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전과 오두막
궁전과 오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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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0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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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에 왕이 갑자기 병이 들어 죽고 말았습니다. 왕의 장례를 마치고 하나밖에 없던 왕자가 아버지를 이어 왕위에 올랐습니다. 새로운 왕은 젊은 나이에 나라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 큰 권력을 갖게 되자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젊은 왕은 아버지가 앉던 보좌를 멋지게 바꾸고 왕관도 새로 만들었습니다. 침실도 새롭게 고치고 낡은 가구도 새 것으로 바꿨습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그 위 할아버지들이 살았던 궁전이라 손 댈 곳이 많았습니다. 왕은 매일 궁전 이곳저곳을 고치고 바꾸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궁전 옆에는 아주 낡은 오두막 한 채가 있었습니다. 그 집에는 매우 가난한 농부가 텃밭에 채소를 키우며 살고 있었습니다. 왕은 그 오두막이 영 눈에 거슬렸습니다.
“저 오두막 때문에 궁전까지 초라해 보인단 말이야. 저 오두막을 부수고 멋진 정원을 꾸미면 좋겠어.”
왕은 신하를 불러 말했습니다.
“당장 오두막 주인에게 가서 그 집을 팔라고 하여라. 돈은 원하는 대로 줄 것이다.”
신하는 왕의 명령을 받아 오두막 주인을 찾아갔습니다.
“임금님께서 당신의 오두막을 사겠다고 하셨소. 얼마를 주면 되겠소?”
“나리, 죄송하지만 저는 이 집을 팔지 않을 겁니다.”
“임금님이 산다고 하시는데도? 돈은 달라는 대로 줄 테니 파시오.”
“아닙니다. 이 집은 저에게 소중한 집입니다. 팔 수 없습니다.”
“이 집을 팔면 이보다 훨씬 더 좋은 집을 사서 부자로 살 수 있소.”
“그래도 싫습니다. 이 오두막은 조상대대로 우리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아온 곳입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모두 이 집에서 살다가 돌아가셨지요. 저도 여기서 살다가 나이가 들면 아들에게 집을 물려주고 이 집에서 죽을 것입니다.”
 
신하는 더 이상 이야기해 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고 궁전으로 돌아갔습니다.
신하는 오두막 주인의 말을 왕에게 전했습니다.
“임금님,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었습니다. 차라리 군사들을 보내 농부 가족을 내쫓고 오두막을 부수는 것이 낫겠습니다.”
“내쫓고 부수라고?”
“예, 임금님. 농부는 죽는 한이 있어도 집을 팔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 소문이 백성들에게 퍼지면, 임금님이 농부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 능력 없는 왕이라고 수군거리지 않겠습니까?”
왕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저 오두막만 부수면 될까? 그 다음, 그 다음 집들도 부숴야 성이 차겠지? 그러다 보면 나는 백성을 사랑하지 않고 내 욕심만 채우는 지독한 왕이라고 백성들의 원망을 듣게 될 거야. 그런데 만약 내 뜻을 거스른 농부를 용서하고 오두막을 그냥 두면, 화려한 궁전보다는 백성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훌륭한 왕이라고 할 것이다.”
왕은 농부를 불러다가 사과를 하고 허름한 오두막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백성들은 그런 왕을 따르고 존경하며 행복하게 지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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