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툼(정원 무덤)
가든툼(정원 무덤)
  • 관리자
  • 승인 2013.11.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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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순례

 

현재 예루살렘성(城)의 다메섹 문 근처에 아랍인들의 시장과 버스정류장이 있고, 그 사이에 ‘가든툼(Garden Tomb)’이라는 곳이 있다. 어릴 적 어느 책에서 흑백으로 찍힌 골고다 언덕과 예수님의 무덤이라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너무 선명해서 잊혀지지 않았는데, 그곳이 바로 가든툼이었음을 20년이 더 지나서야 알 수 있었다. 가든툼, 말 그대로 정원 무덤이다.

 

예수님이 묻힌 무덤은…
예루살렘에는 예수님의 무덤이라고 주장된 많은 장소들이 있다. 그 가운데 정설처럼 여겨져온 무덤이 있는데, 현재 예루살렘성 안 ‘비아돌로로사(Via Dolorosa, 슬픔의 길)’라 불리는 길 끝에 위치한 ‘성(聖)분묘교회’이다. 분묘교회는 콘스탄틴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 황후의 명으로 골고다 언덕을 찾기 위해 파송된 병사들에 의해 AD 323년에 발견, 보고되었다. 그후 336년에 그 자리에 성당이 세워지고, 십자군전쟁 이후 지금까지 6개의 정교회 교단이 관리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십자군전쟁 등 많은 전쟁을 거치면서 건물의 모양도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100여 년 전부터 예수님의 무덤에 대한 진위여부를 두고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가든툼의 발견과 기존의 분묘교회가 예수님의 무덤으로서 성경적으로 맞지 않는 여러 요소들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무덤으로 인정되려면 몇 가지 중요한 조건들이 있다. 물론, 그 조건들은 모두 성경에서 찾아야 한다. 성경을 근거로, 예수님의 무덤은 대략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져야 한다.

1. 옛날 예루살렘성을 기준으로 성 밖에 있어야 한다. (히 13:12)
2. 근처에 ‘해골(골고다, 갈보리)’이라 불리는 언덕이 있어야 하며, 그곳은 로마 정부가 사형 장소로 사용했던 장소여야 한다. (마 27:33)
3. 언덕 가까운 곳에 동산(정원)이 있고, 무덤이 하나 있어야 한다. (요 19:41, 20:15 - 동산지기)
4. 그 무덤은 큰 바위의 속을 파내서 만들어진 것이어야 하며, 큰 돌을 굴려 입구를 막는 형식이어야 한다. 그 돌의 크기는 어른 여자 둘이서 굴릴 수 없는 정도여야 한다. (마 27:60, 막 15:46, 16:3, 눅 23:53, 24:2)
5. 무덤 안에는 서너 사람이 서서 조문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눅 24:1~3,10, 요 20:6,8)
6. 무덤의 입구는 어른이 머리와 몸을 구부려야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요 20:5, 11)
7. 무덤 안에는 시체를 둔 곳 말고 옷이나 세마포를 개켜놓거나 향품을 둘 공간이 있어야 한다. (요 20:7)
8. 시체 누인 곳을 무덤 밖에서도 볼 수 있어야 한다. (요 20:5)
9. 해골 언덕의 위치가 옛 성벽 위에서 볼 수 있는 곳이어야 하며, 십자가 형(刑)은 본보기용 처형 방법이므로 당시 사람들이 지나가며 볼 수 있는 길목이어야 한다. (눅 23:35, 막 15:29)

해골 언덕과 바위를 파낸 무덤
가든툼은 19세기 말에 발견되었다. 영국이 이스라엘(당시는 팔레스타인)을 잠시 다스리던 기간에 그 지역을 관할하던 영국인 장군 찰스 고든이 호기심을 가지고 골고다 언덕을 찾기 시작했다. 고(古) 지도, 옛 문헌들, 구전으로 내려오는 그 지역의 이야기 등을 토대로 조사를 거듭한 결과, 어느 언덕이 로마가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시대에 사형 집행 장소로 쓰였고, 그 이전부터 유대인들이 율법을 어긴 사람을 돌로 쳐서 죽인 후 무더기를 쌓은 곳으로 히브리 말로 ‘돌을 던져 죽이는 곳’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장소였음이 밝혀졌다. 찰스 고든이 더욱 놀란 것은, 그 지역에서 조상 대대로 살아온 아랍인들이 부르는 그곳 지명이 ‘해골’이었다.
 

그 언덕이 옛날부터 ‘해골’이라 불린 이유는 세 가지로 추측되고 있다. 첫째는 언덕이 해골처럼 생겼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곳이 사형 집행 장소여서 로마시대에 수많은 해골들이 널려 있었다는 것이며, 세 번째는 예수님의 부활 이후 유대인들과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 사이에 부활에 관한 논쟁이 일어나 예수님이 못 박히셨던 장소인 ‘해골’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고든 장군은 해골(골고다)이라 불리는 언덕을 발견하고, 근처에 바위에 판 무덤도 있겠다고 여겨 조사하던 중 풀숲 속에서 흙더미와 함께 덮여 있던 바위에 판 무덤을 발견한다. 그것이 가든툼으로, 그 일대에서 하나밖에 없는 무덤이다. 그 지역은 예루살렘성 밖 다메섹 방향으로 가는 길의 시작점이어서 예수님 당시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지만, 근대에는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아 원형이 잘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한다.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의 무덤 모습을 지닌 가든툼
가든툼은 무덤 안에 서너 사람이 조문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시체를 둔 곳 말고 다른 물건 등을 따로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무덤 밖에서도 사람이 시신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들어가는 입구는 어른이 머리와 몸을 구부려야 들어갈 수 있고, 원반형의 큰 돌이 굴려졌다는 증거로 돌이 굴려졌던 흔적인 레일 같은 큰 홈이 남아 있다(돌문은 소실되었음). 그리고 돌의 크기가 여자 둘이서는 굴릴 수 없는 크기였음을 짐작하게 하는 것으로, 무덤 정면 벽에 돌 자국이 있고 돌이 멈추는 지점에 있는 돌 마감 등이 있다.
일부 저명한 고대 유대 문화 전문가들은 ‘이 무덤은 전형적인 헤롯 시대의 무덤 양식으로, 큰 부자이거나 공회원, 장로, 혹은 유대교에 입교한 로마의 부유층의 무덤 양식임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무덤의 규모로 보아, 가든툼의 주인은 유대인으로서 로마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살 만큼 사회적 위치가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유대 학자들은 이야기한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은 총독 빌라도에게 직접 예수님의 시체를 달라고 구했다. 이는 요셉이 공회원이요 부자로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갖춘 사람이었음을 나타낸다.

무덤이 있는 곳 근처에서 몇 개의 큰 지하 물탱크 시설을 발견했는데, 사다리를 타고 몇 미터를 내려가야 할 만큼 규모가 컸다. 지하 물 저장소는 이곳이 옛날에 정원이나 과목원이었음을 증명해주는 결정적인 단서다. 겨울에만 비가 오고 여름 내내 비가 오지 않는 이스라엘의 기후 까닭에, 이스라엘에서는 옛날부터 겨울에 빗물 등을 저장했다가 여름에 그 물로 과목을 기르는 방식을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큰 저수탱크는 100만 리터 정도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물 저장소의 규모를 볼 때 이곳의 정원이 작은 숲에 가까울 만큼 컸음을 알 수 있다. 성경에는 ‘동산’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후 이곳에서 이스라엘의 옛 포도즙 틀이 발견되었다. 포도원 같은 과목원이 함께 있었거나, 동산지기나 일꾼들에 의해 관리되었던 정원이었음이 또 증명된 것이다.
현재 해골 언덕은 아랍인들의 공동묘지로 사용되고 있고, 가든툼은 영국의 ‘무덤정원협회(The Garden Tomb Association)’에서 관리하고 있다. 분묘교회에는 돌아가신 예수님을 누인 자리라 하여 네모반듯한 값비싼 대리석이 놓여 있고, 예수님의 무덤과 골고다 언덕이라고 주장하는 장소에는 온갖 미석과 장식품으로 치장되어 있어서 옛날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다. 그에 비해 가든툼은 옛 모습이 최대한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그가 여기 계시지 않고 살아나셨느니라
해골(골고다)이라 불리는 이 언덕이 정말 예수님이 못 박히셨던 그 골고다라면, 바로 이 언덕 위에서 예수님이 마지막 숨을 고르시면서 “다 이루었다!” 하고 외치신 것이다. 그리고 옆에 있는 돌 무덤에 찢겨진 예수님의 몸이 뉘인 것이다. 나는 몇 년 전, 현재 아랍인들의 공동묘지로 사용되고 있는 해골 언덕에 올라가보았다. 멀리서는 자주 보았지만 직접 올라가기는 처음이었다. 감회가 새로웠다. 혼자 그 언덕에서 “다 이루었다!!” 하고 소리쳐보았다.
나는 가든툼이 예수님의 무덤이라고 믿는다. 이 무덤을 제외하고는 해골이라 불리는 언덕 주변에서 바위를 판 다른 무덤이 발견된 적이 없다.
가든툼 입구에 이런 글귀가 붙어 있다.
“그가 여기 계시지 않고 살아나셨느니라.”
그렇다. 가든툼이 주는 정말 중요한 교훈은, 주님이 여기 계시지 않고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이다. 우리 범죄함을 위해 내어줌이 되고,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해 살아나신 예수님!
기독교를 적대시하는 대부분의 유대인들과 달리 예수님을 믿는 소수의 유대인들은 대부분 ‘성 분묘교회’를 예수님의 무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것이 이 시대 최고의 사기극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사기극이 있다. 바로 예수님이 우리 죄를 씻으신 사실이 분명한데, 우리가 죄인이요 의롭지 않다고 가르치는 현대 기독교의 잘못된 믿음이다.
 

예수님의 몸에 향품을 바르기 위해 예수님의 무덤으로 가면서 누가 무덤 문에서 돌을 굴려줄지 근심하던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 다시 살아난다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믿었다면 근심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우리 죄를 짊어지고 그 죄 값을 치르기 위해 죽으신 주님은 죽음을 이기고 살아나셔서 무덤 안에 없으셨다. 그것은 더 이상 속죄해야 될 죄가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오늘 이 무덤 앞에서, 2천 년 전에 우리가 주님과 함께 장사되고 함께 살아났음을 마음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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