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예술의 나라에서 자라는 아이들
문학과 예술의 나라에서 자라는 아이들
  • 강다미
  • 승인 2015.01.0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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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학교가자
추운 시베리아의 학교 운동장은 어떤 풍경일까? 안데스 높은 산에 사는 친구들은 어떻게 공부할까? 나라마다 도시마다 학교 풍경은 가지각색. 그러나 어느 곳이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매일 매일 커가는 꿈들로 학교 지붕이 들썩이는 것은 똑같아요.
이번호에서는 지구촌의 다양한 초등학교들 중 러시아 하바롭스크의 학교를 소개할게요.
 
이웃 나라 러시아
러시아는 1991년 소련이 해체될 때 독립한 나라 중 하나예요. 1억 4천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넓은 땅을 가졌어요. 그만큼 자원도 풍부하고 다양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지요. 러시아의 동쪽 국경이 한반도와 접해있을 정도로 러시아는 한국과 가까운 나라예요.
이곳 하바롭스크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비행기로 7시간,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7일이나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있어요. 하바롭스크는 워낙 춥기로 유명한데, 겨울에는 기온이 영하 15도에서 영하 38도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냉동실에 있는 듯한 느낌이에요. 그래도 봄, 여름, 가을까지 사계절이 다 있답니다.
 
러시아의 학교생활
최근 러시아는 사람들의 생활이 자유분방해지고 빈부의 차이도 커졌어요. 그래도 나라에서 교육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뜻만 있다면 학교에 다닐 수 있어요.
교육 제도는 초등과정이 1학년~4학년, 중등과정이 5학년~9학년, 고등과정이 10학년~11학년으로 되어 있는데, 초·중·고등 과정이 모두 한 학교에서 이루어져요. 시험은 4학년, 9학년, 11학년에 3번 치러요. 그밖에 일 년에 두 번씩 책을 읽는 속도 시험을 봐요. 2학년부터 영어를 배우고 5학년부터는 원하는 교실을 찾아다니면서 수업을 들어요.
봄, 가을, 겨울에는 일주일 정도만 방학을 해요. 하지만 여름에는 무려 세 달씩이나 학교를 쉬지요. 방학 숙제도 거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여름방학 때 주로 여행을 하거나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등 알차게 방학을 즐겨요. 요즘에는 러시아에도 한국 노래와 드라마가 많이 알려져서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 여행을 다녀오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춥지만 즐거운 등굣길
요즘과 같은 겨울의 하바롭스크는 정말 아름다워요. 거리의 나무와 집들, 강가가 새하얀 눈옷을 입는답니다. 집집마다 썰매나 아이스하키, 스케이트 장비가 갖추어져 있어요. 겨울에는 집 앞 놀이터가 스케이트장이 되거든요. 그런데 눈이 많이 오기 때문에 등굣길은 정말 힘들어요. 너무 기온이 떨어지거나 강풍이 불거나 눈이 심하게 많이 내리는 날은 학교를 쉬어야 해요.
러시아 사람들은 어린이를 보호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도 1학년까지만 부모님이 학교에 데려다 주고, 2학년부터는 혼자 버스를 타고 다니게 해요. 버스비는 한국 돈으로 600원에서 900원 정도. 러시아에는 한국에 없는 교통수단이 또 하나 있어요. 바로 ‘뜨란바이’라는 전차예요. 아이들은 버스나 전차를 타고 씩씩하게 학교에 가지요.

▲ 학교에 등교하여 아침식사를 해결하기도 하는데, 빵, 주스, 샌드위치 등 각자 먹고 싶은 것을 사먹어요. 점심은 학년마다 정해진 자리에서 급식을 먹어요.
배움의 열정으로 따뜻한 수업시간
수업이 시작되면 선생님은 과제를 내줘요. 학생들은 손을 들어 발표를 하는데, 자유롭게 의견을 발표하는 학생들 덕분에 수업 분위기가 활발해요. 선생님은 학생들이 발표한 내용 중에 틀린 것과 중요한 것을 짚어주고 발표에 점수를 매겨요. 선생님과 학생들의 열기로 추운 줄도 모르고 수업이 마쳐요.
영어시간에는 한 학급의 학생 수를 더 나눠 수업을 진행해요. 발표 기회를 많이 주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러시아 학생들은 영어를 아주 잘해요.
저학년 교실에서는 마지막 수업 시간에 음악이 흘러나와요. 음악을 들으며 색칠 공부를 하기도 하고 러시아 전통춤을 추기도 한답니다.

▲ 발표를 할 때는 자유롭게 해도 선생님의 설명을 들을 때는 진지하고 차분하게 듣지요.
아하, 러시아의 학교는 이렇구나!
특이한 것 하나 소개할게요. 한국에서는 공부할 때 주로 연필이나 샤프펜슬을 쓰잖아요? 이곳은 학생들이 공부할 때 주로 파란 볼펜을 써요. 연필은 단어마다 강세를 표시하거나 틀린 것을 표시할 때 쓰고요. 알고 보니 1950~1960년대에 정부에서 파란 볼펜을 많이 만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파란 볼펜을 쓰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어서 공부를 하건, 서류를 만들건, 메모를 하건 파란 볼펜을 써요.
또 한국에는 학교마다 좋은 뜻을 가진 이름을 붙이지요. 이곳은 몇 학교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지역마다 숫자로 학교이름을 불러요. 예를 들면 1번학교, 27번학교, 50번학교… 이런 식으로요. 하바롭스크의 마지막 학교 이름은 85번학교예요.

▲ 친구들은 경쟁 상대가 아니라 서로서로 가르쳐 주는 멘토예요.
스스로 척척 공부하는 아이들
러시아의 학교들은 교문을 열어놓아 누구든지 드나들 수 있게 해놓았어요. 그래도 학교에 수상한 사람이나 나쁜 사람들이 들어오는 일이 없고 사고도 극히 드물거든요. 이처럼 러시아의 학교는 매우 개방적이고 공부도 자율적으로 진행해요. 방과 후에도 학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공부를 해요. 어려서부터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고, 교과서 또한 선생님이 없어도 공부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요. 게다가 학생들끼리도 서로 가르쳐 주고 조언을 해주는 멘토링 시스템이 되어 있어요. 서로를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지식과 지혜를 쌓아가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요. 러시아가 교육의 나라, 문학의 나라, 예술의 나라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자유롭고 자율적인 학습 문화와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방식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도 하바롭스크의 학생들은 즐거운 교실에서 추위를 이기고 모락모락 꿈을 피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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