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이라는 색안경
편견이라는 색안경
  • 최정훈 목사
  • 승인 2015.07.1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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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강 편견에 대해
아무리 머리가 똑똑하고 몸이 튼튼해도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잘 모르는 우리 마음에 대해 알려주고 밝고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지도해 주시는 마인드강연 전문 선생님들의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앞으로 11회에 걸쳐 연재될 마인드특강 시즌2에 귀 기울여주세요.
 
아버지가 맞다는데, 아들이 아니라고?
햇볕이 내리쬐는 무더운 여름날, 두 사람이 짐을 가득 실은 손수레를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힘겹게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뒤에서 수레를 미는 아이에게 “앞에서 손수레를 끄는 분이 누구니?”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제 아버지예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사람은 이번에는 앞에서 수레를 끌고 있는 사람에게 “아들이 참 착하네요. 아버지 일을 도와주고.”라고 하자, 그 사람은 “아들이라니요? 저 아이는 제 아들이 아닙니다.”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런 경우 우리는 ‘왜 자기 아들이 아니라고 하지? 아들이 뭐가 못마땅한가? 아니면 둘 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나?’ 하는 궁금증을 갖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의 말은 다 맞았습니다. 뒤에서 손수레를 미는 아이는 앞에 있는 사람의 아들이 아니라 딸이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 힘들게 아버지를 돕고 있는 아이는 당연히 남자아이일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의 대답이 의아했던 것입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
이렇듯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나 의견을 가지는 것을 ‘편견(偏見)’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편견을 가지고 삽니다. 우리가 쉽게 빠지기 쉬운 편견 중에 하나가 바로 ‘외모에 대한 편견’입니다. 자신의 기준으로 겉모습만 보고 ‘저 사람은 이럴 거야’ 하고 그 사람 전체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과 비슷하면 마음을 열고 다르면 마음을 닫고 멀리합니다.
이렇게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것은 수박을 껍데기만 깨물어보고 ‘에이, 뭐가 이렇게 딱딱하고 맛없어?’ 하고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겉모습을 보고 자기 생각대로 판단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편견 때문에 생긴 일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4학년 어느 반에 유난히 덩치가 큰 석재라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석재는 친구들에게 무시와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알고 보니 반 친구들이 석재의 겉모습을 보고 “쟤는 뚱뚱해서 게으를 거야. 그러니까 잘 씻지도 않아서 지저분할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석재를 무시하고 멀리했던 것입니다. 선생님은 그 사실을 알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아이들의 생각을 바꿔줄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얘들아, 이 과학잡지에 보니까 ‘키가 작은 사람이 키가 큰 사람보다 학습능력이 훨씬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어. 그래서 지금부터 140센티미터가 안 되는 학생들은 우수반으로, 140센티미터가 넘는 학생들은 열등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하겠다. 열등반 학생들은 이 빨간 조끼를 입고 수업을 받아라.”
갑자기 키가 크다는 이유로 열등반이 된 학생들은 시무룩해져서 수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은 열등반과 우수반 학생들을 차별했습니다. 우수반 학생이 발표를 하면 “와, 그걸 어떻게 알았니? 역시 대단하구나!” 하고 칭찬하고, 열등반 학생이 발표를 하면 “그건 누구나 아는 내용이잖니.” 하고 면박을 주었습니다. 그밖에도 책을 읽는 것이나 문제를 푸는 것마다 핀잔을 주자 열등반이 된 아이들은 점점 주눅이 들어 발표도 잘 못하고 평소에 잘 풀던 문제도 틀리는 등 실수를 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우수반 학생들부터 급식을 받게 하자, 열등반 학생들이 서러움에 북받쳐 울기 시작했습니다. 항의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열등반 학생들을 모아놓고 선생님이 물었습니다.
“오늘 수업이 어땠니?”
“선생님이 차별을 하시니까 수업도 재미없고 짜증나요.”
“자꾸 뭐라고 하시니까 자신감이 점점 없어져요.”
다음날, 선생님은 “어제 내가 잘못 알았는데, 키가 작은 아이가 더 우수하다는 것은 서양의 경우라고 한다. 동양인은 키가 큰 사람이 더 우수하다고 하니까 오늘부터 우수반과 열등반을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하루아침에 열등반이 우수반으로, 우수반이 열등반으로 바뀌어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선생님은 어제처럼 우수반 학생들에게는 칭찬을, 열등반 학생들에게는 핀잔과 차별을 퍼부었습니다. 열등반이 된 학생들은 속상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편견이라는 색안경을 벗으면
그날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어제와 오늘, 너희들이 부당한 이유로 차별과 무시를 받으면서 그게 얼마나 속상하고 마음 아픈 일인지 느꼈을 거다. 사실 이것은 선생님이 지어낸 실험이었어. 그동안 너희가 편견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을 아프게 한 적이 없는지 생각해 봐라. 사람의 겉모습으로 섣불리 판단하고 함부로 대하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야.”
학생들은 석재를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석재를 향해 가지고 있던 편견을 버리고 석재를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알고 보니 석재는 잘하는 것도 많고 청소도 잘하는 참 괜찮은 아이였습니다. 물론 그 뒤로 학생들은 석재와 모두 친하게 지냈습니다.
편견은 다른 쪽에 있는 사실을 볼 수 없게 만드는 색안경입니다. 색안경을 벗어야 사물의 색깔을 제대로 볼 수 있듯이, 마음의 색안경을 벗으면 밝은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보고 만날 수 있습니다.

아, 아버지가 그래서 그러셨구나!
제가 어린 시절, 저희 아버지는 제게 늘 엄하셨고 조그만 실수도 봐주지 않으셨습니다. 심부름을 시켰는데 제가 얼른 처리하지 못하면 바로 크게 꾸중하셨고 특히 시험성적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는 날에는 매를 들기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지는 만날 야단만 치셔. 아버지는 무뚝뚝하고 무서운 분이야. 아버지는 나를 안 좋아하셔’라는 생각을 가지고 마음을 꽁꽁 닫아버렸습니다.
시간이 흘러 청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 다니며 마음의 세계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세계를 배우면서 내 마음의 모양도 알게 되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도 헤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의 엄한 행동 뒤에 숨겨진 따뜻한 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어렵게 사셨습니다. 그래서 거칠고 힘든 세상에서 큰아들인 제가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강인하게 키우려고 하셨던 것입니다. 또 아버지는 가정형편 때문에 공부를 못하시고 어렵게 사셨기 때문에 공부의 중요성을 알고 저에게 공부를 강조하셨던 것입니다.
생각해 보니 어려운 중에도 제가 좋아하는 과자도 사다주시고 야구글러브와 만화책도 사주셨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저를 향한 아버지의 관심과 애정을 발견하자 그렇게 무섭고 멀게 느껴졌던 아버지가 고맙고 좋았습니다. 그 뒤로는 아버지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렇듯 편견은 사람들 사이에 마음의 흐름을 막아 서로를 불행하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자신의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는지 돌아보고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편견을 버리고 마음을 열면
성경에 보면 예수님이 남편을 다섯 번이나 바꾸고 부끄럽게 사는 여자를 찾아가신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피해 한낮에 물을 길러 온 여자에게 “내게 물 좀 달라.”고 말을 거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여자의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을 시원하게 해결해 줄 마음의 생수를 주셔서 행복한 삶을 주시려고 하신 것이었습니다. 그때 사마리아 여자는 선택해야 했습니다. 자기가 가진 편견을 따라 ‘유대인들은 늘 우리를 무시했어. 저 사람도 나를 만만하게 보고 저러는 걸 거야’ 하면서 무시하든지, 아니면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말을 걸다니, 저분은 보통 유대인들과는 다르네. 참 따뜻한 분인 것 같아’ 하며 이야기를 나누든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사마리아 여자는 자신의 편견을 버리고 마음을 열고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주시는 구원을 받아 행복한 여자가 되었습니다.
많이 배운 사람이나 적게 배운 사람이나 어느 한 부분으로 치우쳐 단편적인 부분만을 보고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할 때 편견에 빠지고 맙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자기 생각이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생각을 넓혀야 합니다. ‘나도 얼마든지 잘못 생각할 수 있고 틀릴 수 있어’ 하는 마음자세를 가지면,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듣고 배우며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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