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골짜기들
이스라엘의 골짜기들
  • 관리자
  • 승인 2015.01.1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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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순례(25회)

 

엘라 골짜기
예루살렘에서 서남쪽으로 30km 가량 떨어진 벧세메스로 가는 길로 차를 타고 곧장 달려가면, 성경에 그 이름이 등장하는 크고 작은 골짜기들이 나온다. 삼손의 고향인 소렉 골짜기도 그 길에서 만날 수 있다. 현재 예루살렘에서 현대화된 도시 벧세메스Beit shemesh(태양의 집)로 가는 길이 잘 닦여 있는데, 학자들은 옛 성경 시대에도 예루살렘에서 벧세메스로 가는 길이 바르고 넓은 대로大路였다고 말한다. 사무엘상 6장에 보면, ‘젖 나는 암소 두 마리가 법궤를 실은 새 수레를 끌고 벧세메스 길로 바로 향하여 대로로 갔다’고 기록되어 있다.
예루살렘에서 벧세메스를 향하여 25km 정도 달리면 엘라 골짜기가 나온다. ‘소고’와 ‘아세가’의 산등성이 사이에 위치한 이 골짜기는, 옛날에는 예루살렘·베들레헴·헤브론을 이어주는 중요한 군사 이동로였다. 다윗이 사울을 피해 한때 숨었던 가드 역시 이 지역에 속한다. 가드는 옛 팔레스타인 땅으로 골리앗의 고향이기도 하다. 다윗이 가드의 영웅 골리앗을 죽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사울을 피해 그 땅으로 도망했던 것이다. 언뜻 보면 다윗이 스스로 자신을 지킨 것 같지만 사실은 그가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이 그를 지키고 계신 것을 볼 수 있다.
엘라 골짜기의 전체 모습을 보려고 아세가 언덕으로 올라갔다. 좁은 비탈길을 따라 제법 올라가니 아세가 언덕의 정상이 나왔다. 언덕에는 전망대가 있고, 그곳에서 옛 엘라 골짜기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눈앞에 사무엘상 17장의 첫머리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블레셋 사람들이 그 군대를 모으고 싸우고자 하여 유다에 속한 소고에 모여 소고와 아세가 사이의 에베스담밈에 진치매 사울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여서 엘라 골짜기에 진치고 블레셋 사람을 대하여 항오를 벌였으니”(삼상 17:1~2)
내가 선 아세가 땅에는 블레셋 진영이 있었고, 맞은편 소고 땅에는 이스라엘 진영이 있었다. 블레셋 군대는 아세가 언덕 편에 있는 ‘에베스담밈’에 진을 치고 전투를 벌일 태세를 갖추었다. 그때 블레셋에서 싸움을 돋우는 장수 골리앗이 엘라 골짜기로 나와 이스라엘 군대를 조롱했다. 그리하여 그 유명한 다윗과 골리앗의 한판 승부가 펼쳐졌던 것이다. 소년 다윗은 엘라 골짜기에서 물매로 조약돌을 던져 골리앗의 이마를 맞춰 그를 쓰러뜨렸고, 골리앗의 칼을 빼서 그의 목을 베었다.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싸움이었는데, 소년 다윗이 완벽하게 무장한 키가 3미터가 넘는 싸움꾼 블레셋의 영웅을 단번에 이긴 것이다.
이 싸움에서 주목할 것은 다윗의 마음이었다. 당시 왕이었던 사울이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었으나 그들의 마음은 하나님과 달랐다. 하나님의 눈에는 골리앗이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그들은 골리앗을 두려워했다. 오직 다윗만이 하나님께서 골리앗을 이기게 하실 것을 정확히 알았다. 그가 골리앗과 싸움을 벌인 것은 막연한 용기가 아니라 믿음이었다. 그는 하나님과 마음이 같았던 것이다.
나는 아세가 언덕 위에 서서 엘라 골짜기 위에 펼쳐진 하늘을 바라보았다. 옛날 그 하늘 위에서 하나님이 다윗을 내려다보고 계시고, 다윗은 그 어떤 무기보다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을 무기로 가지고 골리앗 앞에 나아갔다.
다윗의 싸움과 박옥수 목사님의 삶이 오버랩되었다. 복음을 위해 달려가는 길에 수많은 대적들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종이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 기적 같은 승리를 주시는 것을 보았다. 하나님이 당신의 뜻을 이루시고 복음과 교회를 지켜 가시는 모습을 수없이 보았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다윗을 아무도 이길 수 없는 것이 바로 성경의 법칙인 것이다.

 

에베스담밈
아세가 언덕과 소고 언덕 사이에서 아세가 쪽에 가까운 지역을 에베스담밈이라 부르는데, 여기에는 몇 가지 영적 의미가 담겨 있다. 에베스는 히브리 발음으로 ‘에페스’로 숫자 0, 즉 ‘없음’을 나타낸다. ‘담밈’은 ‘피’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에베스담밈은 ‘피가 없다, 더 이상 피 흘리기를 원치 않는다’라는 의미로 붙여진 지명인 것이다.
다른 면으로는 ‘하나님과 그의 종이 우리 대신 싸워 대적을 물리쳐서 우리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승리를 거두었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마지막으로 피는 가끔 죄를 상징하는데, ‘구원자가 와서 우리 죄를 가져가 죄가 없다’는 뜻으로 메시아를 바라는 이름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들로 그 지역이 ‘에페스담밈’이라 불렸다고 한다.
 

하르 하크피짜, 나사렛 동네가 건설된 낭떠러지
이번에는 예루살렘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 예수님이 혼인 잔칫집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셨던 가나를 지나 나사렛 마을로 들어섰다. 지금의 나사렛 시내를 지나면 히브리 말로 ‘하르 하크피짜’라고 불리는 낭떠러지가 있다. 성경에는 이곳을 ‘나사렛 동네가 건설된 산 낭떠러지’로 기록하고 있다.
누가복음 4장에서,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나사렛 동네의 대회당에 들어가셔서 규례대로 성경을 펴 이사야 61장 1절부터 읽으시고 말씀을 전하셨다. 그리고 그 말씀을 믿지 않는 사람들, 곧 전부터 알던 고향의 유지들과 율법사들과 종교인들 앞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엘리야 시대에 하늘이 세 해 여섯 달을 닫히어 온 땅에 큰 흉년이 들었을 때에 이스라엘에 많은 과부가 있었으되 엘리야가 그 중 한 사람에게도 보내심을 받지 않고 오직 시돈 땅에 있는 사렙다의 한 과부에게 뿐이었으며, 또 선지자 엘리사 때에 이스라엘에 많은 문둥이가 있었으되 그 중에 한 사람도 깨끗함을 얻지 못하고 오직 수리아 사람 나아만뿐이니라.”(눅 4:25~27)
자신의 신앙이 괜찮다고 여기고 있는 유대인들에게 그들의 마음이 하나님과 정반대 방향에 서 있음을 보여 주신 것이다. 그러자 회당에 있던 유대인들이 분이 가득해 예수님을 동네 밖으로 밀쳐낸 후, 동네가 건설된 산의 낭떠러지까지 끌고 가서 아래로 밀어 떨어뜨려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들의 손에서 벗어나 그들 가운데로 지나가셨다.
이 일이 일어난 낭떠러지가 바로 ‘하르 하크피짜’이다. 이곳에 있는 전망대에서는 나사렛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망대 맞은편에는 현재의 나사렛 시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뒤편에는 아찔하리 만큼 가파른 낭떠러지가 있다. 그 너머로 멀리 길보아 산, 나봇의 포도원이 있는 땅, 그리고 ‘변화 산’이라 불리는 ‘다볼 산’까지 나사렛 인근 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해져 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율법에 의해 처벌을 받은 이들이 낭떠러지 위에서 돌에 맞아 죽은 후 그 시체가 낭떠러지 아래로 버려졌다고 한다. 유대인들은 구원자로 오신 예수님을, 주님이 자신들에게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분이 가득하여 이단으로 여겨 낭떠러지에서 죽이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엘라 골짜기에서 다윗을 이기게 하신 하나님의 손이 까닭 없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는 자들의 손에서 주님을 온전히 지키시는 것을 성경에서 볼 수 있다. 그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심이 말할 수 없이 감사하다.

 

기드론 골짜기
동예루살렘의 감람산과 성전산 사이에 위치한 기드론 골짜기는 옛 다윗성과 뗄 수 없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가룟 유다가 목매어 죽었던 ‘힌놈의 골짜기’ 끝자락에 있는 아켈다마 지역에서 옆으로 꺾어지는 곳부터 기드론 골짜기가 시작된다. 기드론 골짜기 반대편 끝자락에는 예수님이 머무셨던 감람산 겟세마네 동산이 위치해 있었다.
기드론 골짜기는 여호사밧 왕과 연관이 많아 ‘여호사밧의 골짜기’라고도 하며, 헤실(대상 24:15)의 아들의 무덤과 스가랴 선지자의 무덤도 이곳에 있었다. 역대하 20장에 나오는 ‘브라가 골짜기’가 기드론 골짜기라는 말도 있다.
현재 기드론 골짜기에는 ‘압살롬의 무덤’이라 칭하는, 압살롬을 기념하는 가묘가 세워져 있다. 사무엘하 18장에 보면, 압살롬이 ‘왕의 골짜기’라 불리는 골짜기에 자기를 위하여 기념비를 세운다. 당시 왕의 골짜기는 옛 다윗성 옆에 있던 기드론 골짜기이기에, 이 성경을 근거로 기드론 골짜기에 있는 가묘가 압살롬의 가묘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기드론 골짜기는 다윗이 아들 압살롬의 반역을 피해 그를 따르던 사람들과 함께 지나갔던 골짜기로도 유명하다. 도망하는 다윗은 끝난 것 같고 압살롬은 득세하고 승리한 것 같았지만, 결국 압살롬이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기드론 골짜기에서도 하나님은 능력을 나타내시고 당신의 사람을 지키셨다.
기드론 골짜기가 압살롬의 기념비가 있었던 장소는 맞지만 압살롬이 죽은 장소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이 기드론 골짜기 어디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압살롬 이야기에서 놀랄 만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압살롬을 향해 울부짖는 아버지 다윗의 마음이었다. 압살롬이 아버지이자 하나님의 종이었던 다윗의 그 마음을 정확히 만난 적이 있었다면…. 이 시대의 교회와 종의 마음 또한 그러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골짜기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
얼마 전, 유대인 친구 하나가 자신의 장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2차대전 당시 유대인 말살정책에 따라 어느 수용소로 보내진 장인이 지쳐 쓰러지자 독일군들이 죽은 줄 알고 시체 구덩이에 던져넣었다고 한다. 며칠 후 그는 기적처럼 살아났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 밤에 악취를 풍기며 자기 위에 쌓여 있는 수많은 시체들을 힘을 다해 헤치고 기어올라와 도망쳤다고 한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자신에게 그처럼 끔찍한 일을 당케 하신 하나님에 대해 분노해 ‘이 세상에 하나님은 없다’고 하며 무신론자가 되어 살고 있다고 했다.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인가? 살아 남아 하나님께 감사할 조건이 얼마나 많은데…! 사람이 마음이 높으면 그렇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때로 인생길에서 어려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낮추시는데, 그것은 구원을 베푸시기 위함이다.
이스라엘의 골짜기들에는 감사할 조건이 많다. 이 골짜기들은 죽을 것 같고 안될 것 같은 형편에서 하나님이 당신의 사람들을 어떻게 위하고 도우셨는지를 보여 준다. 우리에게도 그러한 사실을 가르쳐 주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성경 말씀과 함께 골짜기들마다 여러 자취들로 남아 있다. 우리가 무엇을 좇을 것인지는 정말 중요하다. 나는 하나님의 종이 어떤 절망적인 형편 앞에서도 어떤 인간의 방법이나 사람의 마음을 좇지 않고 마음에 하나님의 말씀만 세우고 그 말씀을 좇아가는 것을 보았다. 그것이 무모한 것 같아도 말씀을 좇아가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늘 승리했다. 이것이 이스라엘의 골짜기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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