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박물관
농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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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2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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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의 지혜와 삶이 담겨 있는 곳
 
11월 11일이 무슨 날인 줄 아나요? 대부분 좋아하는 사람에게 막대과자를 주는 날로 알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이날은 ‘농업인의 날’로,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농산물을 키우기 위해 애쓰는 농업인들을 기념하는 날이에요. 우리나라의 역사와 함께 발달해온 농업과 농업인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농업박물관을 찾았어요.

도심 속 작은 농촌
지하철 서대문역에서 내려 높은 빌딩숲 사이를 걸었어요. 그러자 곧 추수를 기다리는 곡식과 허수아비, 물레방아, 정자가 나타났어요. 바로 농업박물관 앞마당 풍경이에요.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를 참새들이 곡식 주변을 기웃거리는 모습이 마치 시골 들판 같았어요.
농업박물관은 농업역사관, 농업생활관, 홍보관으로 나뉘어 있어요. 먼저 1층에 있는 농업역사관으로 들어갔어요. 이곳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농업의 역사를 담고 있어요.

역사를 따라 발전해 온 농업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커다란 움집이 관람객을 맞이해요.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재연해 놓은 것이에요. 음식을 담기 위해 토기를 만들고, 갈판과 갈돌을 이용해 곡식의 껍질을 벗겨 가루를 만들고, 한편에는 사냥도구와 사냥한 동물이 걸려 있고, 가운데 사람이 앉아 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있었어요. 실제크기의 모형물이라 그런지 당장이라도 집밖으로 나올 것 같이 실감났어요.
다음으로 충남 논산시 마전리에서 발굴된 마을 유적을 꾸며놓은 모형을 보았어요. 청동기시대가 되어 한 곳에 머물러 살며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 풍경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벼농사를 시작한 이때 사람들은 울타리를 치고 망대를 세웠어요. 그리고 거주 공간, 무덤 공간, 곡물 저장소, 토기 생산소 등 생활공간을 용도에 따라 분리해 놓았는데, 계획적으로 마을을 조성한 지혜를 엿볼 수 있었어요. 따비(땅을 일구고 알뿌리를 캐는데 사용하는 농기구)를 사용해 밭을 갈고 있는 모습을 보았어요. 나무를 깎아 만든 것이라 조금 어설프게 보였지만 도구를 사용해서 보다 능률적이고 편리하게 일하던 조상들의 지혜와, 농업을 발전시키려는 옛사람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어요.
대장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미니어처 전시물을 보았어요. 나무를 사용하던 시대가 끝나고 철기시대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어요. 철을 가공하여 다양한 모양의 농기구와 각종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쇠를 녹여 틀에 붓고 쇠를 두드려 모양을 만들어냈어요. 또한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큰 저수지를 만드는 과정을 보았어요. 330년경 백제가 지은 ‘벽골제’인데 전체 둘레가 약 3킬로미터에 달하는 저수지의 수문을 만드는 과정을 생생하게 표현하여 놓았어요. 
 
농업에 대한 조상들의 열의와 정성
이어서 농업이 급격히 발달한 조선시대로 접어들었어요. 우리 조상들은 그때 이미 추운 겨울에도 식물을 기를 수 있는 연구를 했어요. 지금과 같은 비닐이 없었기 때문에 천장에 격자무늬 창틀을 짜고 한지를 덮어 온실을 만들었어요. 찬바람은 막고 햇볕이 잘 들어오게 하여 실내온도를 높인 것이지요. 흙 아래에는 구들을 설치해 불을 때서 흙의 온도를 높여 식물이 잘 자라도록 하였는데, 온실 내부구조를 보면서 농업을 위해 대단한 정성을 기울인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농업이 나라의 흥망을 가르던 시대였기에, 왕이 직접 풍년을 기원하기도 했다고 해요. 직접 밭을 가는 의식을 행하며 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했어요. 농업은 자연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일이었기에, 왕이라 할지라도 자연 앞에 겸허한 마음으로 빌었던 것이지요.
▲ 조선시대 농민들의 농사에 관한 정보를 담은 '농가집서'예요.
농촌 생활을 한눈에
2층에는 ‘농업 생활관’이 마련되어 있어요. 들어서자마자 시끌벅적한 전통시장터가 나왔어요. 쌀을 비롯해 각종 곡식을 파는 상인, 엿장수에게 엿을 사먹는 아이, 대장간에서 쇠를 두들겨 연장을 만드는 대장장이, 볏짚으로 짚신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을 한 마네킹들과 천장에서 들려오는 음향효과가 어우러져 옛 장터의 생동감이 그대로 전해졌어요.
그 다음으로 논, 밭의 사계절을 담은 전시물이 눈에 띄었어요. 계절마다 우리 땅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어요. 미니어처가 어찌나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는지, 멀리서 새참을 이고 오는 아주머니에게서 포근함이 느껴지고 꽹과리를 치며 춤을 추는 농부들에게서 수확의 기쁨이 느껴질 정도예요.

▲ 농기구와 농업 생활을 한눈에 봐도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전시물들은 마치 살아있는 듯 생동감이 느껴져요.
 
농업과 농업인의 삶을 배우며
전시장을 관람하며 한해 농사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추운 겨울에도 쉬지 않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농업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힘들고 어려운 농업일을 지금까지 지켜 오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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