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을 보니 내가 모조품임을 알았다
진품을 보니 내가 모조품임을 알았다
  • 하철(캄보디아 선교사)
  • 승인 2014.09.11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교사들의 이야기

 
       매년 여름 한국 월드문화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하는 선교사들.
       하나님은 선교사들에게 믿음의 교제를 선물로 주어 
       하늘의 축복을 안고 선교지로 돌아가게 하신다.
       올해도 선교사들의 교제에 성령이 힘있게 역사하셨다.
       마음에 큰 축복을 받은 선교사들의 간증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번 호에서는 캄보디아 하철 선교사의 간증을 들어본다.

 

욥에게도 회개해야 할 것이 있었던가?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삽더니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한하고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하나이다.”(욥 42:5~6)
욥기 성경의 마지막 부분에 기록되어 있는, 욥이 회개하는 장면이다. 그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회개하는가? 순전하고 정직하며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에서 떠난 자이며(욥 1:1), 하나님께서 사단에게 자랑하신 욥(욥 1:8), 하루에 모든 재산과 자녀들을 잃었지만 하나님을 향하여 원망하지 않았던 욥(욥 1:22),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난 악창으로 인하여 기와조각으로 몸을 긁고 있는 그를 향해 하나님을 저주하고 죽으라고 하는 아내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입술로 범죄치 않았던 욥(욥 2:10). 그런 사람에게도 회개해야 할 것이 있었던가?
욥기 성경 어디에서도 하나님은 욥에게 ‘네가 이러이러한 것을 잘못했다’고 하시지 않았다. 하나님은 그에게 이렇게 물으셨다.
“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내가 네게 묻는 말에 대답할지니라.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 네가 이것을 아느냐? … 네가 그 이유를 아느냐? …”

회개되지 않은 마음은 아무리 그럴 듯하고 아름다워 보여도…
자기를 믿는 마음, 이것이 우리를 망케 하는 것임을 지난 여름 선교사 교제를 통해 주님은 우리에게 보여 주셨다.
욥은 정말 의로운 사람이었다. ‘욥이 우리가 모르는 죄를 지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욥에게 이렇게 하시는 것일 거야’라고 생각한 친구들이 욥을 정죄했지만 행위적인 면에서는 스스로를 정죄할 수 없는 욥이었다. 그러나 그의 의가 자기를 믿는 마음을 그 속에 형성했고, 결국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대적하는 위치에 서지 않았던가? 무지한 말로 하나님의 크신 뜻을 거스르고, 결국에는 스스로 깨달을 수 없는 말을 토해내는 자로 나타나지 않았던가?
자기를 믿는 마음, 즉 회개되지 않은 마음은 아무리 그럴 듯하고 아름다워 보여도 결국에는 하나님을 거스르고 대적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성경은 우리에게 분명히 보여 주고 있다.
바로 딸의 아들의 자격으로 애굽의 모든 학문을 배워 말과 지식에 능통했던 모세는 자기를 믿을 만한 조건이 많았다. 잘나고 똑똑하면 누가 자신을 믿는 마음이 없겠는가? 하나님은 자기를 믿는 모세를 쓰실 수 없으셨기에 그를 미디안광야로 보내어 40년의 세월을 양 무리를 치게 하셨다. 그가 배운 학문을 다 잃게 하시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을 믿는 마음을 다 빼어내기 위하심이리라.
40년이 지나 자기를 믿는 마음이 다 제거된 모세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건져내는 도구로 그를 부르셨을 때에 ‘본래 말에 능통치 못하고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한 자’(출 4:10)라고 고백했다. 하나님은 그에게 노를 발하시면서까지 그를 믿음의 종으로 세우셨고, 그를 통해 일하셨다. 자기에 대한 기대가 모두 무너진, 즉 회개된 모세를 믿음의 종으로 세우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가 회개하는 데에는 40년이 필요했지만 말이다.

말씀을 믿는 믿음에 대하여는 할 이야기가 있었지만…
나에게 믿음으로 산 간증을 하라면 할 만한 것들이 있었다. 아내가 암에 걸리고 두 번이나 재발해 3년간 투병할 때, 딸의 뱃속에 있는 손자가 다운증후군 아이라는 의사의 판정을 받았을 때 등, 어려울 때 하나님의 종에게 나아가 목사님이 주신 성경 말씀을 마음에 그대로 받아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말씀을 믿는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면 할 것이 많았지만, 성경적인 회개가 되어 자기를 믿지 않는 사람인가 하는 부분에는 분명하게 말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나의 삶이 박옥수 목사님의 삶과 달랐기 때문이다.
한번은 월드캠프 참석차 한국에 가서 사역자 교제 중에 핸들이 고장난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평소에는 이상이 없다가 한 번씩 핸들이 말을 듣지 않는데, 만약 낭떠러지 길에서 핸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죽게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였다. 참으로 그렇다는 마음이 들어 ‘내가 나를 믿으면 안 되겠구나!’ 하는 마음을 가졌다. 그러나 삶은 전과 다름이 없었다.
‘자기의 악을 깨달아야 한다는데 어떻게 깨닫지? 어떻게 자기에게서 벗어나지? …’

서로 마음을 나누는 자연스러운 교제의 시간이었다
2014년에도 월드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개막식 이틀 전에 한국에 갔다. 나는 결핵을 두 번 앓았는데, 그때 먹었던 약의 후유증 때문인지 귀가 약간 먹어서 높은 주파수의 말과 약한 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꼭 보청기를 하나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이틀 먼저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인천공항에 도착해 ‘선교사 교제가 기쁜소식강남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강남교회로 갔다. 감사한 것은, 토요일에 여유 시간이 있어서 보청기를 하나 마련할 수 있었다. 이것도 주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보청기를 끼지 못했다면 편안하게 말씀을 듣고 교제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때부터 월드캠프 기간 동안, 그리고 월드캠프가 끝나고 바로 다시 모여서 선교사 교제가 계속 진행되었다. 말씀도 듣고, 서로 간증하고, 마음을 비추어 보고…. 계속되는 교제 속에서, 내가 내 마음이나 내 상태를 보고 돌이키는 것이 아니라 성경 말씀을 믿는 마음이어야 함을 알았다. 내가 지금 선한 삶을 살든 악하게 죄를 짓고 있든 성경 말씀에서 항상 악하다 하면 말씀 그대로 악하다고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필요했다. 물론 전에도 이런 이야기를 듣지 않은 것이 아닌데….
이번 선교사 교제는, 교제해 주는 이와 교제 받는 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서로 마음을 나누는 교제의 시간이었다. 서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서로의 마음이 연락되고 비춰지는 성경적인 교제였다고 생각된다. 작년에는 한국에 가지 않아 작년 교제 분위기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작년부터 이런 분위기이었던 것 같다. 교제가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웠고, 얼마든지 교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박옥수 목사님은 70이레에 대한 말씀을 하시며, ‘복음을 전할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이 마지막 교제다. 이런 교제에 시간을 더 빼앗기고 싶지 않고, 남아 있는 시간을 복음을 전하는 데 쓰고 싶다’고 하시면서 온종일 우리와 교제하고 마음을 쏟아 주셨다.

‘자기’에 대한 기대를 조금이라도 남겨 놓으면 결국엔 자기 길을 가게 되는구나!
월드캠프 기간 중에, 믿음으로 선교회의 일을 해오다 한때 마음에서 넘어져 어려움을 겪었던 어느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분의 간증을 들으면서, 그분이 넘어졌던 이유는 자기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마음에서 알게 되었다. 즉, 성경적인 회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박 목사님이 자주 “여러분은 나와 길이 달라” 하셨던 말이 무슨 말인지 마음의 눈에 보였다. “나는 나를 따라오는 줄 알고 갔는데, 가다 보니 아무도 안 따라오더라”고 하신 말이 무슨 뜻인지를 말이다.
‘100% 악한, 항상 악한 ‘자기’에 대한 기대를 조금이라도 남겨 놓으면 결국은 자기 길을 가게 되고, 하나님을 거스르는 위치에 설 수밖에 없구나! 내가 이제까지 걸어온 길이 이 길이었구나! 이것이 떡 굽는 관원장이 간 사망의 길이고, 사울 왕이 갔던 멸망의 길이구나!’
나는 다른 사람이 하는 말만 듣고는 절대로 바로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 사람이 하는 말이 내가 들었던 말과 같거나, 내가 그 말과 비슷한 경험을 직접 한 적이 있으면 ‘그렇구나!’ 하고 마음에 받아들여 그 길을 갔다.
‘최종 결정을 하나님의 말씀이 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했구나! 나는 나를 믿는 사람이지, 말씀을 믿는 사람이 아니었구나! 말씀만을 믿는 것이 아닌, 즉 말씀 외에 그 어떤 것이라도 받아들이는 것은 회개한 자의 마음이 아니구나!’
살균에 대한 말씀을 들었다. 균을 죽일 때 다 죽여야지 한 마리라도 남아 있으면 곧 천 마리가 되고 만 마리가 되어 우리 생명을 위협한다. 한 마리가 남아 있으나 열 마리가 남아 있으나 조금도 다르지 않다. 온전히 항상 악한 ‘나’에 대한 미련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살균되지 않은 것과 같아서, 자신에 대한 그 조금의 기대 때문에 결국은 망하게 되고 대적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날 진품眞品을 보았다
월드캠프가 끝나고 다음날인 7월 18일, 박 목사님이 우리와 하루종일 교제해 주셨다. 우리 생애에 마지막 교제일지 모를 교제를…. 그날 목사님은 마음이 어두워 더 이상 선교를 못 하겠다고 하는 젊은 최현용 선교사를 앞으로 불러내어 우리 앞에서 공개적으로 교제하셨다. 나는 최 선교사의 자리에 마음으로 앉아 보았다.
목사님은 최 선교사에게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었느니라.”(롬 3:23~24)를 읽게 하신 후, “자네는 죄인인가, 의인인가?” 하고 물으셨다. 나는 속으로 의인이라고 대답했다. 최 선교사도 그렇게 대답했다. 성경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기에. 다음에 목사님은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사 40:31)라는 말씀을 읽고 말씀하셨다.
“여호와를 앙망하면 새 힘을 얻는다고 했어. 이 말씀대로 여호와를 앙망하면 새 힘이 와! 이 말씀으로 전갈에 물렸던 최요한 형제가 살아났어! 그런데 선교하면서 힘들 때 왜 여호와를 앙망하지 않았지? 이 못 배우고 나쁜 놈, 거룩한 하나님의 이 말씀을 무시해?”
목사님의 꾸짖음이 내 마음에 들려왔다. 아마 대다수의 사역자들이 그날 마음에서 울었을 것이다.
‘내가 말씀을 저렇게 믿지 않았구나. 내가 못 배운 놈이고, 나쁜 놈이고, 교만한 놈이구나!’
그날 나는 진품眞品을 보았다. 진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한 번도 진품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는데…. 하나님은 그날 믿음의 진품을 보여 주셨다. 골동품을 분별하는 법을 배우는 자에게 먼저 진품만을 보여준다고 한다. 수없이 진품을 보다 보면 모조품을 저절로 분별하게 된다고.
‘믿음의 진품. 그렇다! 저것이 참 믿음이구나! 말씀에서 힘을 얻고, 말씀으로 말미암아 돌이키고, 말씀으로 자기를 깨닫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 외에는 어떤 형편이나 조건을 용납지 않는 마음. 100% 악한 자기를 온전히 벗어버린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참 믿음!’

하나님의 마음을 보니 악한 자신이 보여 욥은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돌이켜 보면, 나도 말씀을 믿은 적이 있다. 그때마다 주님이 일하셨다. 그러나… 내 마음의 왕좌에는 늘 내가 앉아 있었다. 문제가 있고 내가 해결하지 못할 사건이 있을 때 잠시 주님께 왕좌를 빌려 드렸다가-말씀의 인도를 받았다가- 일을 처리되고 나면 다시 그 왕좌에서 주님을, 말씀을 밀어내고 내가 앉았다. 100% 항상 악한 나이기에, 나를 조금이라도 인정하면 결코 말씀만을 믿는 믿음의 삶을 살 수 없는데 말이다.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났던 욥, 그러나 하나님을 경외한 것이 자신의 의가 되어 결국엔 하나님을 대적(?)하는 마음을 가졌던 욥이, 그때까지 느끼지 못했던 하나님을 만난 후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삽더니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한하고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하나이다.”(욥 42:5~6) 하고 고백했다. 하나님은 욥에게 ‘네가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시지 않고 당신을 보여 주셨다. 욥이 하나님을, 하나님의 마음을 보고 나니 한없이 악하고 연약한 자신의 모습이 보여 티끌과 재 가운데 앉아 자기를 믿었던 악함을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욥처럼 그렇게 이끄셨다는 마음이 든다.
교제가 너무 좋다. 서로 마음이 비치는 교제, 자신의 마음을 내어놓는 이 교제가…. “나도 교제하지 않으면 타락해” 하시는 박 목사님의 한 마디…. 복음 전하고, 시간 있으면 교제하고, 그렇게 사시는 목사님. “피곤한 건 좋은 거야”라고 하시는 목사님. 그 한 마디 한 마디가 우리를 살게 한다.

 
남은 짧은 이방인의 때를 ‘데프콘’ 명령을 받은 군인처럼 살아야 하리라
전쟁이 임박하면 군인들에게 데프콘(Defcon, 전투준비태세) 명령이 내려진다. 그러면 군인들은 전투에 바로 임할 수 있게 완전무장을 하고 생활한다. 군복을 입고 전투화를 신고 총을 옆에 두고 잠을 잔다. 언제라도 전투 명령이 떨어지면 전쟁터에 나갈 수 있도록. 평시의 삶과 같을 수 없다. 남아 있는 짧은 이방인의 때를 ‘데프콘’ 명령을 받은 군인처럼 그렇게 살아야 하리라. 군화를 신고 총과 탄약을 휴대하고 잠을 자는 군인처럼. 마치 유월절에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유월절 양을 먹듯이.
박 목사님께서 올해 우리 교회에 많은 사람이 구원받아 더해질 것이라고 하셨다는데, 캄보디아에도 한국 월드캠프 이후 주일마다 새로운 사람들이 형제 자매들에게 이끌려 많이 오고 있다. 마지막 때에 사탄도 일하지만 주님이 더 크게 일하셔서 많이 추수하게 하실 줄 믿는다.
현재 우리는 교회 부지 안에 65평 짜리 4층 건물을 추가로 짓고 있는데, 마무리 단계에 있다. 건물이 완공되어 형제 자매들의 숙소와 소모임 장소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 예배당에서 갖는 미니 월드캠프, 수양회, 집회 등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주님 안에 들어올 것이다.
우리를 회개케 하기 위하여 오래 참으신 하나님과 당신의 종에게 감사를 드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