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대왕과 투구의 물
알렉산더 대왕과 투구의 물
  • 키즈마인드
  • 승인 2013.07.09 1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약 2,300년 전 그리스의 마케도니아라는 나라에 알렉산더 대왕이 있었어요.
알렉산더는 19살의 어린 나이에 왕이 되었는데, 매우 용맹스러워서 전쟁터에 나갈 때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앞장서서 싸웠지요. 그 알렉산더 대왕이 멀리 동쪽에 있는 나라들을 정복하고 3만 명의 병사들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갈 때 있었던 이야기예요.
알렉산더와 병사들은 ‘게드로시아’라고 하는 드넓은 사막을 지나야했어요.
불덩이처럼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걸어도 걸어도 끝없는 모래 언덕 때문에 병사들은 점점 지쳐갔어요. 음식과 땔감도 다 떨어져 짐을 나르는 가축을 잡아먹고 마차를 태워 차디찬 사막의 밤을 이겨내야 했지요.

“헉헉, 이러다 과연 고향에 돌아갈 수 있을까? 내일 죽어도 좋으니 물과 음식을 배터지게 먹어봤으면 소원이 없겠네.”
“이봐, 말 할 기운이 있거들랑 한 발자국이라도 더 걸으라고.”
알렉산더 대왕은 지친 병사들이 안쓰러워 말에서 내려 사막 길을 걷기 시작
했어요. 하지만 강인한 알렉산더도 사막의 뜨거운 날씨를 이길 수는 없었어요.
닷새가 지나 알렉산더는 쓰러지고 말았답니다.
“아, 나에게 물을 좀 달라.”
그러자 왕을 가까이서 모시는 신하 하나가 어디론가 달려가더니 잠시 후 투구에 물을 가득 채워 왔어요. 병사들의 물통에 남아 있는 마지막 물 한 방울까지 긁어모은 것이었어요. 반가운 마음에 허겁지겁 투구를 받아 물을 들이키려는 순간, 알렉산더는 자신을 쳐다보는 부하들의 눈길을 발견했어요. 물론 물이 담긴 투구를 보는 것이었지요. 알렉산더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요.
“내게 귀한 물을 주어 고맙다. 그러나 나는 이 물을 마시지 않겠다.”
“대왕, 어서 물을 드시고 기운을 차리시옵소서.”

“아니다. 이 물은 병사들의 물통에 남은 물방울을 모은 게 아니냐? 그들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이 물을 어찌 내 한 몸을 위해 마셔버릴 수 있겠느냐?”
“그래도…….”

“자, 장군이건 졸병이건 상관없다. 누구든지 목마른 사람은 어서 나와 이 투구의 물을 마셔라.”
알렉산더 왕의 이야기에 놀란 병사들은 멍하니 서 있을 뿐, 아무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어요. 병사들은 한 나라의 왕이면서도 자신들과 함께 싸우고 함께 사막을 걷고 자신들을 먼저 챙기는 알렉산더 대왕의 마음에 감격하여 눈시울을 붉혔어요. 그때 한 장군이 앞으로 나와 외쳤어요.

“대왕께서 드시지 않은 물을 누가 감히 입에 댄단 말인가? 모두들 다시 힘을 내자! 어서 고국으로 돌아가 전쟁에서 이긴 우리의 늠름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자.”
“맞습니다! 알렉산더 대왕 만세! 마케도니아 만세!”
알렉산더와 병사들은 다시 걷기 시작했고, 마침내 사막을 지나 무사히 마케도니아로 돌아갔어요.
이렇게 서로 사랑과 존경을 주고받으며 한마음이 된 알렉산더 대왕과 부하들은 그 뒤로도 크고 작은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어 대제국을 세웠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