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마음으로 배려할 때 모두가 행복해진다
낮은 마음으로 배려할 때 모두가 행복해진다
  • 권정희 선생님
  • 승인 2014.10.02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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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강 '배려'
몸이 아프거나 약해지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기도 하고 좋은 음식이나 약을 챙겨 먹지요. 그런데 마음이 아프거나 약해지는 것은 무심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리 똑똑하고 몸이 튼튼해도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는데 말이에요. 이번호부터는 잘못된 마음을 바로잡고 건강한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초등학생 마인드강연 전문 선생님들의 강연 11회를 연재합니다. 

 
이 정도면 괜찮지!
여러분은 여러분이 어떻게 생겼다고 생각하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만족스럽게 여긴다고 합니다. 비록 연예인처럼 뛰어나게 예쁘거나 잘 생기지는 않았어도 ‘이 정도면 괜찮게 생겼지’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얼굴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높게 평가하고 만족할 때 문제가 나타납니다.
한 설문조사 기관에서 ‘나는 몇 점?’이라는 조사를 했습니다.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점수를 매겨보라고 하자, 결과는 100점 만점에 평균 80점이 나왔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의 외모나 능력, 성격이나 습관 등 자신을 괜찮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나는 과연 몇 점?
그렇다면 내가 주는 내 점수 말고 주변 사람들이 보는 나는 과연 몇 점이나 될까요? 본인이 보는 자신의 점수와 다른 사람이 보는 자신의 점수가 비슷한 사람도 있겠지만,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나는 나 자신을 80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남들은 나를 50점이라고 본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실제의 자신보다 자신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것을 보고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은 자기는 괜찮은 사람인데 주변 사람들이 알아주질 않으니까 매사가 짜증스럽고 불평이 쏟아집니다. 또한 자기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길수록 자기 생각을 믿고 자기 의견만 주장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자주 다툽니다.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거나 돌아보는 마음, 즉 배려심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배려심
배려란, 다른 사람을 살피고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생활을 합니다. 그래서 누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돈을 기부했다든지,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활동을 했다고 하면 특별하게 여기고 방송을 통해 크게 나타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각박해진 사회를 걱정하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삶을 살자고 외치곤 합니다.
그렇다면 배려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배려를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내 편에서는 도움을 주고 생각해 준 것 같아도 그것을 받는 사람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 도움은 ‘배려’라고 할 수 없습니다.
 
내 입장에서 베푼 배려
지난 여름에 저는 어린이여름캠프를 진행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캠프에 봉사하러 오실 선생님들과 미리 만나 캠프 프로그램을 짜고 담당자를 정하고 준비할 물건들을 의논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캠프에 올 학생들에 비해 선생님들의 수가 적어서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저는 선생님들을 힘들지 않게 해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웬만한 준비는 제가 다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캠프가 시작되는 날, 제 차에 짐을 어찌나 많이 실었던지 마치 이삿짐을 옮기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준비를 많이 해 가는 저를 선생님들이 좋아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캠프를 진행하면서도 선생님들이 힘들지 않게 제가 먼저 알아서 진행을 했습니다. 그런데 진행이 매끄럽게 되지 않고 어려웠습니다. 그제야 저는 제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선생님들은 일이 많고 힘들더라도 서로 서로 맡아 하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마음을 나누기를 바랐는데, 저는 제가 캠프를 잘 진행하려고만 했던 것입니다. 제 편에서는 선생님들을 배려한다고 했지만 정작 선생님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하는 진정한 배려를 하기 위해선 먼저 상대방의 마음을 충분히 살펴야 합니다. 상대방의 뜻이 어떤지는 생각지도 않고 자기 입장에서 배려를 하려다보면 자칫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도 있고 일을 그르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설계도를 망쳐버린 친절
미국의 소설가 오 헨리의 작품 중에 ‘마녀의 빵’이라는 단편소설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잘못된 배려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빵가게를 운영하는 ‘마서 미첨’은 동정심이 많은 노처녀였습니다. 언제부턴가 마서의 빵가게에 중년 남자가 찾아와 빵을 사 갔는데, 늘 제일 값싼 딱딱하고 마른 빵을 사갔습니다. 여기 저기 낡아서 기운 옷차림을 보니 돈이 몹시 궁한 듯 보였습니다. 어느 날 마서는 그 남자의 손가락에 묻은 물감얼룩을 보고 아주 가난한 화가일 거라고 짐작했습니다. 마서는 동정심이 남달리 많은 여자였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 관심과 호감을 가졌습니다. 그날도 중년 남자는 늘 사가는 딱딱한 빵을 사러 왔습니다. 마서는 그 사람이 한눈을 파는 사이에 빵을 반으로 갈라 버터를 듬뿍 넣고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빵을 포장해서 남자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그러고는 남자가 돌아간 뒤, 혼자 미소를 지으며 그 남자가 버터가 들어간 빵을 먹으며 자신에게 고마워하는 장면을 상상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떠들썩하게 소란을 피우며 누군가가 들어왔습니다. 바로 그 남자손님이었습니다. 그 남자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마서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이 바보야! 당신이 내 일을 망쳐 놓았어. 주제넘은 참견이나 하는 할망구야!”
사실 그 남자는 건축 제도사로, 새로 지을 시청의 설계도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연필로 그린 밑그림을 지우는 데에는 지우개보다 마른 빵이 더 효과적이라 늘 마른 빵을 사다가 쓴 것입니다. 마지막 작업을 하던 바로 그날, 마무리를 하기 위해 빵으로 연필 자국을 지우려던 순간, 빵가게 주인이 몰래 넣어준 버터가 설계도에 범벅이 되고 말았습니다. 3개월 동안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 엉망이 된 것입니다.
 
낮은 마음으로 상대방을 살피는 배려
마서는 자기 생각대로 그 남자를 가난한 화가로 생각하고 빵에 버터를 발라주면 좋아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큰 호의를 베풀고 그 사람을 도와준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려면 그 사람보다 마음이 낮은 위치에 들어가야 합니다. ‘내가 가진 것이 많고 저 사람보다 잘났으니 내가 도와줘야지’ 하는 마음은 진정한 배려가 아닙니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나 자신은 다른 사람을 위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마음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 한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고 하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또 자기 생각에서 나온 추측을 사실인 것처럼 믿습니다. 마서가 그 남자에게 ‘어째서 늘 굳은 빵을 사가는지’를 물었다면 그런 큰 실수를 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겸손한 배려로 행복을 전하기를
배려심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즐겁고 편안하게 해 줍니다. 반대로 배려심이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불편하고 괴롭게 만듭니다. 그래서 여러분도 배려심이 있는 친구들과 가까이하길 좋아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다른 친구들을 배려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자기 입장만을 생각하며 자기 위주로 행동하는 사람인가요?
자신을 낮추는 만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자신을 비우는 만큼 다른 사람을 위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키즈마인드 독자들 모두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살피는 배려의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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