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자루와 같은 욕구
구멍 난 자루와 같은 욕구
  • 강정곤
  • 승인 2015.03.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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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강 욕구에 대해
 
조급해지고 약해진 마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물질문명이 굉장히 발달했습니다. 첨단 스마트 장비와 가전제품들 덕에 작업속도도 빨라지고 생활도 편리해졌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속도와 편리함에 만족하지 못하고 보다 더 빠르고 훨씬 더 편한 것을 원합니다. 조금만 번거로워도 짜증스러워하고 참을성이 약해져 조급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얼마 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이 수업시간에 떠들다가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듣자, 선생님께 심한 욕설을 하며 대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2009년 8월 교육과학기술부의 <학생 정신건강 검진 시범운영 사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생 74,380명에게 정신건강 선별검사를 한 결과, 12.9%(9,588명)가 정밀검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로 우울, 불안, 자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음주, 흡연, 약물, 비행 및 폭력, 인터넷 중독, 성행동 장애, 섭식장애 등 정서나 행동에 문제가 나타난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들어 학생들이 부담스럽거나 어려운 문제를 만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지식은 많아지고 여건은 좋아졌지만 마음은 약해진 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건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문제와 부딪쳐 이겨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건강한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마음을 병들게 하는 ‘욕구’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하나씩만으론 부족해!
한 농부에게 하루에 하나씩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있었습니다. 농부는 매일 황금알을 얻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그런데 거위가 황금알을 하루에 하나씩만 낳는 것이 늘 아쉬웠습니다. 농부는 ‘뱃속에는 황금알이 많을 테니 한꺼번에 꺼내면 되겠군’ 하는 생각으로 거위를 죽여 배를 갈랐습니다. 그러나 뱃속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농부는 욕심을 부리다가 매일 하나씩 얻던 황금알마저 모두 잃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는 모릅니다.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면 행복해질 거라 생각하고 욕심을 부리지만, 행복은 오히려 욕심을 비우고 욕구를 절제할 때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의 욕구란?
그렇다면 욕구란 무엇일까요? 사전을 보면 ‘무엇을 얻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바라는 일’ 이라고 합니다. 욕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기본적으로 일어나는 생물학적인 욕구, 즉 먹고 자고 입고 즐기고 싶은 욕구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우리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사회적인 욕구입니다. 사랑을 받고 싶고 인정과 칭찬을 받고 싶고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 등을 말합니다.
만약 사람에게 욕구가 없다면 아무것도 하려고 들지 않고 무기력하게 살 것입니다. 그러면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고 세상이 발전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욕구는 우리가 살아가는 힘이 되고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런데 이런 힘을 잘 사용하지 못할 때 문제가 일어납니다.
자동차가 잘 달리려면 좋은 엔진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차에 아무리 좋은 엔진이 있다고 해도 브레이크가 없다면 그 차는 쓸 수 없습니다. 엔진이 좋을수록 강력한 브레이크가 있어야 안심하고 차를 운행할 수 있습니다. 그렇듯이 무언가를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욕구와 함께 욕구를 참고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의 브레이크를 갖춰야 하는 것입니다.
 
지혜롭고 뛰어났던 솔로몬 왕이지만
옛날 이스라엘에 솔로몬이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솔로몬은 아버지 다윗을 이어 세 번째 왕이 되어 이스라엘을 다스렸습니다. 그때 솔로몬은 예루살렘 성전과 왕궁을 짓는 등 나라를 번성시켰습니다. 또한 어마어마한 부와 명예와 권세를 누렸는데, 특히 지혜롭기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한번은 두 여인이 한 아이를 데리고 서로 자기 아이라고 싸우다가 솔로몬 왕에게 판결을 받으러 왔습니다. 요즘 같으면 유전자검사를 해서 누구의 아이인지 금방 알아낼 수 있지만, 당시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때 솔로몬은 지혜를 발휘해 진짜 엄마와 가짜 엄마를 분별해냈습니다. 사람들은 솔로몬이 간단하게 진짜 엄마를 찾아주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혜롭고 모든 면에서 뛰어났던 솔로몬 왕이지만, 마음의 욕구를 다스리지는 못했습니다. 처음 왕이 될 때는 자기가 큰 나라를 다스리기에 부족한 것을 알고 마음을 낮추고 하나님께 지혜를 구했습니다. 그런데 나라가 커지고 부와 명예를 누리게 되자, 700명의 아내와 300명의 첩을 둘 정도로 방탕하게 살았습니다. 원하는 것과 즐기고 싶은 것을 거절하지 않고 다 좇아간 것입니다.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경고를 하셨지만 듣지 않고 결국 나라가 둘로 나눠지는 불행을 맞고 말았습니다.
 
왕의 명을 거부한 와스디
오래 전, 페르시아제국은 지금의 인도에서 아프리카까지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페르시아에 아하수에로 왕이 즉위하고 난 뒤, 모든 관리와 신하들을 위해 큰 잔치를 베풀고 나라의 부강함과 위엄을 보이고자 했습니다. 잔치로 인해 기분이 좋아진 왕은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아름다운 왕후 와스디를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와스디를 잔치에 불렀는데, 와스디가 오기를 싫어했습니다. 자기도 부녀들을 모아 잔치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왕후 와스디는 명령을 거부한 것으로 왕의 진노를 샀고 결국 왕후의 자리에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왕의 명령을 거절했다는 것은 자기 마음이 왕보다 크고 높았음을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자기 욕구를 좇아가는 삶을 살면 마음이 높아져서 다른 사람의 말을 무시하게 되고 자기 생각을 내려놓지 못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살던 아이
아이들 여럿이 복작대며 자랐던 여러분의 부모님 시대와 달리 지금 여러분의 집에는 아이가 둘이나 하나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지내고 부모님들이 웬만하면 아이들의 요구를 다 들어줍니다.
저는 방학 때마다 어린이캠프를 맡아서 진행하는데, 속초에서 여름캠프를 할 때 일입니다. 참가한 아이들이 대부분 즐겁게 지내는데, 하루는 선생님이 한 학생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 학생이 프로그램에 따르지도 않고 친구들과 자꾸 다투는 등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학생을 꾸짖을까 하다가, 불만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왠지 안 돼 보였습니다. 그래서 조용한 곳에서 그 학생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무엇이 못마땅한지, 어떤 것이 불편하지 물어 보고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야기했습니다.
“이곳에 와서 마음대로 못하고 지내니 짜증스럽지? 그런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야. 오히려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참고 마음을 바꿔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새로운 것들을 얻을 수 있어.”
그리고 원하는 욕구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불행하고 위험한 것인지 이야기해주자, 그 학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을 잘 들어주었습니다.
그 학생은 남은 기간 동안 프로그램에도 잘 참여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다 돌아갔습니다. 집에 돌아간 뒤에 아이가 달라진 모습을 보고 아이의 엄마가 기뻐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해왔습니다.
 
욕구에 끌려 가다보면
누구나 자기 마음대로 다 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크든 작든 자기 생각을 양보하고 원하는 것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욕구는 구멍 난 자루와 같아서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이것쯤이야 괜찮겠지’ ‘이번 한 번만!’ 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따라가지만 그렇게 되면 욕구가 점점 커져서 결국 불평을 하고 부모님을 원망하다가 비행 청소년이 되기도 하고 범죄자가 되기도 합니다.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폭력범 중 약 41.5%의 범죄자들은 단순히 화를 참지 못해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합니다. 처벌을 받으면서 그제야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뒤늦은 후회를 한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아직 어려서 괜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부터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이 쓸데없는 욕심인지 아닌지 생각해보고 쓸데없는 욕구에 끌려가고 있지 않은지 마음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욕구를 절제하는 마음을 배워 행복한 삶을 준비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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