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함께 가기 좋은 도서관 지혜의 숲
온 가족이 함께 가기 좋은 도서관 지혜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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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5.0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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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기행

따뜻한 바람이 부는 5월은 가족들과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에요. 올봄에는 사람들 북적이는 유원지나 시내를 벗어나 한적하게 책도 보고 산책도 할 수 있는 도서관으로 나가보면 어떨까요? 아름다운 자연과 멋진 건물들이 어우러진 파주출판도시에 자리 잡고 있는 ‘지혜의 숲’을 소개할게요.

 
자연과 어우러진 이색 도서관
따사로운 봄볕이 내리쬐는 4월의 주말 아침. 엄마와 함께 경기도 파주출판도시에 있는 ‘지혜의 숲’ 도서관으로 향했어요. 출판도시에 들어서자 멋스러운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이곳은 출판에 관련된 모든 것을 기획해 만든 도시라고 해요. 서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차도 별로 다니지 않고 활짝 핀 봄꽃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지혜의 숲은 세 개의 전시관으로 나뉘어 약 50만권의 서적을 보관하고 있는 규모가 꽤 큰 도서관이에요. 먼저 안내데스크에 들러 도서관에 대해 설명을 듣다가 그동안 이용하던 도서관과 다른 점을 발견했어요. 이곳은 책을 대출할 수 없고, 검색도 되지 않아요. 수시로 방문해서 커다란 책장 사이를 누비며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을 수 있게 해 놓았어요. 책을 읽으며 서로 토론할 수 있는 문화공간도 많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 파주출판도시에 자리 잡은 도서관 전경.
웅장한 개인 도서박물관
1관에 들어서자 양쪽 벽으로 높이 서 있는 서가가 우리를 맞았어요. 16단으로 이루어진 책장의 높이가 무려 6미터. 웅장한 서가를 둘러보면 저절로 입이 떡 벌어져요. 이곳은 유명한 학자나 연구가, 지식인, 기업인 등이 기증한 책이 이름과 함께 빽빽하게 꽂혀 있어서 거대한 도서박물관 같아요. 전문가들이 직접 쓴 책을 비롯해, 예술, 전공서적, 소설 등 평생 동안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고 있어서 그 사람의 흔적과 삶을 엿볼 수 있었어요. 제가 아는 낯익은 이름들도 보였는데, 존경하는 사람들이 주로 어떤 책을 읽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클 것 같아요.
기존 도서관에 책이 장르별로 분류되어 있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특별히 읽고 싶은 책이 있을 때는 권독사 선생님들께 도움을 청하면 돼요. 자원봉사로 활동하고 있는 권독사 선생님들이 책을 쉽게 찾아주기도 하고 알맞은 책을 추천해 주기도 해요.
 
다양한 어린이 도서
장소를 옮겨 2관으로 옮기자 탁 트인 넓은 공간에 ㄱ, ㄴ, ㄷ 등의 한글 자음 모양으로 디자인된 서가가 눈에 띄었어요. 이곳은 출판사에서 기증한 책들이 모여 있는 곳이에요. 
제가 읽을 만한 어린이 책들은 제 눈높이에 맞게 낮은 위치에 진열되어 있어서 찾아보기 쉬웠어요. 이곳에서는 엄마, 아빠와 함께 와서 책을 읽는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함께 책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뭐가 그리 재밌는지 킥킥거리는 모습이 정다워 보였어요. 일반 도서관처럼 조용히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북카페처럼 편안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에요.
한쪽에는 ‘인포테끄’라는 카페가 있어요. 책을 읽다가 쉬면서 음료수와 빵을 사먹을 수 있는 곳이에요. 창문을 통해 바깥 풍경을 내다보았는데, 건물을 두르고 있는 연못과 나무가 편안함을 안겨주었어요.
▲ 2관에 있는 어린이도서 코너예요. 한글 자음으로 디자인한 서고의 모습이 재미있어요.
잠들지 않는 도서관
읽던 책을 들고 3관으로 향했어요. 그런데 통로에 설치된 기계에서 소리가 울렸어요. 3관은 1년 내내 24시간 운영하는 곳으로, 그곳에 다른 책이 섞이면 안 되기 때문에 다른 전시관에 있는 책을 가져갈 수 없다고 해요. 3관에 들어서자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고 푹신한 의자도 마련되어 있었어요. 밤늦게까지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을 배려한 마음이 느껴졌어요.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테이블도 있어요.
한쪽에는 피아노가 있어 작은 음악회가 열릴 것 같고, 비디오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예술전시장에 온 것 같았어요. 주말에는 토론회와 강연회도 열려 문화와 생각을 나누는 공간으로 쓰인다고 해요.

다양한 편의 공간
널찍한 테라스에 나가보았어요.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주변 경관을 둘러볼 수 있어요. 책을 보다가 출출해지면 1층에 있는 식당을 이용하면 돼요. 엄마와 함께 치킨 파스타와 피자를 먹었는데 가격도 비싸지 않고 맛도 좋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건물 2층에는 헌책방이 있어요. 깨끗한 책을 3분의 1 가격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어요. 건물 주변에는 넓은 공원도 있어서 책을 보다 지루할 때 뛰어놀면 좋을 것 같아요.
지혜의 숲은 이름 그대로 딱딱한 도서관이 아닌, 나무숲처럼 편안하게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곳이에요. 가족들과 함께 가서 이런저런 책도 꺼내보고 도란도란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며 나들이 다녀올 수 있는 곳이지요. 그러는 동안 책 속에 담긴 지혜가 우리에게 쌓이는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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