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와 개와 수달
농부와 개와 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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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2.0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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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에 매우 가난한 농부가 살았어요.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설인데 어쩌지? 차례 상에 떡국이라도 올려야 할 텐데……. 혹시 뭐라도 잡을 게 있는지 나가봐야겠다.’
농부는 눈 덮인 산으로 향했어요. 저만치서 수달 한 마리가 먹을 것을 찾고 있는 것이 보였어요.
‘옳거니! 저 놈을 잡아 가죽을 팔면 되겠다.’
 
농부는 반가운 마음에 수달을 쫓기 시작했어요. 수달은 놀라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을 갔어요. 한참을 도망치던 수달은 너무 지쳐서 마을로 내려가다가 마침 부잣집 대문이 열린 것을 보고 그리로 쏙 들어갔어요. 그런데 대문간에 있던 커다란 개가 ‘으르렁’ 하며 달려들어 수달을 잡아챘어요. 헐레벌떡 부잣집으로 들어선 농부는 개가 수달을 물고 있는 것을 보고 놀라 멈춰섰어요.
 
부자는 자기 집 개가 수달을 잡은 것을 보고 흐뭇하게 웃음 지었어요.
‘겨울철 수달은 털이 풍성하게 자라서 가죽으로 목도리를 만들면 매우 따뜻하지.’
농부가 부자에게 말했어요.
“나리, 이 수달은 제가 잡으려고 쫓아온 것입니다. 그러니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무슨 소리냐? 우리 개가 잡았는데.”
“이 수달을 잡으려고 산에서부터 여기까지 쫓아와 이제 막 잡으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러니 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 개가 잡았으니까 내 것이다. 절대 못 줘!”
농부와 부자는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다가 할 수 없이 마을 사또를 찾아갔어요.
 
이야기를 듣고 난 사또는 난감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농부 말을 들으면 수달이 농부 것이 맞고, 부자의 말을 들으면 부자의 것이 맞는 것 같았어요.
“에이, 모르겠다. 수달을 반으로 갈라서 나눠 가져라.”
농부와 부자는 놀라서 소리쳤어요.
“안됩니다. 그러면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됩니다.”
그때 사또 아들이 아버지 앞에 나섰어요.
 
“아버지, 농부가 수달을 쫓아간 것은 수달의 가죽을 보고 쫓아간 것이고, 개가 수달을 잡은 것은 고기를 보고 잡은 것이니, 수달의 가죽을 벗겨서 가죽은 농부에게 주고 고기는 개에게 주면 되지 않습니까?”
“오호, 명판결이로다.”
 
 
농부는 수달의 가죽이 좋은 것을 알고 수달을 쫓았고, 개는 수달의 고기가 탐이 나서 잡았을 뿐, 가죽의 귀한 것을 모르지요. 똑같은 것도 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커다란 차이가 나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일들도 그래요. 나의 눈, 욕심에 잡힌 마음으로 대하는 것과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눈으로 대하는 것은 매우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지요. 또한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도 내 눈으로 보면 걱정하고 염려할 것이 많지만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얼마든지 걱정과 염려를 이기고 평안을 누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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