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선택
공주의 선택
  • 구원열차
  • 승인 2012.12.0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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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오랜 옛날, 조그맣지만 평화로운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 있었습니다. 왕은 결혼할 때가 되어 이웃 나라에 사는
공주들 중에 한 사람과 결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모두들 한결같이 아름답고 이름난 공주들이었습니다.
왕은 그 중에서 최고의 왕비를 고르기 위해서 공주들을 시험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왕은 네 명의 공주들을 한자리에 불러 놓고 말했습니다.
 “친애하는 공주님들이시여, 저는 여러분 중에서 제 아내가 될
   사람을 뽑으려고 합니다. 아내를 선택하기 전에 잠시 여행을
   다녀올까 합니다. 여행에서 돌아오는 대로 여러분 중에서
   제 아내가 될 사람을 결정하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평안히
   지내십시오.”
 
며칠 뒤, 왕의 전령이 네 명의 공주를 각각 찾아갔습니다.
“공주님, 저희 폐하께서 곧 돌아오신다는 소식을 알려드리라는
 명을 받고 왔습니다. 그리고 공주님들께 각각 선물을 주시겠다고   
 하시니, 무엇을 원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첫 번째 공주는 비단 드레스와 모피 외투, 그리고 값비싼 보석을 원했습니다. 공주는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차림을 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두 번째 공주는 화려한 장식용 융단과 부드러운 양탄자, 그리고 정성껏 수놓은 방석을 원했습니다. 공주는 세상에서 가장 호화로운 방을 가질 꿈에 부풀었습니다. 세 번째 공주는
금과 은으로 만든 식기와 최고급 요리를 만들어 줄 최고의 요리사를 원했습니다. 공주는 머지않아 자신의 식탁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화려한 식탁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공주는 잠시 생각에 잠긴 끝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오직 폐하께서 한시라도 빨리 돌아오시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그분이 무사히 돌아오시길 애타게 기다리며, 영원토록 그분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전해 주세요.”
 
왕은 돌아오자마자 네 공주를 궁전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왕은
 
   
모두에게 안부를 물은 다음, 첫 번째 공주에게 다가갔습니다.
“아름다운 공주님, 그대를 위해 드레스와 귀한 보석을 가지고 왔소.”
왕은 시종을 시켜 공주에게 비단옷과 반짝이는 보석들을 한 아름 안겨 주었습니다. 공주는 몹시 기뻐하며 몇 번이고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이어서 왕은 두 번째 공주에게로 갔습니다.
“공주님, 그대에게는 조각이 아로새겨진 상자와 모피 양탄자,
   그리고 금실 은실로 수놓은 아름다운 방석을 드리겠소.”
곧 두 명의 시종이 공주 앞에 진귀한 물건들을 잔뜩 쌓았습니다. 공주는 매우 흡족한 미소를 띠우며 왕에게 감사의 절을 했습니다.
왕은 세 번째 공주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공주님, 그대를 위해서는 금으로 세공한 식기를 드리리다.
 그리고 먼 곳에서 최고의 요리사를 초빙해 왔소.”
왕의 말이 끝나자 시종들이 반짝이는 식기를 들고 왔습니다.
공주는 자신 앞에 놓인 화려한 식기들을 보고 너무나 기뻐서 왕에게 거듭 감사의 말을 했습니다.
끝으로 왕은 네 번째 공주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상냥한 공주님, 그대에게는 내 마음과 이 왕관을
드리겠소. 부디, 내 아내가 되어 평생 동안 내 곁에 있어 주오.”
 
공주는 기쁨과 놀라움으로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세 공주는 어안이 벙벙하여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았습니다. 그제야 이 일을 처음부터 지켜보며 왕을 도와왔던 대신이 입을 열었습니다.
 
“친애하는 공주님들이시여, 당신들은 모두 선택의 자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두들 원하던 것을 얻었으니 너무
   실망하지 마십시오. 다만 받고자 하는 선물을 통해 왕비님이
   되실 이분만이 올바른 분별력을 지니셨음을 알게 된 것뿐입니
   다.
이분은 오직 폐하만을 원하셨지만 이제 다른 모든 것을
   덤으로 얻게 되었습니다. 이분은 이제 어느 누구보다도 화려한   
 옷과 값진 보석으로 치장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더없이 호화
 로운 방에서 지낼 것이며, 무엇보다 폐하와 한 식탁에서 최고의  
 식사를 하시게 될 것입니다. 세 공주님은 모두 참으로 멋진
 선물을 받으셨지만, 거기에는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 있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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