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나라 피지의 아이들
섬나라 피지의 아이들
  • 김영원, 이주연 통신원(피지 수바)
  • 승인 2015.07.1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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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학교가자

추운 시베리아의 학교 운동장은 어떤 풍경일까? 안데스 높은 산에 사는 친구들은 어떻게 공부할까? 나라마다 도시마다 학교 풍경은 가지각색. 그러나 어느 곳이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매일 매일 커가는 꿈들로 학교 지붕이 들썩이는 것은 똑같아요. 이번호에서는 지구촌의 다양한 초등학교들 중 피지 수바의 학교를 소개할게요.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
원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피지는 남태평양 오스트레일리아 동북에 위치한 섬나라예요. 두 개의 큰 섬과 320여 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면적은 한국의 경상북도만하고, 인구는 약 90만 명이에요. 주로 영어와 피지어를 쓰지요. 비가 많이 오고 습한 날씨로, 하루에 한 번은 꼭 비가 내려요. 11월부터 3월까지가 여름이고, 4월부터 10월까지는 겨울이에요. 맛있는 열대과일이 많은데, 특히 유명한 파파야는 1년 내내 맛볼 수 있어요. 섬 구석구석에는 오랜 세월 바다를 의지해 살아온 원주민들의 삶의 흔적과 휴양을 위해 찾아온 외국인들의 손길이 섞여있어요.
▲ 운동장이나 길거리에 흔히 달린 코코넛을 따 먹을 수 있어요.
피지의 학교생활
가난한 나라지만 나라에서 학비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학생들은 모두 학교에 다닐 수 있어요. 6살이 되면 초등학교에 입학해 8학년까지 다니고,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고등학교 과정을 배우지요.
1월부터 첫 학기를 시작하는데 1년 동안 3학기로 나누어 교육을 받아요. 교과목은 수학, 사회과학(사회환경), 기초과학, 건강 그리고 피지어와 영어를 배워요. 매 학기마다 시험을 치른답니다. 한 학기를 마치면 2주씩 방학을 하고 마지막 학기에는 8주의 긴 방학을 맞아요. 이때는 주로 수도를 떠나 지방이나 다른 섬에 있는 친척들을 만나러 가요. 
 
야자수 해변을 걷는 등굣길
아침이 되면 야자수 나무 사이로 편안해 보이는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요. 우리가 찾아간 학교는 가까이에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넓은 잔디밭이 있어서 등굣길이 마치 휴양지로 나들이 가는 것 같아요.
멀리서 오는 아이들은 버스를 이용해요. 특이하게 버스에는 유리창이 없는데, 비가 오면 천막을 내려 빗줄기를 막지요. 학교에 도착한 아이들은 가방과 신발을 교실밖에 가지런히 걸어놓고 교실로 들어가 공부할 준비를 해요.
▲ 학교와 멀리 사는 친구들은 유리창이 없는 버스를 타고 다녀요.
즐거운 수업시간
8시에 수업을 시작해요. 피지는 대부분 기독교를 믿고 있어서 매일 아침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하지요. 아이들이 몇 명씩 앞에 나와 기도를 하는데 서로 하고 싶어 해요. 매주 한 번씩 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 수업도 있어요. 피지의 교실은 한국보다 좁고 책상과 의자도 많이 낡았지만 학생들은 불평하지 않고 즐겁게 공부해요.
오전 10시 30분부터는 간식을 먹는 시간이에요. 주로 과일을 가져와 나누어 먹어요. 점심시간에는 교실이나 운동장 등 마음대로 자리를 잡고 앉아 도시락을 먹지요. 과일이 먹고 싶으면 주변에 있는 코코넛 나무에 올라가 따 먹으면 돼요.
▲ 칠판 가득 수학 문제를 풀고 있네요. 답이 맞았을까요?
자연이 어우러진 학교
점심식사를 마치면 푸른 잔디로 덮인 넓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놀아요. 이곳 친구들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자게임을 하는 아이들은 없어요. 평소에도 주로 친구들과 어울려 럭비, 농구, 하키 등 운동경기를 하며 놀지요. 특히 피지는 럭비 세계챔피언 메달을 딸 정도로 럭비 실력이 좋아요.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럭비를 배우고 즐겨 한답니다. 이렇게 팀워크를 필요로 하는 운동을 하면서 친구들과 우정도 쌓고 몸도 튼튼해지는 것이 보기 좋아요.
또한 시원한 바다와 맑은 하늘, 푸르른 야자수로 둘러싸인 풀밭에서 뛰어놀며 자연과 하나가 된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여요.

재미있는 하굣길 풍경
오후 2시 30분에 수업을 마치면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 이리저리 줄을 서요. 같은 마을에 사는 아이들끼리 함께 가기 위해 줄을 서는 것이랍니다. 학년이 높은 학생들이 리더가 되어 동생들을 데리고 집으로 향해요. 어려서부터 동생들을 챙기고 책임감을 배울 수 있어 좋아요.
그런데 이곳에는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이 많아요. 신발이 있지만 잘 신지 않아요. 원래 피지 사람들은 맨발로 생활했는데, 영국의 지배를 받을 때 신발을 접했다고 해요. 그러나 여전히 맨발로 다니는 풍습이 남아 있어요.
▲ 낡고 좁은 책상이지만 친구들과 공부하는 것이 즐거워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감사하며 지내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마을에 모여 다시 한 번 놀이마당을 펼쳐요.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끊이질 않아요.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함께 숙제를 해요. 이곳은 대부분 대가족으로 모여 살기 때문에 자연스레 어른을 공경하고 동생들을 챙기는 마음을 배우며 자라지요.
매일 아침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피지 아이들. 현대 문명의 혜택을 많이 받지는 못하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자연 속에서 꿈을 키우고 있답니다.
▲ 현대 문명의 혜택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친구들과 씩씩하게 뛰어노는 피지 친구들. 하나님이 주신 자연 속에서 감사한 마음으로 꿈을 키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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