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들과 마당에서 같이 잔 그날!
가축들과 마당에서 같이 잔 그날!
  • 조경원 선교사
  • 승인 2013.04.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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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 살면서...

 
얼마 전, 가나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지역 교회인 볼가탕가 교회에 가서 3일간 집회를 했다. 볼가탕가에 도착하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더웠다. 기온이 섭씨 45도 정도인데, 현지인 전도자는 양철 지붕 집을 빌려서 살고 있었다. 지붕의 열이 그대로 방바닥까지 내려와 침대가 뜨끈뜨끈하고 방바닥도 뜨거웠다. 한증막에 들어가 있는 것 이상이었다. 신발을 벗어놓고 점심을 먹었는데, 15분쯤 지나 슬리퍼를 신으려고 하다가 발을 데일 뻔했다. 슬리퍼에 물을 조금 부으니 ‘지지직’ 했다. 물 끓는 소리다.
이렇게 더운 곳에서 지내는 현지인 전도사님을 생각하니 뭐라도 사주고 싶었다. 그곳 사람들은 남자든 여자든 오토바이를 많이 타고 다니는데, 전도사님은 오토바이가 없어서 걸어다니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 걸어다니며 복음을 전하는 모습이 보니, 그렇게 두는 것이 너무 잔인하게 여겨졌다. 거기에다 냉장고도 없어서 시원한 물도 마실 수 없으니…. 전도사님 부부와 함께 밥을 먹으면서 오토바이와 냉장고 중 하나를 고르면 사주고 싶다고 했다. 전도사님 아내는 냉장고라고 할 것 같고, 전도사님은 오토바이라고 할 것 같았는데, 전도사님 아내가 ‘오토바이를 사주세요’ 했다. 마음이 고마웠다. 둘 다 사주지 못하는
내 호주머니 사정이 원망도 되었지만, 시내에 함께 나가서 오토바이를 사주었다. 전도사님이 오토바이를 얻은 간증을 하자 교회 형제 자매들이 모두 기뻐하고 즐거워했다.
저녁이 되어 학교 운동장에서 집회를 준비했다. 7시에 집회를 시작하는데, 전기가 나갔다. 발전기도 없고 손전등도 없고 대책이 없었다. 나는 자동차를 집회 장소로 향하게 한 후 시동을 걸어 헤드라이트를 켰다. 집회 장소가 환해졌다.
비록 스피커는 사용할 수 없었지만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면서 말씀을 전했다. 땅에서는 더운 열기가 올라오고 등에서는 땀이 흘러내리지만 사람들은 말씀을 경청했다. 그 모습에 나도 더위를 잊고 감사에 젖었다.
그날 밤, 나는 아내와 방에서 잠을 청했지만 더워서 잘 수가 없었다. 앉아 있다가 밖에 나갔다가…. 새벽이 되어서도 방바닥이 뜨거웠다. 다음날 저녁에는 마당에서 자기로 했다. 아내도 흔쾌히 동의했다. 마당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 집에는 네 가정이 사는데, 전부 밖에 나와서 잠을 자는 것이다. 우리까지 다섯 가족이 마당에 매트를 깔고 누웠다. 하늘에 별들이 유난히 빛났다. 북두칠성, 오리온, 사자자리…. 밤하늘의 많은 별처럼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져서 볼가탕가에 교회가 세워졌고, 30여 명의 형제자매들이 교회에 나오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늘의 별처럼 느껴졌다.
가나에는 40개의 교회가 있다. 그곳에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들이 있고, 많은 형제자매들이 있다. 그들이 복음을 전하고 있다. 밤하늘에서 빛을 발하는 별들처럼! 하늘의 별을 보고 잠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좋았다. 어느새 잠이 들어 한참 자고 있다가 이상해서 깨어보니 돼지가 와서 먹을 것을 찾아다녔다. 담에 문도 없다. 조금 있으니까 개들이 돌아다니고, 조금 있으니까 염소도 방문했다. 그날은 그렇게 여러 가축들과 한 마당에서 잠을 잤다.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리라.”(단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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