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다한 죄와 허물을 덮은 사랑 안에서
허다한 죄와 허물을 덮은 사랑 안에서
  • 박영준(부산대연교회 목사)
  • 승인 2015.07.01 1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도의 삶

자신과 상관없이 주어지는 솔로몬의 사랑이 있기에
아가서 5장을 보면, 술람미 여인이 문밖에 찾아온 솔로몬을 거절하여 솔로몬이 떠나는 광경이 나옵니다. 이는 구원받고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그리스도인이 어느 순간 영적인 잠에 빠져 하나님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구원받은 성도가 하나님과 멀어지거나 자신에게서 실수와 허물이 나타날 때 대부분 ‘나는 왜 이렇지? 나는 안 돼!’라고 생각하며 침륜에 빠집니다. 그런데 6장을 보면, 술람미 여인은 5장의 일에 전혀 매이지 않고 솔로몬의 사랑을 당당하게 다시 받습니다. 이런 술람미 여인의 마음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어떤 형편 앞에서 넘어지기도 하고 쓰러지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술람미 여인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어서 ‘무엇이 술람미 여인으로 하여금 이처럼 담대하고 자유롭게 만들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자가 자기 동산으로 내려가 향기로운 꽃밭에 이르러서 동산 가운데서 양떼를 먹이며 백합화를 꺾는구나. 나는 나의 사랑하는 자에게 속하였고,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다. 그가 백합화 가운데서 그 양떼를 먹이는구나.”(아 6:2~3)

 
 술람미 여인은 솔로몬을 향해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잠시 외면했다고 해서, 내가 잠깐 영적인 잠을 잤다고 해서 솔로몬이 나를 향해 마음을 닫거나 나를 버리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솔로몬과 자신은 하나이고, 자신의 실수로 인해 솔로몬의 은혜가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하나 된 마음으로 술람미 여인은 솔로몬에게 다가갔고, 솔로몬은 그 마음을 보았습니다. 솔로몬의 눈에 이런 술람미 여인이 아름다웠습니다. 
 “내 사랑아, 너의 어여쁨이 디르사 같고 너의 고움이 예루살렘 같고 엄위함이 기치를 벌인 군대 같구나.”(아 6:4)
 신앙은 이것이라는 마음이 듭니다. 우리가 실수할 수는 있지만, 이미 의인이 되었고 하나님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한 실수로 인해 다시 죄인이 되지는 않습니다. 술람미 여인은 자기와 전혀 상관없이 솔로몬의 사랑을 입었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술람미 여인이 솔로몬을 사랑한 것이라면 자신의 실수로 인해 사랑이 깨질 수도 있겠지만, 자신과 상관없이 자신을 향한 솔로몬의 사랑이 있기에 그 사랑은 절대 깨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나의 부족한 모습보다 그런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더 크면 나에게서 얼마든지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런 마음은 믿음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야곱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복을 받기만 하면 되는데…
야곱은 어려서부터 부족한 자신과 달리 뭐든지 잘하는 형 에서를 보며 형처럼 되고 싶어 했을 것입니다. 또한, 아버지에게 잘 보여서 복을 받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 리브가의 마음에는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복을 주신다고 하신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리브가는 야곱에게서 야곱의 생각을 빼내는 일을 합니다.
 야곱은 자기가 잘해야 복을 받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는 야곱의 조건과 상관없이 처음부터 그에게 주려고 작정하신 복이 있었습니다. 야곱은 그 복을 받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 복을 거스르는 생각이 야곱에게 있었던 것입니다. 창세기 3장에서 아담과 하와에게 부족함이 전혀 없었는데, 사탄이 그들에게 부족함을 느끼게 하여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게 만든 것과 같습니다.
 사탄은 지금 우리에게도 그런 일을 합니다. 우리는 부족함이 전혀 없고 완전한데, 사탄은 부족하고 허물 많은 우리 모습을 보게 하여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만듭니다.

허다한 허물을 덮는 사랑을 의지하여 담대히 나아가면
누가복음 15장에서 탕자는 큰 잘못을 저지른 후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가 부끄러운 모습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깊이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보면 나의 어떠한 잘못에도 매이지 않고 돌이킬 힘이 생깁니다. 술람미 여인도 솔로몬의 사랑이 있었기에 조금 멀어지더라도 금방 다시 화목했습니다. 길을 가다가 넘어진 사람이 툭 털고 일어나서 가던 길을 계속 가는 것처럼, 실수하고 부끄러운 모습이 드러나도 개의치 않고 다시 주님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우리를 회개하게 만든다는 말씀처럼, 술람미 여인의 마음에는 솔로몬의 인자가 있었습니다. 우리 마음에도 하나님의 인자와 우리를 받으시는 사랑이 살아 있다면 우리 모습이 어떠하다 해도 다시 담대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습니다.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덮습니다. 우리가 그 사랑을 의지하여 하나님 앞에 담대히 나아가면, 솔로몬이 술람미 여인을 보고 아름답고 위엄 있다고 표현했듯이 하나님이 우리를 그렇게 보십니다.
 
술람미 여인처럼 사랑 안에서
아가서 6장 5~10절까지 솔로몬이 술람미 여인을 예찬한 노래가 나옵니다.
 “나의 비둘기, 나의 완전한 자는 하나뿐이로구나. … 여자들이 그를 보고 복된 자라 하고 왕후와 비빈들도 그를 칭찬하는구나.”(아 6:9)
 솔로몬의 눈에 술람미 여인은 완전한 자요, 복된 자였습니다. 
 “아침빛 같이 뚜렷하고 달 같이 아름답고 해 같이 맑고 기치를 벌인 군대같이 엄위한 여자가 누구인가!”(아 6:10)
 믿음을 가진 우리는 하나님의 눈에 빛이요, 달이요, 해요, 강한 군대입니다. 이어 12절에서 술람미 여인과 솔로몬이 수레를 타고 예루살렘 궁으로 들어갑니다. 아가서에 흐르는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의 마음을 보면 정말 아름답고 행복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하나입니다. 하나님의 시각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사탄은 아담과 하와에게 부족하다고 속였고, 야곱에게 형처럼 되어야 하고 아버지에게 잘해야 한다고 속삭였습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한 번도 잘하라고, 무얼 갖추라고 하시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보고 완전하고 복 있는 자며, 빛이요 해요 달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솔로몬이 술람미 여인을 수레에 태워 궁으로 이끌듯 우리를 하나님의 세계로 이끄십니다.
 우리는 우리 행위를 믿음으로 넘을 수 있는 위대한 사람들입니다. 이것은 엄청난 능력이자 행복을 만드는 발판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사랑이 있습니다. 우리의 허다한 죄와 허물을 모두 덮은 그 사랑을 마음에 새기고 술람미 여인처럼 사랑 안에서 행복한 성도의 삶을 살길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