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눈을 얻게 해준 시간!
새 눈을 얻게 해준 시간!
  • 오성혁, 김두연
  • 승인 2014.05.0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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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전도여행

지난 3월 31일(월)부터 4월 5일(토)까지 마하나임신학교 학생들이 둘씩 팀을 이루어 무전전도여행을 다녀왔다. 이어서 4월 7일(월)부터 10일(목)까지는 서울.경인 지역 목회자 부부가 무전전도여행을 다녀왔다. 전도여행을 마치고, 스스로 자신을 위할 수 없는 형편 속에서 하나님의 돌보심과 인도를 받고, 하나님이 예비하신 사람들을 만나 복음을 전한 간증들이 쏟아져나왔다. 하나님이 살아 역사하심을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느끼게 되는 무전전도여행. 그 현장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자.

4월 7일(월), 무전전도여행을 떠나기 전 기쁜소식강남교회에서.

신기한 일들
얼마전 제대한 나는, 마하나임신학교 학생들이 무전전도여행을 떠날 때 마지막 휴가를 나와 함께했다. 나는 전요한 전도사님과 한 조가 되어 강원도 정선으로 출발했다. 전도사님은 하나님이 “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그에게 피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 34:8)라는 말씀을 약속으로 주셨다고 했다.
받은 차비로 원주까지 가고, 원주에서 정선까지는 차를 얻어 타고 가야 했다. 정장 차림의 청년 둘이 손을 드니 서는 차가 없었다. 그렇게 두 시간 남짓 걷다 보니 ‘이게 무슨 여호와의 선하심이야?’라는 생각이 올라왔다. 그때 승용차 한 대가 우리 옆에 멈추어 섰다. 젊은 부인이 운전하고 있었는데, “타세요!” 하였다. 어리둥절하며 우선 올라탔다. 그분은 한국 남자와 결혼한 일본 사람이었다. 우리에게 “저는 남자를 차에 태워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오늘은 신기하게 당신들을 보면서 꼭 태워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요” 하고 말했다. 우리가 평창으로 간다고 하자, 또 신기해하며 “오늘 남편이 평창으로 오라고 해서 가는 길이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의 최종 목적지가 정선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정선에 내가 아는 사람이 있는데, 그분도 하나님을 믿으니 그분을 찾아가 봐요” 하며, 나중에 전화번호를 알려 주겠다고 했다.

“이건 하나님이 복음을 전하라는 뜻이에요.”
평창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되어 남은 돈 2천 원으로 컵라면을 사먹으러 편의점에 들어갔다. 라면을 먹고 있는데, 아르바이트하던 여학생이 계속 말을 걸었다. 전도사님이 “이건 하나님이 복음을 전하라는 뜻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던 학생에게 복음을 전했다.
이에요. 형제님이 복음을 전하세요” 하셨다. 떠밀려서 엉겁결에 복음을 전하면서 ‘요즘 젊은 학생들이 복음에 무슨 관심이 있겠어? 조금 이야기하다가 안 들으면 나가야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학생이 귀 기울여 말씀을 듣더니 결국에는 구원을 받았다. 놀랍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오후 6시쯤 편의점에서 나와 정선으로 가는 길에서 차를 잡아타려고 했다. 역시 태워 주는 사람이 없었다. 해는 지고 어디서 자야 할지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때 고급 승용차가 우리 앞에 멈춰 섰다. 정선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분이었다. 편하게 차를 타고 가면서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게는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그분이 “사업하면서 사람들에게 배신을 많이 당했는데, 아마 내가 젊은 시절에 술집을 하면서 죄를 많이 지어서 하나님이 나에게 벌을 주시는 것 같다”라고 하셨다. 복음을 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느낄 수 있어서 또 복음을 전했다.
정선에 도착한 후 일본 부인이 소개해준 분에게 전화를 했다. 그분 있는 곳이, 우리를 태워준 사장님이 운영하는 모텔 옆에 있는 교회였다. 그분은 집회 중인 교회로 우리를 인도해 저녁 식사를 대접해 주었다. 그곳에서 그날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에 그 교회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분은 우리 이야기를 듣고는 경계하며 ‘낮에는 전도하고 저녁에는 와서 말씀을 들으면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해 주겠다’고 했다. 나는 ‘정말 잘됐다!’라고 생각했는데, 전도사님은 저녁에도 전도해야 한다며 교회에서 나왔다. 
 
하나님이 예비해 놓으신 노부부
이틀 동안 정선에 있는 집들을 찾아가며 전도했다. 읍내가 작아서 이틀 전도하니 한 바퀴 다 돌아서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 날이 저물자, 또 어디서 자야 할지 걱정이 되었다. 막막해서 버스정류장에서 전도사님과 함께 기도했다. 기도를 마치자 ‘봉정’ 가는 버스가 왔다. 기사 분에게 “저희는 무전전도여행 하는 신학생인데, 차비가 없습니다. 태워 주시면 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분이 “요즘은 버스에 CCTV가 있어서 무임승차하면 기사가 면책을 받아요” 하더니, 지갑에서 2천 원을 꺼내서 주시며 카메라가 보이는 곳에 서서 돈을 넣으라고 하셨다.
저녁 7시쯤 봉정 마을에 도착하니, 주변은 다 논밭이고 병원도 역도 없는 시골이었다. 마을 사람이 우리를 받아주지 않으면 논밭에서 자야 했다. 막막한 가운데 정류장에서 가장 가까운 집을 찾아갔더니, 아홉 분이 함께 팥죽을 드시고 계셨다. 우리를 흔쾌히 맞이하며 팥죽과 옥수수를 주셨다. 배불리 먹고, 그날이 수요일이어서 그 집에서 예배를 드렸다. 전도사님이 말씀을 전했다. 예배를 마치고 82세 된 어르신이 “우리 집에 가서 주무십시다” 하셨다. 아내인 할머니도 “누추하지만 우리 집에서 주무셔요” 하셨다. 잘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 집에 도착해서 보니, 고급 별장 같았다. 어르신의 아들이 건축가여서 직접 설계하고 지은 집이었다.
봉정 마을에서 구원받은 할아버지 내외와.
하루 종일 걸으며 전도해서 피곤하고, 배도 불러서 빨리 자고 싶었다. 그런데 두 분이 우리를 잘 방으로 인도한 후 나가지 않고 계속 앉아 계셨다. 그러더니 어르신이 당신 이야기를 꺼내셨다. 40년 전에 교회를 열심히 다녔고, 기도하면 병든 사람이 낫는 역사도 경험하셨다고. 그런데 결혼하고 5년 만에 낳은 귀한 아이가 시름시름 앓아 ‘내 아이도 기도하면 낫겠다’는 생각으로 기도했지만 아이가 죽고 말았다고 하셨다. 그때부터 교회에 나가지 않다가 최근에 교회에 다시 다녀야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우리를 만났다고 하셨다. 나는 자려는 생각밖에 없었지만, 하나님은 복음 들을 분을 예비해 두셨던 것이다. 우리는 밤 11시까지 두 분에게 복음을 전했고, 두 분 다 구원을 받아 굉장히 기뻐하셨다. 다음날 새벽, 우리는 두 분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어르신은 “예수의 피밖에 없네”라는 찬송을 부르며 기뻐하셨다.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6일간 경험한 많은 일들 속에서 하나님은 나에게 당신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게 하셨다.

 

 

 
출발하는 날 목적지까지 도착하라는 지시대로
4월 7일 월요일, 무전전도여행을 떠날 팀들이 기쁜소식강남교회에 모여 출발했다. 아내가 옷을 얇게 입고 왔다며 조끼를 빌리는 바람에 우리 부부는 늦게 출발했는데, 화단을 정리하던 한 집사님이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다. 경북 군위로 간다고 했더니, 만남의 광장에서 차를 잡아타고 가라고 했다. ‘하나님이 인도하시는구나!’ 하고 만남의 광장으로 걸어갔다. 그곳에서 6인승 봉고 트럭을 얻어 타고 함양 휴게소까지 갔다. 운전하는 아저씨가 차를 얼마나 빨리 모는지, 시속 150km가 넘는 속도로 달렸다. 함양 휴게소에서 과일 주스를 파는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전주에서 대구로 가는 고속버스를 타고 대구까지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목요일에 돌아가야 하기에 출발하는 날에 목적지에 도착해서 전도하라는 지시를 받았기에, 바로 군위로 향했다. 대구 시내를 빠져나가는 게 쉽지 않아 버스를 타고 남대구 인터체인지까지 가서, 그곳에서부터 차를 여섯 번 잡아타 밤 8시 반쯤에 군위 버스터미널 앞에 도착했다.

“뭐하려고 이런 고생을 하십니까?”
군청 소재지 중에서는 가장 작다는 군위. 응급실 있는 병원이 없고, 24시간 영업하는 사우나도 없단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상점 대부분이 이미 문을 닫은 후였다. ‘어디에서 이 밤을 지낼까?’ 우선 남은 돈으로 국밥을 한 그릇 사먹고 전도를 시작했다. 옷 수선 집에 들어가서 전도하고, 한전 사무실에 들어가서 전도하고 나오자 밤 12시가 넘었다. 가는 곳마다 “뭐하려고 이런 고생을 하느냐?”며 왜 그리 떡을 주는지…. 저녁을 먹었기에 무거운 가방에 떡을 넣고 파출소로 가니 절도 사건이 있어 출동해서 문이 잠겨 있었다. 다시 옷 수선 집에 갔더니, 아주머니가 안타까웠는지 ‘안에서 아저씨가 자니까 소파에 앉아서 좀 쉬라’고 했다.
아주머니는 새벽 3시 반까지 일하다가 “이제 너무 늦었으니 다른 곳에 가보라”고 했다. 밖으로 나오니 새벽 날씨가 얼마나 차가운지, 가슴이 오그라들고 걷기조차 힘들었다. 다시 파출소로 가니 경찰관들이 돌아와 있었다. 사정을 이야기하고 소파에서 쪽잠을 청했다. “뭐하려고 이런 고생을 하십니까?” 그날 여러 번 들었던 질문이 속에서 메아리쳤다. ‘내가 군위에 온 것은 내 안에 계신 예수님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전해 주기 위해서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내는 화장도 못 지우고 세수도 못한 채 배낭을 안고 쪼그려 앉아 속으로 ‘누가 무전전도여행을 만들었어?’ 하며 날을 샜다고 한다.

‘아니, 들어오라니??’
아침이 되자 경찰이 나가라고 해서 밖으로 나왔다. 아침 해를 보니 어디에서 힘이 생기는지, 새 힘이 솟아났다. 장날이라 아침부터 사람들이 장터를 오갔다. 미용실에도 들어가고 여기저기 다니며 전도를 시작했

우리를 영접한 김은민 씨가 복음을 듣고 구원받았다.
다.
어느 집 문을 두드리며 “계십니까?” 하자, 안에서 “들어오세요!”라고 했다. 깜짝 놀랐다. ‘아니, 들어오라니??’ 어찌할 바를 몰라 그냥 서 있자, “내가 나갈까요?” 했다. “아니오. 저희가 들어갈게요” 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46세의 노처녀 김은민 씨가 우리를 맞아주었다. 서울에서 귀한 분들이 시골에 오셨다며, 어머니에게 밥을 해주라고 하였다. 우리는 라면에 밥을 말아 배부르게 아침밥을 먹었다.
‘아…! 세상에 이런 분들도 계시는구나!’ 우리 부부는 김은민 씨 모녀에게 복음을 전했다. 어머니는 복음을 머리로만 이해하시고, 내 아내와 이야기하던 김은민 씨는 복음을 받아들이고 굉장히 감사해했다.

귀신이 들려 고통스러워하던 청년
그 집에서 나와 계속 전도하다가, 강아지를 데리고 햇볕을 쬐는 청년을 만났다. 아내가 강아지를 좋아하기에 강아지를 부르자, 강아지가 우리에게 다가와서 드러누우며 좋아했다. 청년은 “이 강아지가 사람에게 안 가는데 이상하다”고 했다. 청년에게 우리는 전도여행 중이라고 하자 “궁금한 게 있는데, 제 방으로 가서 이야기를 좀 하자”고 했다.
청년이 대뜸 “귀신의 존재를 믿으십니까?” 하고 물어 성경에 나타나는 귀신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자 자신은 대구에서 살다가 이사온 지 보름이 되었는데, 1년 전쯤부터 꿈에 친할머니가 젊은 모습으로 나타나 자기 발을 쓰다듬기 시작했다고 했다. 잠을 잘 수 없어서 매일 술을 마시고, 이제는 일도 나갈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일을 말해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어서 너무 고통스럽다고 했다. 귀신이 들린 것이었다. 기분이 섬뜩했다.

복음을 듣고 삶의 고통에서 벗어난 청년과.

나는 청년에게 “어떤 사람이 귀신 들리는지 압니까?” 하고 물었다. 잘 모른다고 하기에 “고집이 세고 마음을 꺾기 힘들어하고 다른 사람과 교류하지 못하고 고립되어 사는 사람이 귀신이 잘 들립니다” 하고 이야기하자, 고개를 끄떡였다.
“사람은 생각을 따라 행동하고, 그 생각은 마음의 통제를 받습니다. 마음이 잘못되면 아무리 이야기해도 행동이 안 고쳐집니다. 정기현 씨는 마음에 문제가 있습니다. 인간이 정말 악한 것은, 하나님을 믿고 살아야 할 인간이 사탄에게 속아서 자신이 괜찮은 사람인 줄 알고 자기 자신을 믿고 자기 생각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하시려고 병에도 걸리게 하고, 실패도 겪게 하시는 겁니다. 사람이 실패하면서 마음의 귀가 열리는 겁니다. 정기현 씨에게는 귀신 들린 일을 통해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깨닫게 하시는 겁니다.”
청년은 이제는 스스로 자신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일해 주셔야 합니다. 그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겠습니까?” 청년은 듣고 싶다고 했다. 나는 이사야 53장 6절 말씀을 가지고 복음을 전했다. 청년은 아주 달게 말씀을 들었고, 마침내 구원을 받았다. 어둡고 침침했던 청년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또 술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올라오고, 다리를 만지는 것 같은 생각이 올라올 겁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나를 이끈 생각은 거짓이고, 하나님의 말씀이 참입니다. 이제 하나님이 정기현 씨와 함께하시고 정기현 씨를 지키십니다. 정기현 씨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청년은 굉장히 감사해하며 기뻐했다. 전날 쪽잠을 자며 밤을 보낸 것, 많이 걸은 것, 그런 것들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복음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구나!’ 우리 부부는 감격스러워하며 다시 전도를 다녔다.

“여보, 가방이 바뀌었어”
저녁이 되기 전쯤에는 의성으로 옮겨 전도를 계속했다. 아내가 씻지도 못하고 하루종일 같이 전도하는 것이 고마워서 “여보, 내가 목욕시켜 줄까?” 하고 말하자, 아내가 “어디서? 병원 같은 데서?” 하고 물었다. “나를 따라와!” 하고는 ‘장수목욕탕’이라는 간판이 달린 곳으로 갔다. 목욕탕 카운터에서 “우리는 서울에서 무전전도여행을 온 부부입니다. 어젯밤 군위에 밤늦게 도착해 파출소에서 밤을 보내느라 제대로 씻질 못했습니다. 오늘도 하루종일 전도했는데, 은혜로 목욕 좀 해도 되겠습니까? 저희는 돈은 없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러자 아저씨가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웃으면서 들어가라고 했다.
‘야~호!’ 부리나케 나는 남탕으로, 아내는 여탕으로 달려갔다. 목욕을 하며 얼마나 행복하던지…. 목욕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으려고 하는데, 아뿔싸! 그동안 아내 가방을 내가 메고 내 가방을 아내가 메고 다녔는

둘째 날 주님이 주신 잠자리, 병원 특실(2인실)에서.
데, 기쁜 나머지 그대로 들어와버린 것이다. 휴대폰을 열어 보니 부재중 전화가 6통이나 와 있고 “여보, 가방이 바뀌었어”라고 문자메시지가 와 있었다. 할 수 없이 입고 들어간 옷을 다시 입고 나왔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오늘 밤은 어디서 자야 하지?’ 목욕탕에서 나와 잘 곳을 찾아 다니다가 ‘공생병원’에 도착해 간호사실에 가서 잘 곳을 부탁했다. 원장님에게 말씀드려야 한다고 해서 원장님을 뵙고 부탁드리자 흔쾌히 허락하셨다. 특실 2인실에 침대보를 깔아 주러 온 간호사에게 간증을 하며 말씀을 전했다. 천주교회에 다닌다는 간호사는 말씀을 듣고 우리에게 아주 잘해 주었다. 우리 부부는 전날 받은 떡을 먹으면서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내가 의성 자매라~!”
수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전도를 시작했다. 아침밥으로는 남은 떡을 먹었다. 휴대폰 대리점 사장인 김상명 씨를 만나서 한 시간 말씀을 전했다. “인생이 뜻대로 되는 게 없죠? 자식을 잘 기르려 해도 뜻대로 안 되고, 가정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지만 쉽지 않지요?” 아저씨는 맞다고 하며, 처음에는 멀리 떨어져서 이야기를 듣다가 커피를 뽑아 주며 점점 가까이 다가오더니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들었다.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는데, 전화가 걸려와서 40분이 넘도록 통화했다. 너무 아쉬웠다. ‘저분, 마음을 다 열었는데…’ 속으로 하나님을 부르며 기다리다가 아저씨가 점점 바빠져서 결국 그냥 나왔다. ‘하나님, 저분에게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십시오!’

떡만 먹다가 대접받은 삼겹살, 꿀맛 같았다.
다시 가게들을 들어가며 전도하는데, 설교 테이프를 크게 틀어놓은 가게가 있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우리 선교회의 김재홍 목사님 설교였다. 주인인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내가 의성 자매라~!” 하고 말했다. 구원받은 자매님 가게에 들어간 것이다. 의성에서 전도여행을 마치고 우리가 전도한 분들을 나중에 교회에 알려 드리려고 했는데, 그렇게 자매님을 만난 것이다. 자매님은 우리 간증을 듣고 정말 감사하다고 하며 점심을 사주셨다. 떡만 먹다가 먹는 돼지고기! 꿀맛 같았다.

“내가 막힌 것이 뻥 뚫렸어요.”
의성 교회 목사님이 잠깐 나오셔서 우리 부부를 첩첩산중에 있는 이광보 선교사님 부모님의 집으로 데려다 주고 가셨다. ‘미륵도’를 섬긴다는 선교사님 아버님은 7년 전에 구강암 수술을 받아 음식을 먹는 게 쉽지 않으셨다. 물도 빨대로 드셔야 했다. 사람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다리가 불편하여 일어났다 앉았다 하시며 말씀을 들어 주셨다. 나는 복음을 전했다. 어르신은 “하나님이 죄를 없애 주셔서 감사한데, 그걸 깨달아야 하는데…” 하고 말씀하셨다. 자신이 한 일이 없으니까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시는 것이었다.
“어르신, 방금 그 소리 누가 어르신에게 하는 이야기인 줄 아십니까?”
“누가?”

이광보 선교사 부모님과 함께.
그 소리는 마귀가 들려주는 소리입니다. 마귀는 인간을 한평생 속여서 ‘네가 잘해야 돼! 너, 잘할 수 있잖아! 너, 잘난 사람이야!’ 하고 말하며 마음을 높이는 일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사는 동안 계속해서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뭘 할 수 있다고 그래! 이렇게 형편없는 게 너야! 이제 나를 의지하고 나에게 맡겨!’ 하고 마음을 낮추는 일을 하십니다. 어르신은 84년 동안 마귀에게 속아서, 마귀가 하는 소리를 들으셨기 때문에 하나님이 다 해놓았다고 하셔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때 어르신이 자신을 발견하셨다.
“내가 막힌 것이 뻥 뚫렸어요. 광보가 ‘아버지, 죄 있으세요?’ 하면 무조건 없다고 그랬는데, 짧은 시간 말씀을 들었지만 이제 내가 마음이 시원합니다. 내가 평생 내 생각만 믿고 살았네요.”
‘복음을 전하면서 얻는 기쁨이 이렇게 행복하구나!’ 하나님께서 사람의 마음을 낮추시고 복음을 들을 수밖에 없도록 이끄신 것이 말할 수 없이 감사했다. 내 평생 복음을 전하면서 그렇게 감격스러운 적이 없었다. 무전전도여행의 발걸음이 아주 가벼웠다.

15년 만에 만난 아내의 대학 선배
다음날 서울에 도착해야 하기에 영주, 풍기, 단양, 제천, 원주를 지나 서울 쪽으로 올라갔다. 그때 아내가 제천에 있는 선배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15년 만에 연락하다 보니, 전화번호가 바뀌어서 연락이 안 되었다. 집으로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길에서 차를 잡아타고 풍기까지 간 후, 아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전화하자 선배의 딸이 전화를 받았다. 엄마가 교회에 갔다며 30분 후에 오신다고 했다.
풍기 톨게이트에서 소형차를 잡아탔는데, 단양까지 가는 청년이 친절하게 우리를 제천역까지 태워다 주었다. 가는 중에 복음을 전하고 해외봉사를 소개했다. 제천역에서 아내가 선배에게 전화하자 집으로 찾아오라고 했다. 선배가 15년 전에 “너, 그런 이야기 하려면 다시는 연락하지 마!”라고 했다는데, 만나기를 꺼려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 집을 찾아가 아내의 선배와 함께 집 앞 카페에 들어갔다. ‘배가 고픈데 커피를 사주다니…’
그날 하루 종일 복음을 전했더니 배도 고프고 지쳐서 말을 하기 싫었다. 서로 인사하고 전도여행 이야기를 하다가, 아내가 화장실에 가서 둘이 앉아 있으려니 멋쩍어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분이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우리 이야기를 들으면서 너무 신기해했다. 1시간 넘게 이야기를 듣고, 그분은 아내에게 “너희 이야기를 들으니 내 마음이 꿈틀거린다. 나도 교회를 다니지만 너무 신기하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제야 “참, 저녁 먹었니?” 하고 물었다.
그분 남편이 제천에 있는 대학교 교수인데, 배드민턴 운동을 마치고 우리와 만나 감자탕을 사주었다. 남편 분에게 전도여행 이야기를 또 하려니 엄두가 안 났다. 그래서 내 휴대폰을 열어 우리 교회 식구들에게 올렸던 소식을 보여 주며, 읽어보시라고 하고는 감자탕을 먹었다. 그런데 그분이 글을 아주 자세히 읽으면서 자꾸 관심을 보였다. 이광보 선교사님 아버님에게 복음 전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말씀에 굉장히 관심을 가졌다.

15년 만에 만난 아내의 대학 선배와 아내.
아내의 선배는 몇 번이나 “내가 남양주에 꼭 놀러갈게” 하고 말했다. 그러자 남편 분이 “이 사람이 아는 사람들을 안 만나는데, 신기하게 남양주에 가려고 합니다” 하였다. 부산여대에서 가장 예뻤다는 아내의 선배 언니. 아버지가 큰 회사의 사장이어서 부족함이 없었고, 대학교수와 결혼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아이를 낳지 못했다. 그래서 스스로 배란주사를 놓아 딸을 하나 얻었지만 결국 암에 걸려서 항암치료를 15번이나 받았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예쁜 얼굴도 망가지고 머리카락도 많이 빠져서 자기를 아는 사람들을 만나기 꺼려했다는 것이다. 그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나님이 마음을 열어 주신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잘 곳은 기대도 안 했는데, 관광호텔 특실을 잡아 주었다.
‘이 호텔 신혼여행 때 잤던 호텔보다 더 좋네!’

나에게도 이런 삶을 선물로 주시고
복음 안에서 살지만 적당히 복음을 전하면서 육신을 누리며 살고 싶어하던 나에게, 하나님은 이번에 하나님만 바라고 복음을 전하며 사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가르쳐 주셨다. 예수님도 전도여행을 하며 복음을 전하며 사셨고, 나를 가르치신 목사님도 한평생 전도여행을 하는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며 사시는 것을 본다. 하나님께서 나에게도 이런 삶을 선물로 주시고, 은혜로 이끄시겠다는 마음이 든다.
전도여행 중에 복음을 전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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