다. 오늘은 밤 12시 50분 비행기로 짧은 한 주간의 월드캠프 일정을 마치고 탄자니아로 돌아가는 날.

 
전날 밤, 장관님은 민박하던 기쁜소식동서울교회의 김계수 장로님 댁에서 피곤했는지 ‘내일은 출국에 앞서 하루종일 쉬고 싶다’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서면서 “선교사님, 오늘 주일인데 박옥수목사님 교회로 예배 드리러 가요!” 하였다. 우리는 기쁜소식강남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예배에 참석한 여러 나라 장관님들과 함께 교회에서 마련해준 정성이 가득 담긴 점심식사를 나누었다.

“선교사님, 내가 박옥수 목사님에게 안수기도를 받을 수 있을까요? 한국에 오기 전에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목사님께 기도를 받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 출국하는데 목사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장관님의 이야기를 목사님께 전하자 목사님은 기뻐하며 집무실에서 맞아주셨다. 마침 베냉의 법무부 장관님도 동석해 한국 월드캠프에 참석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목사님은 페넬라 장관님을 바라보고 말문을 열며 성경을 펴셨다.

“장관님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장관님을 정말 사랑하셔서 사고에서 지켜주셨습니다. 제가 장관님을 위해 기도하기 전에 장관님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목사님은 성경을 펴서 두 장관님의 눈길과 마음을 이사야 53장과 고린도전서 6장, 그리고 히브리서 10장 17절 말씀으로 데려가셨다. 페넬라 장관님은 발 밑에 둔 가방을 뒤적여 수첩을 꺼낸후, 마음에 들어오는 말씀들을 새기려는 듯 적기 시작했다. 가방에서 다른 펜을 찾아 앞에 앉아 있던 베냉 장관님에게도 노트하라며 내밀었다.

목사님이 펴서 읽는 성경 말씀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따라 읽으면서 장관님은 크게 웃었다.
“목사님, 내 모든 죄가 예수님께서 흘리신 십자가의 보혈로 다 씻어졌습니다.
정말 이 말씀대로 하나님께서 내 죄를 기억지 않는다고 약속하셨네요. 정말 그렇네요! (베냉 장관님을 보며) 그렇지요?” 목사님은 갑자기 ‘오늘 저녁은 우리집에서 같이 먹자’고 하셨고, 두 장관님은 예정에 없던 식사 초대에 감사해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민박 집으로가는 차안에서 장관님이 말했다.
“작년 장관 포럼에 처음 참석했을 때도 박 목사님께서 저에게 이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그때는 내가 부(副)장관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장관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은혜입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나를 장관이 되게 하셨습니다.”
지난 5월 4일, 탄자니아 정부는 갑자기 내각 개편을 단행해 페넬라 박사를 정보 부처, 청소년 부처, 문화 부처, 체육 부처 4개의 큰 부처를 총괄하는 장관으로 임명했다. 올해 2회째를 맞는 <세계 청소년부장관 포럼>은 금년부터 장관만 포럼에 참여시키기로 결정했기에, 페넬라 박사는 자신이 참석하지 못할까봐 실망했다. 그래서 꼭 참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장관으로 승진한 것이다. 내가 축하 메일을 보내자 이렇게 답이 왔다.
“이제 한국 월드캠프에 참석해도 되지요?”

이처럼 IYF를 좋아하는 페넬라 장관님은 작년 장관 포럼을 마치고 돌아와서 탄자니아 IYF의 고문을 맡아 여러 분야에서 조언과 도움을 주었다.

 
탄자니아에서는 2009년부터 3년간 월드캠프를 체육관형 박람회장에서 개최했다. 유명한 장소이긴 하지만, 공연과 강연과 참석자들의 숙식에 불편한 점이 있었다. 그런데 작년에 2012년 월드캠프를 의논하러 부장관실을 찾아갔을때, 페넬라 박사께서 먼저 “내년에는 다르에스살람 국립대학교에서 월드캠프를 개최하면 좋겠습니다. 거기에는 충분한 숙박시설이 있습니다. 강연을 하기도 훨씬 좋고요. 제가 도와드릴 테니 그렇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하고 말했다.
그 조언대로 국립대학교 시설에 대해 알아보니, 탄자니아에서 제일 크고 유명한 명문대인 다르에스살람대학에는 한 방을 2인이 사용하는 기숙사가 아파트형으로 여러 동이 있어서 2,500명이 사용이 가능했다. 그리고 950명을 수용하는 대강당이 두 개나 있고, 그것도 높은 언덕에 자리하여 늘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캠프 하기에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 장관님이 대학 총장께 연락해서, 학교가 월드캠프 공동 주최자가 되어 대관료를 무료로 해주었다.
기숙사 사용료도 물세와 전기세만 받아 원래 가격의 20% 정도만 내면 됐다.

2012 한국 월드캠프에 참석하고 돌아온 장관님은 동행했던 청소년부의 총책임자인 가브리엘 박사를 불러서 두 가지를 지시하고 올림픽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으로 떠났다. 첫 번째 내용은, 전국 지역단체장에게 연락해서 지역마다 청년 대표를 뽑아 월드캠프에 참석할수 있도록 독려하고, 각 회사에 탄자니아 청소년들을 위해 일하는 IYF를 돕도록 추천서를 보내 협조를 주선하라는 것이었다. 그 결과로, 이번 월드캠프의 참석자 900명 가운데 청소년부의 주선으로 130개 지역에서 200명 남짓의 청년 대표들이 참석했다. 또한 여러 기업에서 월드캠프를 후원했다. 캠프 유니폼 1,000벌을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을 다 후원한 회사의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다.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유니폼은 제일 좋은 질로 만든 제일 좋은 티셔츠여야 합니다. 비용은 저희가 현금으로 다 드리겠습니다. 탄자니아 청소년들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여러분이 하는데 우리가 돕겠습니다.”

두 번째 내용은, 국무총리와 박 목사님의 면담을 주선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박 목사님이 탄자니아를 방문하실 시간이 나지 않고, 총리께서도 국회 회기 중이라 잦은 출장으로 바쁘셨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8월 3일에 귀한 반나절을 주셨다. 총리 관저에서 박 목사님을 현관까지 나와 반갑게 맞이한 총리께서는 2008년 목사님과의 만남을 기억하고 먼저 이야기를 꺼내셨다.
“탄자니아에는  에이즈나  빈곤보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청소년 문제입니다. 청소년들이 TV나 인터넷,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선진국의 삶을 접하다보니 생각이 선진국에 가 있습니다.
머리는 미국에서 살고 몸은 탄자니아에 있으니 삶에 만족할 수 없지요. 일도 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나라에 불평만 늘어놓아요. 이들의 마인드가 변해야 합니다. 목사님께서 이런 위대한 일을 하고 계시잖아요. 우리나라는 목사님의 마인드 강연이 정말 필요합니다.”

총리께서는 페넬라 장관한테서 마인드 강연 이야기를 듣고 목사님을 무척 만나고 싶었다고 하셨다. 목사님은 어릴 적 이야기를 꺼내며 복음을 전하셨다. 총리께서는 고린도전서 6장 11절을 따라 읽으며 눈빛이 번뜩이더니 “그러면 나도 씻겨졌네요!” 하셨다. 1시간 20분간의 면담을 마치고 총리께서는 박목사님을 관저 바깥까지 배웅하셨다.
며칠 후 런던에서 돌아온 페넬라 장관님은 폐막식 때 가진 명사 강연 시간에 캠프 참석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어떤것이 아니라, 마음의 변화입니다. 마음의 세계를 알면 여러분의 인생이 달라 집니다. 저도 박옥수 목사님을 만나 그렇게 되었습니다. 총리께서도 박 목사님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우리 정부는 IYF와 함께 캠프와 마인드강연을 계속 해서 여러분이 행복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장관님은 한국으로 출국하기 3일전에 타고 있던 자동차가 폐차될 정도로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런데 긁힌상처 외에는 다친 곳이 없었다. 장관님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교사님, 하나님께서 나를 살리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하실 일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장관님을 통해 탄자니아 땅에 또 어떤 일을 하실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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