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2014 볼리비아 월드캠프가 한창 열리고 있는 지금 매일 아침 행사장소인 소닐룸은 배우려는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학생들과 해외 봉사 단원들이 부족하지만 마음을 합쳐 준비한 총 12개의 다양하고 유익한 아카데미에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었다.

소닐룸 한 켠에는 곰 세 마리를 율동과 함께 부르는 학생들이 인상적이다. 모두 한국어를 배우고자 모인 학생들이다. 한국어 자음 모음을 배우고, 간단한 인사를 배운 이들은 부끄럽지만 사람들 앞에서 한국어로 자기 자신을 소개해 본다.

이번 아카데미에는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등 총 3개의 언어 클래스가 준비되었다. 스페인어와 다른 발음에 따라 하는 것이 조금은 낯설고 힘들지만 언어를 통해 다른 나라의 학생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따라 해 본다.

다른 한 켠, 언어를 배우던 학생들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조용하다. 다들 무언가에 열중해 있는 사람들. 이들은 미술치료 아카데미를 듣고 있는 학생들이다. 흰 종이에 연필을 들고 집, 사람, 나무를 떠오르는 대로 자연스럽게 표현해 본다. 숲 속 오솔길 끝에 위치한 작은 집, 높은 빌딩. 앉아있는 남녀, 모두 함께 같은 것을 그리는데도 각자 다른 그림들이 나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모두가 그리고 난 뒤 그림들이 의미하는 개인의 심리 상태와 마음을 설명해 주는 선생님의 말에 모두가 호기심을 가지고 자기 그림과 대조해 본다. 학생들은 미술 치료를 통해서 지금까지 신경 쓰지 않았던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자르고 색칠하는데 열중한 학생들. 가죽과 찰흙을 가지고 조그마한 액세서리를 만들고 있다. 만들고 싶은 모양을 생각하고 도안을 그리고 재단을 하면 아무 것도 아니던 가죽이 귀여운 핸드폰 악세서리로 점점 모양을 갖추어 간다. 두드리고 붙이고 사포질을 하면서 점점 모양을 갖춰가는 자신의 악세서리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집중한다. 마지막 색칠 과정에서는 무슨 색을 칠해야할지 의논하는 학생들, 완성된 자신만의 악세서리를 가방이나 핸드폰에 매달아 본다.

한 귀퉁이에는 바닥에 앉아 괴상한 자세를 시도하고 있는 학생들이 인상적이다. 이 곳은 요가 클래스. 마음을 가다듬고 선생님을 따라 자세를 시도해보지만 역부족이다. 함께 밀어주고 바로잡아 주며 하나씩 배워가는 자세들. 정신 없이 바쁜 월드캠프 일정에 굳었던 몸이 저절로 풀리는 듯 하다.

건강 클래스와 응급 치료 클래스. 응급 치료를 담당하는 외부 기관을 초청하여 강의가 진행되었다. 많은 장년층들이 관심을 갖고 위험 상황에 처했을 때, 적절한 대처법을 경청하고 따라해 본다.

언제 어디서 일어날 지 모르는 사소한 사고들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그들. 어느 순간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듣고 적고 모두들 배우기에 열중해있다.

화려한 색감이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바로 한국 전통 댄스인 부채춤 아카데미. 개막식에서 보였던 아름다운 한국적인 선율과 어울려 추는 단아한 부채춤에 매료된 많은 학생들이 부채춤을 배우기 위해 함께 했다. 노래의 박자를 읽는 방법을 배우고 하나 둘 셋 넷을 따라 하며 호흡법을 따라하는 학생들. 부채를 쥐고 박자에 맞추어 휘둘러 본다. 생각보다 크고 무거운 부채에 조금은 어색하지만 친구들과 꽃을 만들어 보고 동작을 취해보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한다.

비록 3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들을 새롭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아카데미. 많은 것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수업들을 통해 가르치는 선생님, 함께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내가 배운 것들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고 공유하고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려는 마음을 가질 때 그들이 배운 것이 비록 조그마할 지라도 배가 되어 값진 수확을 이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