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보이는 죽음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역사를 바라보며
내 눈에 보이는 죽음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역사를 바라보며
  • 김양미
  • 승인 2012.11.22 1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풀무불에 던져진 다니엘의 세 친구처럼
최형호 형제는 요즘 문득문득 마음에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며, 20년이 훨씬 더 지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내가 구원받고 얼마 안 되었을 때 박옥수 목사님께 ‘목사님, 믿음이 뭡니까?’ 하고 물은 적이 있어요. 그때 목사님이 ‘믿음은 생명을 걸어놓고 하는 거예요.’ 하고 대답하셨어요. 나는 생명을 걸 만큼 중요한 질문을 한 것이 아닌데, 생각지 못한 답을 들은 거예요. 그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신앙은 생명을 걸고 하는 것이었어요.”
몇 달에 걸쳐 연재해온 간증을 마무리하면서 최형호 형제는 다니엘의 세 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다니엘의 세 친구는 느부갓네살 왕이 세운 금 신상에 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극렬히 타는 풀무불 속에 던져졌고, 하나님이 지키심으로 머리털 하나 그을리지 않았다.
“다니엘의 세 친구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풀무불이었어요. 풀무불에 던져지는 순간까지는 그들이 생각하고 결정할 수도 있지만, 던져진 후에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하나님만 일하시지요.”
믿음의 삶, 믿음의 역사는 크든 작든 그와 같다고 최형호 형제는 말한다.
“성경에 기록된 말씀들은 세상의 이치로는 이해하거나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엘리야 선지자가 ‘내일 굶주린 사마리아 성에 양식이 넘친다’고 했을 때 한 장관이 ‘하나님이 하늘에 창을 내신들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했는데, 그 말이 세상의 이치에 맞는 말이죠. 하나님은 당신의 종을 통해서 세상의 이치에 맞지 않은 일들을 말씀하시고, 누구든지 생명을 걸고 그 말씀을 따라가면 하나님만이 이루시는 역사를 맛보는 거죠.”
최형호 형제는 자신이 지난 3년 동안 걸어온 길이 그와 같았음을 이야기한다.
“내가 조종사의 길을 다시 걷기 시작했을 때, 그 일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고 불가능하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런데 그 길을 걷는 동안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보았어요. 내 본성으로는 늘 가기 싫고 돌아가고 싶은 길이었는데, 걸어가면 길이 열리고, 걸어가면 또 길이 열렸어요. 그런 일들을 계속 경험하면서 ‘성경에 기록된 말씀대로 하나님께서 당신의 종을 통해서 일하시는구나!’ 하는 믿음이 마음에 점점 세워졌어요.”

다시 받은 10년
최형호 형제가 조종사 훈련을 시작하기 전인 3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최 형제는 교회에 나가고 있었지만 자신의 생각에 이끌려 살면서 신앙을 포기한 상태였다. 삶도 너무 어려웠다. 게다가 그의 몸은 오랜 노동으로 여기저기 심하게 망가진 상태였다.
“그때 나는 2년 정도 살다가 죽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버지 형제 분들이 모두 50살 전후로 돌아가셨거든요. 가장 오래 사신 아버지가 57세에 돌아가셨고, 할아버지는 40대 초반에 돌아가셨어요. 우리 집안 남자들은 관상이 단명 스타일이래요. 집안 내력도 그렇고 내 몸 상태도 너무 안 좋았기에 나도 곧 죽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비행 훈련 이야기가 나왔을 때 가장 먼저 문제가 되었던 부분도 몸 상태였다. 무릎이 굽혀지지 않아 상황에 따라서 쓰던 지팡이만도 10개나 되었으니…. 그런데 기적이 일어나 어느 날 갑자기 무릎이 굽혀지고 몸의 다른 부분들도 좋아져서 정밀 신체검사에 합격한 것이다.
울진 비행교육훈련원에 입교한 후 최형호 형제는 박옥수 목사와 몇 번 마주쳤는데, 그때마다 박 목사는 “최 형제 부부는 참 젊게 사네.” 하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어느 날 최 형제 속에 ‘박 목사님이 나보고 자꾸 젊다고 하시는데, 지금부터는 45세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의 나이 쉰 다섯이었다. 그 일이 있기 전, 최 형제는 지난 삶이 너무 서글퍼 하나님 앞에서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나님! 제가 그동안 너무 믿음 없이 살았습니다. 복음을 위해 살아야 할 시간들을 마귀가 넣어준 생각에 속아서 젊음을 다 빼앗기고 늙어버렸습니다. 너무 아쉽습니다. 저에게 10년만 다시 주실 수 없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다가 웃어버렸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그 후로 까맣게 잊고 지냈는데, 그 일이 삶 속에 나타난 것이다.
“하루는 용기를 내서 아내에게 ‘오늘부터 나는 45세야’ 하고 말했어요. 그리고 목사님 사택에 볼일이 있어서 갔는데, 장영철 목사님이 갑자기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죠?’ 하고 묻는 거예요. 바로 전에 아내에게 했던 말이 있어서 55세라고도 못 하고 45세라고도 못 하고 고민하다가 ‘57년생 닭띠입니다’ 하고 말했어요. 그러자 목사님이 ‘요즘 형제님이 자꾸 젊어지십니다. 오늘부터는 사람들에게 45세라고 하세요’ 하는 거예요. 깜짝 놀랐어요.”
그 외에도 몇 가지 일에서 확증을 얻어 최형호 형제는 자신이 10년 젊어졌다고 믿었다. 그 후로 몸이 더욱 건강해졌다. 축구를 하거나 다른 운동을 할 때면 전과 비교할 수 없이 몸이 가뿐했다. 며칠 전에는 교회 분들과 등산을 갔는데, 가파른 산을 뛰어서 올라가기도 하고 뛰어서 내려오기도 할 만큼 몸이 가벼워서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풍요로워진 가정
최형호 형제가 비행 교육을 받기 시작했을 때, 기쁜소식분당교회의 장영철 목사는 최 형제의 아내 고순미 자매에게 “자매님, 최선을 다해서 뒷받침해 주세요.” 하고 말했다. 고순미 자매는 그 말을 하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로 받았다. 그동안 가정 주부로 살았지만 기도하면서 직장을 얻어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비싼 교육비를 감당하기 위해 하루에 두 곳, 많게는 세 곳까지 옮겨가며 일을 했다. 너무 힘들어서 쓰러지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점점 강해지고 기쁨도 커져 갔다.

▲ 조종사 과정을 밟는 동안 아내와 딸이 헌신적으로 뒷받침했다. 그러는 동안 서로 탓하며 살던 사이에서 서로 위하는 화목한 가족이 되었다.


“얼마 전, 우리 부부가 교회 장로님을 댁에 모셔다 드리는 길에 아내가 장로님과 이야기하면서 ‘장로님, 제가 정말 강해졌어요’ 하고 말했어요. 전에는 아내에게 연약한 여인의 마음밖에 없었는데, 지난 3년 동안 나를 뒷바라지하면서 험한 일도 하고 힘겹게 일하기도 하면서 울기도 했지만 마음이 굉장히 튼튼해진 거예요. 요즘은 아내가 사는 것이나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굉장히 자유롭고, 어떤 일에든지 잘 매이지 않아요.”
중간중간 하나님이 도우시는 손길을 보는 것도 최형호 형제 부부에게 큰 힘이 되었다. 교육비로 한번에 많은 돈을 내야 할 때면 하나님께서 기적처럼 길을 열어주셔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 일들을 계속 경험하면서 고순미 자매 속에서도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마음이 견고해졌다.
최형호 형제의 딸 도연 양도 자신이 버는 돈을 아버지를 뒷받침하는 데 썼다. ‘아빠가 조종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처음 말한 사람이 자신이니만큼 더욱 마음을 쏟았다.
“참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내가 비행 훈련을 받으러 가기 전에는 우리 집 수입이 한 달에 200만 원이 채 안 되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수입이 세 배 가량 늘었어요. 물론 대출받은 돈을 갚고 있기는 하지만 삶이 더 풍요로워진 거예요. 내가 생각할 때는 그 길을 걸으면 우리 가정이 망할 것 같았는데 말이에요.”
최형호 형제는 자신도 마음이 담대해졌다고 말한다.
“전에 나는 교회에서 한없이 연약한 형제였어요. 무엇 하나 또렷하게 보이는 게 없고 모든 것이 어렴풋해서 입을 다물고 살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무슨 이야기든지 담대하게 해요. 내가 한 이야기가 잘못되어서 혼이 나더라도 마음을 표현하고, 모르는 것은 물어봐요. 마음을 드러내면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을 경험했거든요. 얼마 전에는, 이단 교회에 속한 사람이 전도하는 것을 보고 내가 알고 있는 성경 말씀으로 그 사람을 골려주고 보냈어요. 그러고는 사흘 동안 굉장히 괴로웠어요. 어떤 사람을 만나든지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받고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해야 함을 배웠어요. 설령 이단에 속한 사람이라도 그의 말을 그대로 듣고 얼마든지 복음을 전할 수 있는데, 내 편에서 먼저 마음문을 닫았던 거예요. 사람을 바꾸는 것은 하나님의 일이잖아요.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복되게 하기를 원하시는 당신의 마음이 나를 통해서 나타나기를 원하시는 거예요.”
최형호 형제가 비행 훈련을 받으면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가족이 화목해진 것이라고 한다.
“전에는 ‘우리가 어렵게 사는 것이 네가 믿음이 없어서 그렇다’고 서로를 탓하며 살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서로 돕고 격려하고 말씀 안에서 교제해요. 정말 우리 마음이 풍성하고 아름다워졌어요.”

 

덤으로 얻은 행복
요즈음 최형호 형제는 사람들에게 “여기에 내 글이 실렸습니다.” 하고 월간 <기쁜소식>을 주면서 전도한다.
“친척 가운데 우리가 가난하고 이상한 교회에 다닌다고 비난하던 분들이 있었어요. 그분들이 <기쁜소식>에 실린 내 간증을 보고는 우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당장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를 인정해주는 거예요.”
최형호 형제가 요즘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는 직장의 동료들도 최 형제의 간증을 읽고는 ‘하나님이 당신에게 참 많은 일을 하셨다’면서 최 형제가 전하는 성경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들 가운데 구원받는 사람들이 일어나기를 최 형제는 기도하고 있다.
지난 추석 명절 때 최형호 형제 가족은 또 하나의 작은 기쁨을 누렸다.
“추석을 앞두고 아내가 ‘여보, 올해는 우리한테 선물 주는 사람도 없고, 들어오는 것도 없네?’ 하고 말하길래, ‘아니야, 뚜껑을 열어봐야 해. 하나님이 주시고자 하시면 주셔’ 하고 말했어요. 그런데 전에 내가 일했던 집에 <기쁜소식>을 읽어보라고 주었는데, 그분이 책을 잘 읽었다면서 비싼 명품 배를 선물로 주셨어요. 그걸 주려고 내가 오기를 일주일 동안 기다렸대요. 그 집에서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선물을 보내주셔서 이번 추석에는 그 어떤 추석보다 많은 선물을 받았어요.”

다시 불가능한 길에 발걸음을 내딛는다
3년 전 최형호 형제에게 ‘조종사 면장은 있느냐?’고 물었던 박옥수 목사. 그건 그냥 물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물은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 번 만남 때 박옥수 목사는 최 형제에게 젊은이들을 위해 대학교를 설립하고 운항학과를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최형호 형제는 그 계획에 동참해 3년에 걸쳐 그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 남은 것은 교관 과정.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보다 더 어려운 과정이다. 본성은 안된다고 소리치고 그 길을 걸으면서 또 얼마나 눈물을 흘를지 모르지만, 다니엘의 세 친구처럼 최형호 형제는 그 길 걷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이제 남은 것은 교관 과정. 교관 과정 시험은 모두 네 부분을 통과해야 하는데, 국가에서 주관하는 시험으로 학술 시험과 구술평가 시험이 있고, 비행훈련원에서 통과해야 할 과정으로 학술 교육 능력 시험과 비행 교육 능력 시험이 있다. 지난 3월에 사업용 조종사 자격증을 얻은 최형호 형제는 다시 공부하여 지난 7월 국가에서 시행한 교관 과정 학술 시험에 합격했다.
이제 세 단계가 남았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먼저, 학생들에게 비행에 관련된 이론들을 영어로 강의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생 시절에는 잘 모르는 내용도 외워서 시험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하고 그것을 영어로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매일 학생들을 가르칠 내용을 준비해서 교수 앞에서 강의하고 평가를 받아 합격점을 받아야 한다. 다음으로, 교육받을 학생과 비행기에 동승해서 비행술을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두 과정을 통과하면 최종 구술시험을 보는 것이다. 국가 자격 시험에 합격한 것은 2년간 유효하기에 2년 내에 그 과정을 다 밟아야 한다.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준비도 많이 해야 한다. 교관 과정은 보통 6개월 정도 걸리기에 최형호 형제는 먼저 영어를 준비한 후, 내년 8월경에 전문교육기관에 입교해 나머지 과정을 밟으려고 계획중이다. 영어로 된 항공학 서적들을 보기도 힘든 현재의 영어 실력에서 그 과목들을 영어로 강의할 수 있는 위치까지 간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지나온 길들도 불가능한 길이었지만, 앞으로 걸을 길은 더욱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최형호 형제는 주저하지 않는다. 본성은 안된다고 소리치지만, 본성을 따라 살았던 날들에는 슬픔과 고통과 절망뿐이었다. 짧은 3년이지만 교회의 인도를 좇아 본성을 거스르고 죽을 것처럼 보이는 세계에 발을 내딛었을 때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변했다.
“이젠 믿음으로 사는 길밖에 없어요. 3년 동안 믿음으로 사는 삶이 아름다운 것을 보았어요. 하나님이 아름답게 하시는 것을 보았어요. 내 앞에 있는 길이 얼마나 험한 길인지, 그 길을 걸으면서 또 얼마나 눈물을 흘릴지는 모르지만, 하나님이 돕지 않으시면 망할 수밖에 없는 길에 믿음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겠지요. 형편에 안주하고 살면 부담은 없고 편할지는 몰라도 죽은 자의 삶을 살게 될 거예요. 산 자처럼 살려면,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삶을 경험하면서 살려면 하나님의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마음으로 받아 그 길을 걸어야 하는 거지요.”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최형호 형제는 자신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나는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는데도 사단이 넣어준, 내 속에서 올라오는 생각에 속아서 오랜 세월을 보냈어요. 내 생각을 따라 사는 삶이 좋은 줄 알았지만, 이제는 그것은 진정으로 나를 위한 길이 아님을 알게 되었어요. 하나님은 항상 내 생각 밖의 일을 하시지요. 내게서 올라오는 생각은 나를 위하는 것 같지만 항상 나를 망하게 했고, 하나님이 제시하는 길은 그 길을 걸으면 망할 것 같지만 항상 나를 복되게 했어요. 다니엘의 세 친구에게는 풀무불까지 보이지요.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을 내 눈으로 보면 죽음까지만 보여요. 그 너머에 하나님의 역사가 있지요. 그것은 그 길을 걸은 사람만 맛볼 수 있는 거고요.”

 

자신이 구원받았을 때에는 우리 교회가 작아 보였지만 지금은 항공모함이 항해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최형호 형제. 자신도 그 큰 배의 한 구석에 올라타서 교회와 함께 항해하고 있음이 말할 수 없이 감사하고 영광스럽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