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냉으로 간, 하나님이 준비하신 굴삭기
베냉으로 간, 하나님이 준비하신 굴삭기
  • 박정모(기쁜소식강남교회)
  • 승인 2015.06.05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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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간증

베냉 정부에서 올 3월에 IYF에 기증한 3만 평의 땅, 그리고 그곳에 세워질 청소년센터. 그곳에서 베냉의 청소년들이 활동하며 기쁨을 얻고, 소망을 찾으며, 행복을 누릴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감사한지! 한국의 성도들에게도 큰 기쁨이 되는 이 일을 후원하고자 많은 성도들이 마음을 쏟아 동참하고 있는데, 나도 한 부분에 함께한 것이 감사해 간증한다.
 나는 30년 경력의 굴삭기(포크레인) 기사다. 2월 중순경에 세종시로 내려가 그곳에서 한 달 보름 가량 일하다가, 우리 교회 조규윤 목사님과 신앙상담을 한 후 4월 8일에 교회에서 가까운 곳으로 일터를 옮겼다. 얼마 후, 조 목사님이 베냉에 보낼 중고 굴삭기를 알아봐 줄 수 있느냐고 물으셨다. 퇴근길에 목사님을 뵙고 굴삭기 용량과 가격을 상의했다. 최종적으로 6천만 원 이하의 가격에 06W(중형타이어 굴삭기)를 구매하기로 했다. 중고 중장비 매매 사장에게 아프리카에 보낼 장비이니 좋은 장비를 구해달라고 특별히 부탁해 놓았다.
 목사님이 내게 처음 연락하셨을 때 ‘그래, 우리 교회에서 이 분야에서 나를 따라올 사람이 없지’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잠시 후
‘이 일이 내 일인가? 아니지. 내가 쓰려고 사는 거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하나님이 ‘그럼, 네가 이 분야의 전문가라는 마음을 빼라. 그럼 내가 준비해 줄게’라고 하셨다. 아브라함이 며느리를 구할 때 늙은 종을 보낸 말씀이 생각났다. ‘나도 늙은 종의 마음으로 가면 하나님이 준비하신 좋은 장비가 있겠구나. 나는 가서 가져오기만 하면 되겠구나’ 하며 마음이 평안했다.
 얼마 뒤, 매매상 사장이 5천 5백만 원짜리 좋은 차가 나왔다고 연락을 주었다. 두 형제님과 같이 장비를 보러 갔다. 그런데 타이어도 많이 마모됐고, 기름도 세서 수리비용까지 생각하면 6천만 원이 넘을 것 같았다. 하나님이 준비하신 차가 아닌 것 같아 다른 차를 구해 달라고 부탁하고 돌아왔다.
 그 뒤,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도 굴삭기를 팔려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얼마 안 지나, 전에 잘 알고 지냈던 후배 기사가 자신의 장비를 팔려고 내놓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장비 관리를 잘하는 기사여서 신뢰감이 생겼다. 나는 그에게 5천 8백만 원을 제시했다. 매매상을 통해 팔면 그 가격을 받기 어렵고 사는 우리도 6천만 원은 줘야 하니, 직거래로 서로 득이 되게 하자고 했다.
 그는 내게 왜 굴삭기를 사려는지 물었다. “아프리카 베냉에 보내야 해서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문제 없는 것을 찾는데, 네가 관리를 잘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고 싶다”고 답했다. 생각해 보겠다고 하는 그에게 ‘길게 생각해 보고 내일 아침에 전화를 달라’고 했다.
 다음날 아침, 그가 “그렇게 합시다”라고 반가운 답을 주었다. 무척 감사했다. 바로 조 목사님께 말씀드리고 다음날 한 형제와 장비를 보러 갔다. 그런데 같이 간 형제님이 ‘조 목사님이 100만 원만 깎으라고 하셨다’는 이야기를 했다. 내가 먼저 5천 8백만 원에 팔라고 했기에 다시 100만 원을 깎아 달라고 이야기하기가 무척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나는 도저히 그 말을 못 하겠으니 형제님이 대신 해 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형제님이 이야기하자, 가격을 깎지는 못 하겠고 대신 ‘협폭狹幅 바스켓(작은 바가지)’을 주겠다고 해서 고맙게 받아 왔다.

 
 그날 기쁜소식강남교회에서는 중국인 수양회를 하고 있었다. 저녁에 설교를 마치고 내려오시는 박옥수 목사님을 뵙고 진행 상황을 말씀드렸다. 목사님은 이야기를 들으신 후 “100만 원만 깎아 달라고 하지?” 하셨다. 내 생각으로는, 그 말을 도저히 할 수 없어 고심이 되었다. 그때 옆에 계시던 조 목사님이 굴삭기를 팔 기사에게 할 말을 일러 주셨다. “자네가 아프리카 베냉을 후원하는 일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100만 원만 깎아 줘”라고 말해 보라고 하셨다. 더 이상 피할 수 없겠다는 마음이 들어 그 자리에서 바로 후배 기사에게 전화했다. “나는 너한테 이야기 못 하는데, 우리 교회 제일 큰 목사님이 100만 원만 깎아 달라고 하신다. 너는 어떻게 할래?” 그는 생각해 보고 다음날 연락하겠다고 했다.
 다음날, 전화가 왔다. “그럼, 그렇게 하죠”라며 또 흔쾌히 받아 주었다. ‘안 팔겠다고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하나님은 내 생각과 다르게 일하셨다. 늙은 종이 이삭의 아내를 구하러 갈 때 하나님이 리브가를 준비해 주셨듯, 하나님이 그 사람의 마음을 이끌고 계셨다. 결국 협폭 바스켓도 얻고, 백만 원도 깎을 수 있었다.
 그날 오후에 다시 전화가 왔다. “형님, 공구는 어떻게 한답니까?” 중장비를 운전하려면 장비 수리용 공구가 필요하다. 그런데 굴삭기를 팔 때 공구를 주지는 않는다. 중장비 기사들은 손때 묻은 공구를 남에게 주지 않고, 팔지도 않는다. ‘새 것 줄 테니 쓰던 것 달라’고 해도 주지 않을 만큼 공구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런데 하나님이 그의 마음을 감동시키셔서 공구를 챙겨 줄 마음을 주신 것이다. 그것도 자신이 쓰던 공구 중에서 주겠다고 했다.
 나는 일이 있어서 교회 형제님께 공구를 받아 달라고 부탁했다. 어떤 공구를 주었을지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두 개의 공구 박스를 열어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50만 원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쓸 만한 것들을 보낸 것이다. 바로 후배 기사에게 전화했다.
 “야, 고맙다. 너도 필요할 텐데 이런 공구를 어떻게 줄 생각을 했냐?”
 “형님, 나도 교회에 200만 원 헌금한 셈 치세요.”
 며칠 전 아내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 그 사람에게 ‘좋은 차 팔아줘서 고맙다. 내가 네 사업 잘 되라고 기도해 줄게. 하나님의 일에 너도 동참했으니 하나님이 잘 되게 하실 거야’라고 이야기해.” 그래서 그 친구에게 그대로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는 자기를 위해 기도해 준다는 말에 무척 좋아했다.
 굴삭기를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감사했다. 중고 굴삭기를 사면 대부분 타이어가 거의 마모되어 갈아야 하는데, 이번에 산 굴삭기는 1년 전에 교체해 타이어를 갈지 않아도 되었다. 1년에 한 번 갈아야 하는 작동유도 몇 달 전에 교체했고, 엔진오일도 7일 전에 갈았다고 했다. 기사가 얼마나 관리를 잘했는지 오일이 세지도 않았다. 하나님이 준비하신 장비라는 것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4월 말, 드디어 베냉에 굴삭기를 보냈다. 베냉의 미래를 열 청소년센터 건축에 잘 쓰이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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