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카메라
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카메라
  • 최순식 선생님
  • 승인 2014.04.0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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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자취를 많이 감추었지만, 여러분 집에도 사진첩 한두 권쯤은 있을 것입니다. 사진첩을 펼쳐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과 할머니,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담은 흑백 사진을 보면 무척 정겹지요. 오래 오래 간직하고 싶은 풍경이나 사람들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카메라. 4, 50년 전만 해도 부자들이나 가질 수 있는 사치품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사용하는 생활용품이 되었습니다. 이 달에는 카메라의 발명에 대해 알아봅니다.
 
카메라는 영혼을 빼앗는 괴물?
“하나님의 형상처럼 인간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것은 신을 모독하는 짓이다. 이런 기계를 만들어 낸 다게르는 분명, 바보 중의 바보이다.”
이것은 1839년, 프랑스의 다게르가 발명한 카메라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신문 비평 기사 내용입니다.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아마존이나 아프리카 깊은 정글의 미개한 원시인들은, 사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카메라가 영혼까지 빼앗아간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얼마 전까지도 기자(신문, 방송)들이 들고 들어간 카메라를 보고 두려워하여 경계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지요. 그런데 처음 카메라가 발명되었을 당시에는 유럽에서도 이렇듯 경계심을 보이고 가까이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해요.
사진은 카메라, 렌즈, 필름, 인화지 그리고 약품을 이용하여 3차원의 공간을 2차원 즉, 평면 영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 어떤 그림보다도 정교하고 사실적이고 영구적으로 전달하는 매체로서, 지금은 사진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카메라는 현대생활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카메라의 시작
카메라의 처음 시작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우선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태양의 일식을 관찰하며 어두운 방 한쪽 벽면에 작은 구멍을 내고 그 구멍을 통해 들어온 ‘일그러진 태양(일식 현상)’의 모습을 그려낸 것을 ‘사진의 기원’이라고 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15세기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만들어낸 ‘카메라 옵스큐라(어두운 방이라는 뜻의 라틴어)’라는 그림 도구를 카메라의 시초라고 주장하는 학설이 더욱 강력합니다.
카메라 옵스큐라는 어두운 방의 지붕, 벽, 문 등에 작은 구멍을 뚫고 그 반대 쪽 벽에 바깥 풍경을 빛에 의해 투사하게 만든 광학장치로, 밑그림을 좀더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해 만든 그림 도구였습니다. 지금의 카메라의 원리와 비슷한 옵스큐라에 의해 재현된 세밀한 그림은 당시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했습니다.
 
카메라의 발달 과정
1839년, 다게르는 카메라 옵스큐라를 조금 더 발전시켜 ‘다게레오타입 카메라’를 만들었습니다. 높이 32㎝, 길이 50㎝ 크기의 두 개의 나무 상자를 만들고 앞에는 초점거리 38㎝의 렌즈를 달고, 셔터 대신 어두운 덮개를 이용해서 촬영하는 원리였습니다. 다게레오타입 카메라는 지금도 프랑스, 미국, 영국, 독일 등의 박물관에 10여대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1889년, 미국의 한 은행원이었던 조지 이스트먼(코닥 필름과 코닥 카메라 창업자)은 기존의 유리판 대신 투명 셀룰로오스로 만든 롤필름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그는 백 장의 필름을 두루마리 모양으로 만들어 카메라 안에 넣을 수 있게 했는데, 이는 사진 한 장을 찍고 사진관으로 달려가 현상을 해야 했던 문제를 해결하고, 사진기의 가격과 현상비를 낮추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또한 그의 롤필름은 에디슨에 의해 영화를 찍는 영사기의 발명으로 이어졌고, 그로 인해 영화 산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세계 각국에서 경쟁하듯 작고 가벼운 카메라를 만들어냈습니다.
1895년에는 포켓형 코닥이, 1897년에는 오늘날의 롤 카메라의 시초가 된 접는 포켓형 코닥 카메라가 나왔습니다. 코닥은 필름 발전소가 되었고, 1901년에는 세계에서 팔린 롤필름의 80∼90%가 코닥 제품이었으며, 이스트먼은 코닥 카메라와 필름으로 세계적인 갑부가 되었습니다.
그 뒤 1925년 독일의 라이츠 사는 최초로 35㎜ 필름을 사용한 ‘라이카(라이츠 1호)’를 탄생시켰습니다. 처음엔 1,000대만 만들어 시중에 내놓았는데,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의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 후 보완과 수정을 거듭, 크기, 성능, 정교함 등에서 획기적인 성공을 거두어 지금도 사랑받는 세계적인 카메라가 탄생한 것입니다.
불과 120여 년 전만 해도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10∼15㎏이 넘는 무거운 카메라와 삼각대, 필름으로 사용하는 유리판과 현상에 필요한 약품 등을 가지고 다녀야 했기 때문에, 사진 촬영은 혼자하기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의 피와 땀으로, 무거운 유리판을 대신할 수 있는 셀룰로오스 투명 필름이 만들어졌고, 카메라 몸체도 가벼운 특수 재질로 바뀌어, 오늘날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는 카메라가 탄생한 것입니다.
1981년에는 일본의 소니 사에서 필름이 필요 없는 디지털 카메라 제작에 성공, 카메라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습니다. 오늘날의 카메라는 크기, 디자인, 화질, 기능에 따라 수십, 수백 종류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빛
영어로 사진술을 뜻하는 ‘photography’라는 말에는 그리스어로 ‘빛(phos)으로 기록한다(graphos)’는 뜻이 들어있습니다. 그렇듯 우리가 눈으로 물체를 보는 것이나, 물체나 어떤 장면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것은 빛이 물체에 반사되어 나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흔히 보는 빛과 물체의 관계를 그냥 넘어가지 않고 연구하여 빛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카메라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중요한 장면을 보고 기억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기념이 될 만한 풍경이나 행사, 그리고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친구들, 또는 부모님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아보세요. 먼 훗날, 멋진 추억이 되어 여러분 곁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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