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입니다. 가족의 소중함이야 매일 생각하고 마음에 간직해야 하지만, 요즘 들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최근 이혼과 같은 가정불화나 사회생활로 바쁜 아버지들의 빈자리가 커지면서 아버지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요, 이번 호에서는 아버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을 알아볼게요.
2.얘들아, 아빠를 조금만 이해해주렴
이상훈 교사
아빠 생각과 아이 생각의 차이
2013년 8월에 아버지다움연구소에서는 ‘좋은 아버지상’이라는 주제로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조사 결과 아버지를 바라보는 자녀와, 자녀를 생각하는 아버지의 의견이 대부분 다르게 나와 충격을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아버지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아버지들은 ‘생계 책임지기(26.3%)’를 가장 많이 꼽았는데, 자녀들은 ‘가족과 함께 지내기(37.2%)’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또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 아버지들의 답변에서는 ‘경제력(29.6%)’이, 자녀들의 답변에서는 ‘가족과 함께할 시간(37.2%)’이 각각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세 번째로 ‘아버지 노릇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 생각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 아버지들은 ‘경제적 형편(26.7%)’을, 자녀들은 ‘소통과 이해부족(22%)’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아마도 여러분의 집에서도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날 것입니다. 아빠는 가정의 생계를 우선으로 생각하며 돈 버는 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원하고 아빠를 비롯해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지내는 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고요.
그 학생은 상담을 나누며 아버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고, 아버지께 감사하다며 상담을 마쳤습니다. 여러분 중에도 이와 같은 불만을 품고 있는 학생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원함과 주장을 조금만 내려놓고 아버지의 입장에서 아버지를 생각해드리면 어떨까요? 아버지가 집에 오시면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여러분이 먼저 배려해 드리세요. 그러면서 아버지께 불만이나 바라는 점들을 터놓고 이야기해 보는 겁니다. 그러면 아버지도 여러분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만약 부탁할 것이 있으면 서로 이야기하며… 그러는 사이 아버지와 마음이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뜻한 인사 한 마디
오늘 퇴근하신 아버지의 신발을 살펴보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의 신발과 비교해 보세요. 대부분 여러분의 신발은 산 지 얼마 안 된 유명 브랜드의 운동화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구두는 산 지 꽤 오래된 브랜드도 없는 구두일 것이고요. 아버지는 그렇게 자신을 희생해서 자식들을 더 위해주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식들이 원하는 세심한 부분을 챙겨주지 못하고 무뚝뚝한 말투로 여러분에게 점수를 잘 못 받고 있을 뿐이랍니다. 아버지의 구두를 닦아 드리며 “아버지, 구두가 많이 낡았네요. 저희를 위해 너무 열심히 일하셔서 그렇잖아요. 이번 주말에는 집에서 푹 쉬세요.” 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건네 보십시오. “사랑해요!” “감사해요!”라는 애정 어린 인사도 잊지 말고요. 여러분의 따뜻한 인사 한 마디에, 아버지는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일로 인한 피곤을 다 떨치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3.아빠, 사랑을 조금 더 표현해주세요
아빠가 꼭 필요해요
미국의 저명한 임상심리학자 스테판 B. 폴터 박사님은 24년 동안 가족 관계에 관한 연구를 해왔습니다. 박사님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직업을 선택해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나, 인간관계를 잘 만들어가는 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합니다. 그것을 ‘Father factor(아버지 요인)’라고 합니다. 그와 같은 내용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도 이루어졌습니다. 1958년에 태어난 아이 1만 7천 명을 33세가 될 때까지 추적하여 관찰한 결과, 아이발달과 교육에 적극적인 아빠를 둔 아이가 학교 성적도 좋고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사회생활도 잘 해나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성공적인 자녀교육에 ‘아빠’의 존재가 꼭 필요하고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아빠는 밖에 나가 사회활동을 하고 돈을 벌고 엄마가 자녀교육을 맡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여러 가지 연구와 사회 문제들로 인해 아빠의 자녀교육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생물학적으로도 다르며 기질적 성향도 다릅니다. 대부분의 엄마는 자녀가 처한 상황을 감성적으로 판단하는 데 반해, 대부분의 아빠는 좀 더 논리적이고 분석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아이의 능력을 논리적으로 키워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자녀의 진로와 능력 개발을 엄마에게 맡기셨다면 이제는 아빠도 함께해야 합니다.
4. 나는 어떤 아빠?
스테판 B.폴터 박사님은 아빠유형을 다섯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살펴보세요.
성취지상주의형
겉모습과 성공에 목숨 거는 유형. 늘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신경 쓰며 무엇을 해도 두각을 나타내고 싶어하고 이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함. 이런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는 늘 다른 친구들보다 잘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그렇게 안 되었을 때 깊은 불안과 절망에 빠지기 쉬움.
시한폭탄형
자신의 분노를 아내와 아이에게 내지르는 유형. 아이를 통제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거나 벌주겠다고 자주 위협을 함. 이런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는 늘 눈치를 보고 불안감을 느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거나 주장하는 것에 자신감이 없음. 흔히 말하는 애어른이 되기 쉬움.
수동형
가족의 주변을 맴도는 유형.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며, 뒤에서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함. 이런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몰라 의사소통을 하는 데 자신이 없으며, 다른 사람에게도 무관심해 정서적 유대감을 갖기 어려움.
부재형
실제로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하지 않거나 가족과 함께 있어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유형. 가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음. 이런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는 정서적으로 깊은 상실감을 가지며, 이를 방치하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지기 쉬움.
배려하는 멘토형
가족들에게 애정을 표현하고 이끌어주는 유형. 가장 바람직한 아빠로, 안정적인 가정을 이룸. 이런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는 정서적 안정감을 바탕으로 자긍심, 공감능력, 일관성을 가지고 타인과 소통하며, 자신의 꿈과 희망을 건강한 방식으로 추구함.
여러분은 어떤 아빠에 해당하나요? 유형별 아빠가 자녀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다면 귀찮더라도 일어나 자녀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와 놀아주세요
2012년에 방송된 한 교육 프로그램에서 아빠와 하는 놀이와 엄마와 하는 놀이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엄마는 아이와 소꿉놀이, 책 읽기 등과 같이 정적인 놀이를 하는 반면, 아빠는 아이와 몸을 쓰고 뛰어다니는 등의 동적인 놀이를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엄마와의 놀이에서는 감정, 느낌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줄 아는 이해심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 아빠와의 놀이에서는 규칙과 질서, 예의, 행동방식, 가치관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엄마와의 놀이와 아빠와의 놀이를 균형 맞춰 진행할 때,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배려, 이해심과 더불어 질서와 예의를 자연스레 가르쳐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을 표현해주세요
그동안 아빠들은 자녀교육을 전적으로 엄마의 영역이라 생각해 왔고 지금도 이러한 고정관념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아이를 위하신다면 아빠도 변해야 합니다. 늘 한발 떨어져서 아이들을 보고만 있거나 무거운 표정과 말투로 아이들을 혼내는 아빠가 아닌, 잠깐씩이라도 함께 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사랑을 표현하는 아빠가 되어주세요. 그런 작은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 아이들에게 들어가 아빠를 따르고 사랑하는 존경심이 되어 되돌아올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