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갖고 싶은 임금님
달을 갖고 싶은 임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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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0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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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한 임금님이 살았습니다. 임금님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뭐든지 해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그래서 그 나라 사람들은 임금님이 무슨 명을 내리면 무조건 그 명을 따라야 했습니다.
 
어느 날 밤, 임금님이 창밖을 내다보다가 밝은 달이 하늘 높이 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달이 무척 아름답군. 저 아름다운 달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임금님은 달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신하들을 불러 말했습니다.
“어제 보니 밤하늘의 달이 무척 아름답더군. 나는 그 달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 그러니 지금보다 더 높은 성을 쌓아서 내 방을 만들어라.” 
신하들은 임금님의 명에 따라 높은 성을 쌓기 위해 마을의 목수들과 기술자들을 불렀습니다.
“임금님이 하늘 높이 성을 쌓고 싶어하신다. 어서 서둘러라.”
그리하여 목수들과 기술자들은 쉴 새 없이 일을 해서 높은 성을 쌓았습니다. 임금님은 높은 성에 마련된 방에 들어가 창 밖으로 달을 가까이서 보자 만족스러웠습니다.
 
얼마 뒤, 임금님은 이번에는 달을 만져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임금님은 밤새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신하들을 불러 명을 내렸습니다.
 
“이 성 위에 하늘까지 닿는 아주 높은 탑을 지어라. 그 탑 꼭대기에서 달을 만질 수 있게 말이다.”
신하들은 임금님의 명을 목수들과 기술자들에게 전했습니다. 그러나 목수들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무리 탑을 높이 쌓아도 달까지 닿을 수는 없습니다.”
그 말을 들은 임금님은 화가 나서 소리쳤습니다.
“내 나라에 안 된다는 말은 없어. 당장 탑을 쌓기 시작해!”
할 수 없이 목수들과 기술자들은 성 위에 높은 탑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뒤 임금님은 새로 만든 높은 탑 꼭대기에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달을 만지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다음 날, 임금님은 신하들을 불러 말했습니다.
“어젯밤에 탑 꼭대기에 올라가 보았지만 달을 만질 수 없었다.”
그러자 한 신하가 말했습니다.
“그러면 탑을 더 높이 짓도록 명령을 내리겠습니다.”
“탑을 짓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려. 그보다 더 빨리 하늘에 올라갈 수 없을까?”
그때 다른 신하가 말했습니다.
“폐하, 하늘에 닿을 때까지 튼튼한 나무 궤를 쌓아올리면 어떨까요?”
임금님은 그 방법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임금님은 백성들에게 집에 있는 튼튼한 나무 궤를 다 성으로 가져오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때부터 온갖 종류의 궤가 성으로 들어왔습니다. 큰 궤, 작은 궤, 무늬가 새겨진 궤, 아무 장식도 없는 궤 등등. 목수는 조수와 함께 궤를 쌓았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원래 있던 탑보다 더 높은 나무 궤 탑이 세워졌습니다.
그런데 궤를 다 쌓았지만 탑은 구름에조차 닿지 않았습니다. 목수가
임금님께 말했습니다.
“궤를 다 쌓았지만 하늘의 구름에조차 닿지 않습니다.”
“그러면 궤를 더 만들면 될 것 아니냐! 어서 나무 궤를 만들어라!”
목수와 조수는 나무판을 톱으로 자르고 망치질을 해서 궤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새 나무 궤들을 탑 위에 하나하나 쌓았습니다. 하지만 나무 궤를 다 쌓았는데도 탑은 겨우 구름에 닿았을 뿐이었습니다. 목수가 임금님께 말했습니다.
“나무 궤를 더 만들어 쌓았지만 여전합니다. 이젠 궤를 만들 나무판도 없습니다.”
“그러면 나무를 베어다 나무판을 만들면 되잖아.”
“나무를 베라고요? 그건 안 됩니다.”
“안 된다고? 내 나라에는 안 된다는 말이 없다는 걸 잊었느냐? 가서
나무를 전부 베어다 궤를 만들어라!”
 
그때부터 임금님의 나라에 있는 나무들은 도끼질에 넘어갔습니다. 커다란 고목에서 가느다란 묘목, 꽃나무, 과일나무 등 온갖 종류의 나무들이 베어졌습니다. 목수는 나무를 베어다 톱으로 잘라 수많은 나무 궤를 만들고, 나무 궤들을 탑 꼭대기에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어느새 탑 꼭대기가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임금님은 탑을 쳐다보며 기뻐했습니다. “이제 저 탑 꼭대기에 올라가면 달을 만져 볼 수 있겠지?”
임금님은 탑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나무 궤를 하나 하나 밟고 높이 높이 올라갔습니다. 높이 있던 달이 점점 임금님께 다가오는 것 같았습니다. 마침내 임금님은 탑 꼭대기 위에 서서 달을 향해 팔을 뻗었습니다.
하지만 달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발꿈치를 들고 팔을 좀 더 뻗어 보았지만 그래도 모자랐습니다.
“이런, 나무 궤가 한 개만 더 있으면 달을 잡을 수 있겠는데…….”
임금님은 아래를 향해 소리쳤습니다.
“어서 나무 궤 한 개만 더 가져오너라.”
목수와 신하들이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폐하, 위험하니 그만 내려오시지요.”
이제 겨우 원하던 달을 잡을 수 있게 되었는데 내려오라니 임금님은 화가 나서 소리쳤습니다.
 
“그런 소리 집어치우고 어서 나무 궤를 가져오란 말이야!”
목수는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남은 궤가 없었습니다. 또 궤를 만들 나무도 모두 베어 남아 있는 나무도 없었습니다. 목수가 소리쳤습니다.
“폐하, 이제 남은 궤도 없고 궤를 만들 나무도 없습니다.”
“그러면 맨 밑에 있는 궤 하나를 빼서 위로 가지고 와!”
목수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맨 밑에 있는 나무 궤를 위로 옮긴다고 해서 탑이 높아질 리가 없었으니까요. 게다가 이 상태에서 궤를 움직였다가는 나무 궤 탑이 무너질 것이 뻔했습니다. 그때 다시 임금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내 말이 안 들리느냐? 바닥에서 하나 빼서 위로 가져오라니까!”
목수는 어쩔 수 없이 탑 맨 밑에 있는 궤를 잡아 당겼습니다.
‘와그르르르!’
순식간에 탑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임금님의 고함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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