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 마음에 심겨진 복음의 씨앗, 작은 변화의 시작
[도미니카] 마음에 심겨진 복음의 씨앗, 작은 변화의 시작
  • 오희수 기자
  • 승인 2013.08.26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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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캠프가 시작된 지 2일 째인 24일 아침, 도미니카공화국에는 타오르는 열정이 가득한 학생들이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아카데미에 참가하여 배움을 뽐내고 있었다. 낯선 한국어를 어설프게 따라 하는 학생들, 검도를 배우며 자세를 잡지만 왠지 모르게 어색한 자태에 스스로도 웃음이 터지는 학생 등 모두 잘하지는 못하지만 배우려는 열정과 진지함이 가득했다.

 
아카데미가 끝나고 시작된 오전 공연, 처음 해보는 5시 반 기상과 아카데미에 불태운 열정 때문에 피곤하지만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노래는 그들의 고단함을 날려주기에 충분했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의 아프리카 노래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무대에 올라와 춤을 추며 함께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올라와서 공연장이 비좁아 일부 학생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만 하기도 했다.

오전 공연이 끝나고 다시 한 번 극장 야외가 스케빈져헌트로 들썩거렸다. 처음엔 미션지를 받고도 서먹서먹해 섣불리 나서지 못했던 학생들도 그룹이 힘을 합쳐야만 풀 수 있는 미션을 해결하면서 어느새 어색함을 잊고 게임에 빠져있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1분 1초가 승부를 가르는 중요한 순간이기에 학생들은 미션이 끝나고 이동할 때도 잔디밭을 가르며 전력질주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크게 준비한 도구도 없고 기본적인 게임들로 이루어 졌지만 학생들은 처음 느껴보는 함께하는 그 즐거움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미션에 빠져들었다.

스케빈져헌트를 하다 보면 이 곳 저 곳에서 낯선 광경들을 볼 수 있었다. 수학 문제를 풀어야 되는 종이 한 장을 들고 모여 손으로 이야기 하는 사람들.
이들은 시청에서 이번 월드캠프에 참가한 청각장애인들이었다. 이 들은 본래 청각이 손실되어 들을 수 없는 사람들인데 들을 수 없다 보니 말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스케빈져헌트를 계획하기 전 이 들이 어려운 미션들로 가득한 스케빈져헌트를 함께 참가할 수 있을지, 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할 지 고민을 했었다. 그러나 이 스케빈져헌트는 어려운 상황에서 이겨내는 도전 정신과 함께하는 그룹 정신을 미션들을 통과하면서 배우기 위한 것이기에 어려울 수 있지만 함께 하기로 했다. 이에 맞추어 준비팀은 종이에 미션을 적은 설명지를 뽑아 그들에게 나누어 주고 또한 그룹마다 수화를 통해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 모두 함께 순조롭게 스케빈져헌트를 즐길 수 있었다.

▲ 말씀을 수화로 전하는 중
 
"처음에 스케빈져헌트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이 당황스러웠어요. 과연 우리가 어려운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고 또 헤쳐나갈 수 있을 지 걱정이 되었거든요.
일상 생활에서도 수화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때가 정말 많은데 미션을 해결해야 하다니! 하기 싫은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우리를 위해서 종이로 쓰여진 설명지 등 많은 것들을 준비해 주셨지만 게임을 하는 데에는 정말 어려움이 많았어요. 어릴 때부터 귀가 안 들렸기 때문에 글자를 읽지도 못하는 사람이 많았거든요. 간단한 문제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을 도우미와 함께 이야기해야 할 때가 많았어요. 서로 이해한 것이 달라 부딪히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을 땐 정말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다음 미션을 향해 달려갔어요.
 
물론 이 게임이 우승팀이 있고, 우리는 모든 미션을 이루어내지는 못했지만 다른 누구보다도 스케빈져헌트를 통해서 도전, 협동,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배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이런 게임들을 사람들과 모여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는데 오늘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너무 뿌듯하고 행복해요."
Rtito / 25 / 청각장애인 / Sordos Grupo 7

해가 지고 어느덧 월드캠프 2일째 저녁, 부활절 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아름다운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노래와 영상이 함께 어우러진 부활절 콘서트가 시작되자 소란스러웠던 공연장도 잠시, 콘서트에 빠져드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예수님이 다가올 고통스런 형벌을 피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구하지만 하나님은 그 사랑하는 아들을 우리를 위해 채찍질을 가하고, 가시 면류관을 씌우는 등 고통스럽게 희생시키시는 것을 통해서 우리의 죄사함을 위해 얼마나 값진 피가 쓰여졌는지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콘서트에 몰두한 사이 관중들 사이에서 십자가를 들고 골고다 언덕으로 향하는 예수님이 등장했다. 학생들은 눈 앞에서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는 예수님을 보며 성경에서만 읽던 복음의 말씀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무 죄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죄를 영원히 사하기 위해 십자가에 매달리는 형벌을 받아들이실 때 그 희생에 너무나도 감사했다.

 
‘다 이루었다’ 한 마디를 남기고 돌아가신 예수님이 동굴에 제사 지낼 때에는 관중석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곧 예수님이 3일만에 부활하셨을 때에는 관중들이 모두 함께 박수를 치며 약속을 이루시기 위해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며 한 마음으로 기뻐했다.

 
마지막으로 부활하신 예수님과 제자들이 함께 ‘우리의 구원자로 항상 우리 곁에 사시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찬양하자’라는 노래를 부를 때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노래가 끝나고 무대 인사에는 모든 사람들이 기립 박수를 쏟아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부활절 콘서트를 통해 예수님의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느낄 수 있는 값진 기회가 되었다.

콘서트가 끝나고 박옥수 목사는 옛날 장에 문제가 생겨 죽음 앞에 섰다고 느꼈을 때 하나님이 주신 마음을 학생들에게 간증했다.
사람들은 큰 병에 걸리면 이 병이 가장 무서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가장 무서운 것은 그 마음에 소망을 잃는 것임을, 사람이 병을 치료할 수 있을 지 몰라도 죄를 해결할 수는 없음을 설명했다. 우리가 살아 있을 때에는 희로애락을 느끼며 할 일이 많지만 막상 죽음 앞에 섰을 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본인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했다.
죄사함을 통해 구원을 받았다는 믿음이 함께하니 마음에 평안이 오고 죽음 앞에서도 복되고 행복할 수 있었던 마음을 학생들에게 나누었다. 본래 우리들의 마음에는 증오, 근심, 두려움, 고통 뿐이지만 예수님을 가지고 있다면 어려움이 올 때 주님이 힘을 주신다는 것을 간증을 통해 깨닫게 해주셨다. 각자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지만 예수님을 통해 마음에 평안을 얻는 사람들이 되기를 소망한다는 바램을 전하시면서 부활절 콘서트의 장대한 막이 내렸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사람들의 삶 속에 많은 부분을 하나님이 차지 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마음이 어려울 때 그들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진정한 평안을 얻지 못하고 마음의 죄를 떨어내지 못하고 고통스러워 한다.

이번 부활절 콘서트가 끝나고 바로 1시간 동안 복음반이 진행되었다. 부활절콘서트를 통해 15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복음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비록 그들 중에는 아직까지도 자신의 생각에 갇혀 고통스러워 하는 학생들이 있지만, 오늘 부활절콘서트는 복음의 말씀을 땅끝까지 전파하기 위한 하나의 작은 씨앗이다. 비록 지금은 미약하게 보일지라도 그들에게 심어진 작은 마음의 변화가 씨앗이 되어 싹이 나고 열매를 맺을 그 날을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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