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만난 주님
40년 만에 만난 주님
  • 김승이
  • 승인 2013.03.13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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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길의 빛 | 겨울 캠프에서 얻은 행복

 

 

“누님, 혹시 나 같은 교인들도 점 보러 오요?”
어려서부터 외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교회에 나간 지 40여 년이 되었다. 친척 어른들이 다 한 교회에 다니면서 직분을 가지고 계셔서 나도 당연히 같은 교회를 다녀야 했다. 어려서는 뭘 모르고 다니다가 청년이 되어서는 남보다 더 열심히 봉사하기도 했다. 마음에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것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구원받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어떻게 믿으면 구원을 받을까?’ 막연하게, 하나님을 믿고 양심에 꺼리는 일을 하지 않고 착한 일을 많이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구원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름대로 봉사도 많이 하고 어려운 이웃들도 많이 찾아보았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구원의 확신은 없고 마음은 풀리지 않고 가슴은 채워지지 않았다. 점점 예배에 빠지는 횟수가 늘어나고 친척들이 나를 관리했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진작 장로가 되어야 할 사람이 지금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냐?”고 했다. 언제부터인가 주일이 오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하는 수 없이 예배에 참석해서 얼굴 도장만 찍고 몰래 빠져나왔다.
분명! 하나님은 계시는 것 같은데 구원의 확신은 없고, 그래서 흔히 이단이라고 하는 ‘여호와의 증인’ ‘통일교’ 등의 사람들도 가리지 않고 만나보았다. 나중에는 어딘가 의지하고 싶고 내 미래도 궁금해서 무당들을 찾아다녔다. 많을 때는 일년에 7~8번 점을 보러 가기도 했다. 자주 다니다보니 무당하고 친해져서 누나 동생으로 지내며 점 볼 사람들 소개도 시켜주고, 무당 집에서 살다시피도 했다. 나중에는 안 가면 “동생, 뭐하는가? 얼른 놀러 오소.” 하고 전화가 왔다.
한번은 무당 누님에게 “누님, 혹시 나 같은 교인들도 점 보러 오요?” 하고 물었다. 그러니까 교인뿐 아니라 목사도 오고, 목사 사모도 온다고 했다. 이틀 전에는 교회 사모가 불러서 그 집에서는 굿을 못 하고 다른 곳에서 하고 왔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나만 아니라 다른 교인들도 가슴에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당 누님과 가깝게 지내면서 예수님, 구원과는 점점 멀어져만 갔다. 그러면서도 주일이면 꼭 얼굴 도장을 찍으러 교회에 나갔다.

나에게 다가오신 예수님
어느 날, 동네 시장에서 기쁜소식목포교회에 다니는 황용숙 자매님을 만났고, 자매님의 성격 탓인지 몰라도 금방 친해졌다. 자매님은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며 성경 말씀도 곧잘 해주셨다. ‘우리는 하나님을 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자기가 죄인이 아니라 의인이 됐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 하지만 늘 기쁨에 찬 모습을 보았다. 자매님 가게 앞에서 장사하는, 내가 다니던 교회의 집사님은 나에게 ‘저 여자가 다니는 교회는 이상하니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이미 눈만 뜨면 시장에서 보는 사이가 되었고(나는 시장 상인회장이다), 성경 이야기를 들을수록 마음이 젖어들어갔다.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사 그렇게 나에게 다가오셨던 것이다.
그 후, 황 자매님이 권해서 기쁜소식목포교회에서 가진 집회에 말씀을 한번 들어보러 갔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씀이 귀에 들어왔다. 내 마음의 문이 서서히 열리는 것을 느꼈다. 그 후로 다니던 교회에 가서 설교를 들으면 설교가 귀에 들어오질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지난 겨울 수양회에 참석했다. 개인적인 형편으로는 절대로 수양회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돌아보면 특수작전을 하듯 주님이 역사하셔서 모든 것이 척척 맞아떨어져 갈 수 있었다.

“주님! 이제야 진정 주님을 만나려고 합니다.”
수양회 기간에 복음반을 드나들면서 말씀을 들었다. 복음이 머리로는 받아들여지는데, 가슴으로 내려오질 않았다. 2천 년 전에 이미 내 죄를 사하신 예수님은 나를 구원의 길로 들어서게 하려고 내 마음의 문 앞에서 노크하며 기다리시는데, 나는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인간의 열심과 행위에 매여서 마음의 문을 열지 못했다.
기쁜소식목포교회 목사님과도 신앙 이야기를 나누고, 교회 형제님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형제님들의 친절함과 따뜻함이 무척 고맙고 감사했다. 마치 작은 예수님을 보는 듯했다. 너무 행복했다.
수양회 3일째 되는 날, 잠자리에 들면서 기도했다. “주님! 이제야 진정 주님을 만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주님을 대적했던 저의 죄를 용서해주십시오. 또한 구원의 확신을 가져 의롭게 거듭나게 해주십시오.” 울면서 주님께 매달렸다. 간절히 기도하는데, “만일 아브라함이 행위로써 의롭다 하심을 얻었으면 자랑할 것이 있으려니와 하나님 앞에서는 없느니라.”(롬 4:2)는 말씀이 머리에서 뱅뱅 돌았다. 그리고 우리 행위와 상관없는 복음이 비로소 마음에 믿어졌다. 그날 밤, 주님의 은혜가 얼마나 감사한지 소리 없이 감사의 눈물이 한없이 흘렀다. 기쁨이 찾아왔다. 나를 교회로 인도해준 자매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저, 죄 사함 받으니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고, 기쁘고 좋아서 미쳐불겠습니다.”
영하의 날씨지만 세례를 받았다. 세례를 받고 물에서 나올 때에는 살이 찢어지는 듯 추웠지만, 감각이 마비되었는지 갑자기 추위가 느껴지지 않으면서 옛사람이 죽고 내가 예수님 안에서 다시 태어난 것을 생각하니 한없이 기뻤다.

이제라도 참 진리를 만나
교회에 다닌 40여 년. 하나님을 알았다면 숱하게 알았을 시간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내 마음은 공허했다. 교회가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대신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하는 귀찮은 곳이 되어버린다면, 이런 불행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늦은 감이 있지만 주님의 은혜로 이제라도 참 진리를 만나니 평안과 기쁨이 내 속에 자리하고 있다. 이젠 나의 부모님과 형제들이 생각난다. 그분들이 하루빨리 구원받기를 소망한다.
내가 받은 구원, 세상 그 무엇과도 아니 천금을 준다 해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나를 구원하신 예수님, 그리고 내가 구원받은 것을 한없이 기뻐하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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