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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집 벧엘 Bethel성지 순례 (30회)
장주현(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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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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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는 ‘벧(집)’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지명이 많다. 베들레헴, 벧세메스, 베다니, 베데스 등등. 그 가운데 베들레헴과 벧엘은 특별히 ‘집’이라는 단어가 돋보이는 지명이다. ‘하나님의 집’이라는 뜻의 벧엘, 성경에 나오는 벧엘을 만나 보자.

성경에는 벧엘과 관련된 일들이 많다. 사사기 4장 5절에는 여자 사사인 드보라가 벧엘에 살았다고 나오고, 엘리야 선지자와 엘리사 선지자도 벧엘과 연관되어 등장한다. 창세기 28장 19절에는 벧엘의 원래 이름이 ‘루스’라고 나온다.
 지금의 벧엘은 예루살렘 중심에서 북쪽으로 약 20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해 있다. 지도상에서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벧엘을 거쳐 똑바로 올라가면 사마리아 지역과 경계를 이루는, 에발 산과 그리심 산 사이에 있는 세겜으로 갈 수 있다. 성경학자들 중에는 이곳이 ‘벧엘’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유대 학자들이 ‘벧엘’이 맞다고 설명한다. 남쪽에서 북으로 올라오면, 베들레헴과 예루살렘을 지나 옛 베냐민 지파의 기브온과 길갈과 벧엘이 삼각지대를 형성하고 있기에 그 지역을 벗어나서 또 다른 벧엘은 상상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야곱의 꿈’으로 불리는 벧엘
벧엘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벧엘 언덕에 도착하기 전, 버스가 한 작은 마을 앞에 섰다. 그곳은 지금의 벧엘 지역에 형성된 마을로, 일부 유대 종교인들이 모여서 살고 있었다. 마침 버스가 도착했을 때 검은 옷을 입은 유대교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승객들이 다 내린 후 나는 버스에 혼자 남아 마지막 종착역까지 갔다.
 종점에 도착하자 기사는 “이곳이 옛 벧엘 지역이에요!”라고 소리치며 빨리 내리라고 일러주었다. 그리고 여기가 자기 조상 야곱이 돌베개를 베고 누운 곳이라고 설명하며, ‘오늘 내가 여기에서 돌베개를 베고 누워 자면 하늘에서 천사들이 사닥다리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볼 것’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벧엘에 내리고 보니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높은 언덕배기에 위치한 들판이었다. ‘이게 무슨 성지야?’ 싶을 정도로 특별한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황량하기만 했다. 특별한 것이 있다면 ‘야곱의 꿈’이라고 쓰인 히브리어 표지판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한국에서라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벌판이지만, 그곳에 있던 몇몇 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니 달리 보였다. 그곳의 유대인들은 이 들판이 ‘야곱의 꿈’이라고 불리는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음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여로보암 왕 시대에 우상 숭배지가 된 벧엘
구약 열왕의 시대에, 벧엘은 유다의 예루살렘과 사마리아의 세겜 사이에 직선으로 놓여 있었다. 특히 해발 780미터의 예루살렘과 해발 790미터의 벧엘이 서로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여로보암 왕은 사마리아 지역의 에발 산과 그리심 산 사이에 있는 세겜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국가를 건설한 후 유다 왕국과 맞섰다. 그는 백성들의 마음이 예루살렘 성전을 향하면 그들이 유다 왕 르호보암 편이 되어 자기를 죽이러 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 일을 막기 위해 생각한 끝에, 야곱이 하나님께 받은 약속으로 말미암아 이름지어진 ‘벧엘’이라면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고자 하는 백성들을 막을 수 있겠다고 여겨 예루살렘과 비슷한 높이에 정면으로 위치한 벧엘에 제단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여로보암 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벧엘에 제단을 짓고 금송아지를 만들고 백성들로 하여금 이를 숭배하게 했다. 그리고 레위 족속이 아닌 보통 백성으로 제사장을 삼는 것은 물론, 자기 마음대로 절기를 정하고 금송아지에게 분향하게 했다(왕상 12:25~33). 하나님을 믿지 못한 여로보암 왕 때문에 하나님의 약속의 상징인 벧엘이 우상 숭배의 대명사로 이미지가 바뀐 것이다. 유다 왕 아비야가 벧엘을 빼앗을 때까지 여로보암 왕은 벧엘에서 백성들로 하여금 우상을 숭배하게 했다.

   
 
야곱이 명명한 ‘벧엘’
성경에서 벧엘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야곱의 생애 가운데 나타난 벧엘 때문일 것이다. 창세기 28장에 야곱과 벧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야곱은 아버지 이삭에게서 축복을 받은 후, 리브가의 인도로 에서의 낯을 피해 브엘세바를 떠났다. 그가 외삼촌 라반이 사는 하란으로 가던 중 한 곳에 이르렀을 때 해가 졌고, 그는 그곳에서 한 돌을 취해 베고 누워 자다가 꿈을 꾸었다. 야곱은 꿈에서 사닥다리가 땅에서부터 하늘에 닿아 서 있고 하나님의 사자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하나님이 그 위에 서서 야곱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창 28:15)
 이 말씀을 들은 후 야곱은 잠에서 깨었고, 하나님이 거기 계신 것을 자신이 알지 못함으로 인해 두려워했음을 알았다.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자기가 베고 잤던 돌을 가져다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부은 후 그곳 이름을 ‘벧엘’이라 하였다. 그때부터 ‘하나님의 집’이란 뜻의 ‘벧엘’이 생긴 것이다(창 28:15~19).
 그 뒤 창세기 32장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야곱이 외삼촌이 살던 밧단아람에서 가나안으로 돌아올 때의 일이다. 그는 외삼촌 집에서 두 아내와 많은 자식과 양과 염소 떼를 얻었고, 그것들을 거느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형 에서가 사는 땅을 지나가던 야곱은 형이 사백 인을 거느라고 자신을 맞으러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야곱은 형에게 죽임을 당할 것 같은 생각에 심히 두려웠다. 소와 양들을 두 떼로 나누었고, 자신과 가족을 지키려고 애쓰던 그는 밤에 두 아내와 가족들을 얍복 나루를 건너가게 했다. 홀로 남겨진 야곱은 축복을 받으려고, 사람의 모양으로 오신 하나님과 밤새 씨름을 했다(창 32:1~30).
 만약 이때 야곱이 하나님이 벧엘에서 자신에게 약속하신 말씀을 정확히 기억하고 믿었다면 형 에서 만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하나님은 야곱이 어딜 가든지 지키신다고 하셨고, 떠나지 아니한다고 하셨으며, 어디에 있든지 가나안 땅으로 돌아오게 하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그 약속을 야곱의 마음에 정확하게 기록하고 믿었다면 그는 ‘아! 하나님이 나를 지키시겠구나. 에서가 나를 죽이려 해도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 그러니까 아무 문제 없어!’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당신이 벧엘의 하나님이심을 말씀하셨다(창 31:13). 그리고 야곱의 마음이 벧엘에서 약속하신 하나님의 말씀 앞에 있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성경을 통해 알 수 있었다(창 35:1).

벧엘을 생각하면, 하나님이 내 삶 속에 교회와 하나님의 종을 주신 것이 무척 감사하다. 내 손에 값비싼 성경과 하나님의 말씀이 있더라도 하나님의 종이 하나님의 마음을 정확하게 가르쳐 주지 않는다면, 내가 결코 하나님과 연결될 수 없고 하나님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오래 전부터 내 죄가 씻어졌고 내가 의롭게 되었다고 성경에 기록해 두셨다. 하지만 나는 그 사실을 몰랐다. 하나님의 사람이 이 사실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면 나는 멸망했을 것이다.
 나 스스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없다. 내가 악한지, 선한지, 거만한지, 나 스스로는 도무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집 벧엘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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