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종이 마음에 세워지면서
하나님의 종이 마음에 세워지면서
  • 민웅기 (네덜란드 선교사)
  • 승인 2014.10.27 12: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교사들의 이야기

 
    매년 여름 한국 월드문화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하는 선교사들.
    하나님은 선교사들에게 믿음의 교제를 선물로 주어 하늘의 축복을 안고 선교지로 돌아가게 하신다. 

    올해도 선교사들의 교제에 성령이 힘있게 역사하셨다. 마음에 큰 축복을 받은 선교사들의 간증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캄보디아 하철 선교사, 인도 최현용 선교사에 이어 
    세 번째로 네덜란드 민웅기 선교사의 간증을 들어본다. 

 

흑인 부인 메시
2001년 3월, 나는 독일로 파송 받아 아내와 어린 두 딸과 함께 레겐스부르크라는 작은 도시에서 선교를 시작했다. 그 해 5월에 메시라는 흑인 부인을 만났다. 그는 오래 전에 독일로 와서 결혼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잘 지냈는데, 어느 날 회사에서 정신착란 증세를 나타냈다. 사무실에 있는 물건들을 부수고 사람들을 공격해 경찰이 출동하고, 결국 구급차에 실려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다.
메시 부인은 정신병동에서 신경안정제 주사를 맞으며 많은 시간을 잠을 자며 지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도 차도가 없자 남편이 떠났고, 친구들의 발걸음도 뜸해졌다. 그는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지내며 우울증이 더욱 심해졌다. 신경안정제를 계속 복용하다 보니 몸무게도 두 배나 늘어 비만증 환자처럼 되었다.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지만 죽지도 못했다.
우리는 메시와 일 주일에 한두 번씩 만나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성경공부를 시작한 지 석 달 후에 메시는 복음을 받아들여 구원을 받았다. 메시는 우리를 볼 때마다 늘 죽고 싶다고 했는데, 구원받고 나서는 신기하게도 그런 말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메시 자매는 우리와 함께 수양회에 참석한 후 직장을 잡았고, 일도 열심히 하여 그동안 진 빚도 갚으면서 즐겁게 지냈다.
그 해 겨울, 하루는 무척 실망스런 전화를 받았다. 메시 자매가 정신이 안 좋아져 다시 정신병원에 실려갔다는 소식이었다. ‘그녀는 분명히 구원받았는데 어찌된 일이지?’ 며칠 후 자매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찾아가 보니 정신이 말짱했다. 메시는 카페테리아에 사람들을 모아 놓고 말씀을 전해 달라고 하였다. 그날부터 그곳에서 성경공부를 할 수 있었다. 메시 자매는 춥고 어두운 겨울이 되면 해마다 몇 달씩 정신병원 신세를 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 해에는 며칠 만에 퇴원할 수 있었고, 그것이 마지막 입원이었다. 지금은 건강하게 복음을 위해 살고 있다.

“하나님, 당신이 딸을 살려 주셔야 합니다.”
몇 년 후, 중학교에 다니던 작은딸이 하루는 몸이 아프다며 학교를 쉬고 싶다고 했다. 학교 가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가 그렇게 말해 ‘감기 기운이 심한가?’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하루 종일 화장실을 오가며 토했고, 황달 증세처럼 온 몸이 노랗게 되었다. 다음날도 학교에 가지 못하고,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쓰러져 잠만 잤다. 3일을 앓으니 아이가 죽을 것처럼 아파 보였다. 학교에서 전화가 걸려와 3일 이상 결석할 때에는 의사의 진단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당시 우리 가족은 건강보험이 없어 병원에 마음대로 갈 수 없는 형편이었다.
다음날, 딸을 데리고 집 근처에 있는 진료소에 가서 진단서만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의사는 아이 상태를 보고 피 검사는 돈이 많이 들지 않으니 검사를 받아 보라고 권했다. 그래서 채혈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날 밤 의사가 전화해 아이의 간에 큰 문제가 생겼으니 당장 큰 병원에 입원시켜야 된다고 했다.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하자 “이것은 재앙이에요!” 하고 거듭 말하며 속히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다음날 의사가 또 전화해 아이의 간에 문제가 생겨서 24시간 안에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고는 두려운 마음이 밀려왔다. 사실 우리에게는 아이를 병원에 입원시킬 돈이 없었다. 딸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봐 두려웠다. 하나님께 기도하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하나님, 저는 이곳에 당신의 뜻을 따라 왔습니다. 지금 딸이 많이 아픕니다. 당신이 저 아이를 살려 주셔야 합니다.”
한참 기도하는데, 얼마 전에 들었던 말씀이 생각났다.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가운데 거하시면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의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롬 8:11)
‘딸이 살겠구나! 주의 영으로 말미암아 살았구나!’ 곧바로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그리고 정확히 다섯 시간 후에 딸이 일어나 먹을 것을 찾고 몸이 정상으로 돌아와 단기선교사 언니들과 놀았다. 다음날 의사가 다시 전화해 아이의 병이 ‘급성 A형 간염’이라고 했다. 내가
‘아이가 일어나서 먹고 놀기 시작했다’고 하자 의사는 매우 의아해하며 전화를 끊었다. 딸은 그 후로도 건강히 잘 지냈고,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독일에서 11년간 선교하고 영국에서 잠시 지내다가 작년에 네덜란드로 파송 받았다. 앞에 이야기한 것처럼 주님의 은혜를 경험하며 즐겁고 감사할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선교가 어려워졌다. 형편에 마음이 눌리고 소망을 잃어 갔다.
지난 4월 말, 독일 월드캠프를 인도하러 오신 박옥수 목사님께 내 신앙의 문제를 말씀드렸다.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힘들고 지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 목사님은 나아만의 집에 포로로 잡혀온 계집종의 믿음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그 아이는 믿음이 있어서 행복했다고 하셨다. 나는 “목사님, 저는 그 계집종이 불행해 보입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목사님은 계집종의 마음의 세계를 이야기하시고, 나는 내 육신의 눈에 보이는 형편을 표현한 것이었다. 옆에 있던 박영주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사탄에게 속아 하나님의 말씀이나 믿음과 상관없이 잘못된 길로 이끌려 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중에 박옥수 목사님이 ‘하나님의 말씀과 생각을 정리해서 말씀 편으로 마음을 옮겨 따라가면 신앙은 쉽고 재미도 있다’며 간단하고 정확하게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한국 월드캠프에 참석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셔서 선교를 나간 지 8만 만에 한국에 가게 되었다.
한국에 가면서, 늘 흔들리는 내 마음을 정확하고 확실하게 붙잡아줄 수 있는 것을 꼭 얻어 가고 싶었다.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주는 도장이라도 받아 가고 싶었다.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같은 유럽 지역의 선교사님 한 분이 카톡으로 “망한 자의 마음을 가지고 가면 목사님의 말씀이 정확하게 들립니다. 은혜 입고 오세요.” 하고 메시지를 보내 주었다. 그 이야기 그대로 나는 망한 자요, 거짓된 자였다. 하나님께서 나의 정확한 마음의 위치에 대해 듣게 하셨다.

내 마음이 요한복음 7장에 나오는 사람들의 마음 같았기에
한국에 도착해 바로 기쁜소식강남교회 4층에 있는 박옥수 목사님 집무실로 갔다. 목사님은 목회자들에게 요한복음 7장과 8장에 대해 말씀하고 계셨다. 8장에 나오는 간음 중에 잡힌 여자는 돌에 맞아 죽을 시간을 기다리며 아무 소망 없이 예수님의 발 아래 있었다. 그녀가 가지고 있던 재산, 지식 등이 아무 소용이 없고, 좋은 집이나 옷이나 음식 또한 아무 의미가 없었다. ‘내가 왜 이렇게 되었지?’ 수많은 생각과 후회…, 그러나 너무 늦었다. 그 여인은 그저 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랬기에 예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한 마디는 그녀에게 생명과 같은 것이었다.
누가 죽음의 법인 율법을 이기고 이 여인을 살릴 수 있는가? 그때 예수님께서 돌을 들고 서 있던 사람들에게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셨고, 여인을 때리려고 사람들이 들고 있던 돌들이 다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돌을 들고 있던 사람들이 다 떠난 후 예수님은 여자에게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하셨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은 그녀에게 생명이었다.
똑같은 예수님에 대하여 요한복음 7장에 나오는 사람들은 “예수님이 좋은 사람이다” “아니다, 무리를 미혹하게 한다” 하며 혼돈 가운데 있었다. 예수님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임하는 결과가 전혀 달랐다. 한쪽은 생명이었고, 다른 쪽은 저주와 멸망이었다.
박 목사님은 끊임없이 이런 부분을 말씀하셨다. 그렇다. 내가 흔들린 것은 내 마음이 요한복음 7장에 나오는 사람들의 마음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내 마음이 8장에 나오는 간음 중에 잡힌 여인같이 되기를 원하신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만 믿는 믿음으로 살기를 바라신 것이다. 그 사실이 감각되면서 마음에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말씀이 아닌 나의 지혜와 방법과 경험으로 살아온 것이 나를 이렇게 망케 했구나!’ 계속되는 사역자 모임에서 말씀을 들으며 잘못 살아온 나의 모습이 보였다.

실제 문제는, 내 마음에서 하나님의 종이 실종된 것이었다
며칠 후, 박 목사님은 선교사들이 하는 간증을 들으시고는 열왕기하 1장 말씀을 이야기하며 “내가 하나님의 종이라면 자네들은 다 죽었네”라고 하셨다. 열왕기하 1장에는 아하시야 왕의 명령을 좇아 하나님의 종 엘리야를 부르러 온 세 명의 오십부장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 가운데 앞의 두 사람은 엘리야에게 와서 “하나님의 종이여!”라고 불렀지만, 그것은 입술뿐이었다. 그들 마음에는 하나님의 종의 권위가 전혀 세워져 있지 않았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질서를 알지 못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단지 먹고살기 위해 이 세상 왕에게 결탁되어 살고 있었다. 그들은 결국 죽임을 당했다. 그 말씀이 내 마음에도 사망을 가져다주었다. ‘그렇다면 나도 사망이구나!’ 나도 그들처럼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사도와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이 돌이 되셨느니라.”(엡 2:20)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질서가 있는데, 내 마음이 높아 그 질서를 깨뜨리면서 문제들이 생겼다. 나는 그저 열심히, 성실히 복음의 일을 하면 될 것처럼 생각했고, 나의 열심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여겼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처음으로 나의 근본 문제를 보게 된 것이다.
아담과 하와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은 후 눈이 밝아져 자신들이 벌거벗은 것을 보았다. 그들은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문제는 그들의 영이 하나님과 끊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알지 못해, 하나님께 나가기보다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서 치마를 만들기 바빴다. 내가 살아온 날들이 그와 같았다. 나는 내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내가 불성실하고 마음에 정함이 부족하고 등등에서 찾았다. 내 모습이 어떠한지를 보기에 바빴지, 문제를 만들어내는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실제 문제는 내 마음에서 하나님의 종이 실종된 것이었다. 물론 우리를 인도하는 목사님을 존경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이끌어 주시고 우리 선교회를 책임지시는 분이라고 목사님을 소개도 했다. 하지만 나의 생명을 좌우한다고까지는 믿지 않았다.

‘오늘날도 하나님께서 당신의 종을 통하여 같은 일을 하시겠구나!’
기쁜소식강남교회 4층에 있는 박 목사님 집무실은 우리 선교회의 사령탑과 같았다. 매일 아침 선교회의 전반적인 일을 의논하는 회의가 있고, 성경 말씀을 중심으로 교제가 있고, 이어서 목사님을 중심으로 사역자들이 신앙적으로 부족함이나 어려움이 있는 사역자들을 위해 의논하고 기도하시는 것을 보았다. 그것이 내 마음에 쉼을 주었다.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신 종이 이곳에서 지리적으로 멀러 있는 나를 관리하고 계시는구나.’ 그렇다. 내가 네덜란드에 파송받은 것도 하나님께서 당신의 종에게 허락하신 말씀 “내게 구하라, 내가 열방을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 끝까지 이르리로다”(시 2:8)를 이루시려고 된 일인데, 나는 스스로 이루어 보려고 애를 썼던 것이다. 마음이 흔들리고 눌리고 부담스러웠던 것은 하나님의 종과 상관없는 삶을 살았기 때문임이 보였다. 그것은 사탄에게 속아서 시작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한 사실을 발견한 후 성경을 보니, 열왕기하 2장에서는 엘리사 선지자가 여리고 성의 물 근원을 고치고, 3장에서는 유다와 이스라엘 군대를 위해 광야에서 마실 물을 허락하여 전쟁에서 승리하게 하고, 4장에서는 선지자 생도의 아내를 도와 그 가족이 살 수 있게 하였다. 또 수넴의 여인에게 아들을 허락하고, 그 아들이 병들어 죽자 그를 살리고…. 그처럼 하나님의 종을 통하여 일어나는 역사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날도 하나님께서 당신이 세우신 종을 통하여 같은 일을 하시겠구나!’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오랫동안 박 목사님을 믿음 없는 사역자들을 꾸짖는 분으로 여겨 부담스럽게 생각해 그분 앞에 서기를 꺼려 했다. 그런 생각이 나를 목사님과 멀어지게 하여 나를 영적인 자폐아처럼 만들어 머뭇거리며 살게 했다. 비로소 우리가 갖는 교제의 시간이 내 영혼에 더없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고, ‘목사님 곁에서 지내는 것이 큰 복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 생애에서 처음으로 들어진 마음이었다.
수양회나 신앙 캠프에서 ‘환자 안수식’ 때 아픈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 주면서, 나는 주님이 그분들을 낫게 하시겠다는 정확한 믿음이 없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주님의 말씀이 마음에 들려지고 믿어지니 환자를 위해 기도할 때 ‘이분이 낫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성경 말씀에 그렇다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저가 한 제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을 영원히 온전케 하셨느니라.”(히 10:14)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사 53:5)

마음에 ‘삶의 구원’과 ‘하나님의 종의 권위’가 세워진 시간
박 목사님은 지난 여름 선교사 모임을 준비하며 오랫동안 하나님께 기도하셨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임이기에 나의 조건과 상관없이 나는 많은 것을 얻었다. 내 마음에 ‘삶의 구원’과 ‘하나님의 종의 권위’를 분명하게 세워 주었다. ‘내 영혼의 구원은 예수님의 보혈로 이루어졌는데, 삶에서의 구원은 어떻게 되나?’ 늘 알 듯 말 듯 하였는데, 하나님의 종이 내 마음에 세워지면서 내 삶이 하나님의 종에게 이끌릴 때 삶에서의 구원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았다. 마치 선지자 생도의 아내가 엘리사 선지자 앞에 나오자 모든 문제를 해결받았듯이 말이다.
선교사 교제를 통하여 그동안 잘못 살아왔던 나의 삶에서 돌이켜 하나님의 종을 마음에 세울 수 있고, 내 마음이 하나님의 종과 연합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감사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