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경옥은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
'그러나 최경옥은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
  • 기쁜소식구미교회 최경옥
  • 승인 2015.08.1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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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06년 여름에 구원받았다. 살면서 ‘이건 좀 어렵겠어. 이건 안 되겠어.’ 하는 부정적인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내가 내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늘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했고, 행복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만 온다고 믿었기에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 위해서 여러 종류의 책들을 읽었다. 정말 열심히 살았다.

 
20대 때 죄에 끌리는 나 자신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없었고, 나에 대한 실망감으로 잠이 오지 않았다. 불면증 때문에 수면제를 의지해 많은 밤을 보냈다. 20대 후반에 현재의 남편과 결혼했는데,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또 생겼다. 남편은 가정에 대해 무책임했다. 그래서 많이 싸웠고, 이혼의 위기도 있었다. 내게는 남편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없었다.

또 살던 전세집의 주인이 자살을 했고,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일이 생겼다. 나는 결혼과 동시에 애견사를 하고 있었는데, 한참 중국으로 애견 수출을 하던 일도 북경올림픽 전에 중국에 세균이 번지는 문제가 발생해 수입중지 처분이 내려지면서 어려워졌다. 내 인생에 불가항력적인 문제들이 자꾸만 생겼다. 애견 미용에 자신이 있었기에 마지막으로 애견미용학원을 차려보려 했지만 그 무렵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려서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는 마음이 다 무너져 내렸다. 의사선생님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병이 심해진다며 마음을 항상 즐겁게 가지라고 하시는데 즐거운 일이 없었다. 35살 때 나의 미래를 미리 끌어당겨보았다. 실패였다. ‘이렇게 살다 죽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서 한편으로 ‘내 인생은 왜 이렇지? 나는 열심히 살았는데 죄가 많아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 후 우연히 기쁜소식선교회에 다니는 한 분을 만나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다. 난 당시 불교 신자였는데, 한 달 전 아들 친구가 가게에 두고 간 성경을 펴보게 되었다. 그리고 성경 내용이 무슨 이야기인지 점점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읽지? 왜 성경이 베스트셀러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차에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고, 구원을 받았다. 하나님이 믿어졌다. 교회가 어딘지를 물어보고 그때부터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죄를 씻은 것도 감사했지만 내 인생의 주인이 따로 있고, 그분이 나를 책임져 주신다는 게 정말 감사했다. 인생의 짐이 무거워서 견디다 못해 쓰러졌는데, 예수님이 나에게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대학에서 상경대를 졸업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계산이 빨리 돌아갔다. 신앙에 대해서도 계산을 해보았다. 구원받은 후 여전히 내가 내 인생을 책임질 것인가 아니면 예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복음을 위해서 살 것인가? 나를 믿고 살아온 삶이, 열심히 살았던 삶이 실패였기에 모든 것을 예수님께 맡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착하게 살면 복 받는다는 막연한 생각을 믿고 살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세상의 모든 지식과 이론과 가치관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무엇보다도 내 인생 전부를 책임져주실 분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했다.

구원받은 후 처음으로 남편이 구원받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남편은 변한 내 모습을 보고 놀라워했다. 즐겨봤던 영화나 TV를 보지 않았고, 좋아하던 술과 담배도 다 끊었다. 성경을 읽는 것이 재미있었다. 하나님이 어쩌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아시는지가 놀라웠다. 남편은 우리 교회를 싫어했지만 술을 마신 저녁이면 성경을 들고 와서 ‘이 말씀은 무슨뜻이냐?’고 묻곤 했다. 하나님은 그때마다 대답할 수 있는 지혜를 주셨다. 매일매일 남편이 구원받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는데,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겠다고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당신은 말씀의 하나님이잖아요? 하나님, 남편을 구원하시겠다는 약속을 주세요’ 하는 기도를 했다. 하나님은 나에게 말씀의 하나님임을 알게 하셨고, 약속대로 남편을 구원하셨다.

 
나는 하나님께 내가 구원받은 것처럼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나는 그때 누구든지 나에게 복음을 전하면 구원받을 상태였다. 이미 마음이 다 무너져있었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돈이 나를 행복하게 해 주지 못했다. 그리고 얼마 후 마하나임사이버신학교가 생겼다. 그 학교는 정말 나를 위해서 생긴 학교라는 마음에 바로 등록을 했다. 그때 창세기 17장의 “내가 내 언약을 나와 너 사이에 세워 너로 심히 번성케 하리라. 이제 후로는 네 이름을 아브람이라 하지 아니하고 아브라함이라 하리니 너를 심히 번성케하리라.”는 말씀을 강의에서 듣게 되었다. 이 말씀을 들으면서 하나님의 나를 향한 의지와 계획을 발견하게 되었다. 하나님이 일방적으로 나에게 하나님의 언약을 세워서 열국의 아비로 만들겠다고 (I will make you) 하시는 말씀이 크게 들렸다. 나와 상관없이 하나님이 하나님의 언약을 나에게 세우시고, 열국의 아비로 만들어 주겠다고 하셨다. 나는 그 말씀을 듣고 놀랐다.
당시는 집회기간이었는데 나는 간증을 했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약속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성경 세미나에 여러 사람들이 왔었지만 아무도 구원을 받지도, 교회에 연결이 되지도 않는 걸보니 마음이 어려웠다. 사단이 금방 찾아와서 ‘너, 아브라함이라고 간증하더니 아브라함이 아니네? 집회는 끝났잖아? 아무도 구원을 안 받았잖아?’ 그날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다시 성경을 펴보았다. 하나님의 말씀은 변함이 없이 나에게 아브라함이라고 하셨다. ‘내가 내 언약을 나와 너 사이에 세워 심히 번성케 하리라’ 그냥 번성하는 게 아니라 심히 번성케 한다고 하셨다. ‘뭐가 맞지? 하나님은 인생이 아니잖아. 식언치 않으시지. 집회가 끝났어도 나는 열국의 아비야!’ 말씀 편으로 마음을 정했다.

 
‘내가 믿음을 배우지 않으려면 뭐하려 교회를 다녀?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교회를 나가는데 내 방법으로 산다면 뭐하러 교회를 다녀?’ 나는 구원받을 때 이미 그렇게 마음을 정했다. 그 후 박옥수 목사님의 <회개와 믿음>을 읽으며 내가 복음을 전해도 사람들이 구원을 받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복음을 전하는 방법’이라고 하면 표현이 좀 이상한지 모르지만 아무튼 복음을 전하는 방법이 마음에서 정리가 되었고,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어느 날 가게에 어린 소영이라는 애견 미용보조원을 데리고 일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아가씨를 얼마간 우리 아파트에서 지내게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소영이가 식탁에 앉아서 내 성경을 보고 있는 게 보였다. 성경을 노트에 하나하나 쓰고 있었다. 난 빌립과 에티오피아 내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읽는 것을 깨닫느뇨?” 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계속해서 성경공부를 했다. 마침내 소영이가 구원을 받았다. 소영이를 시작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구원받았다.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신 것이다.

한번은 외국인을 전도해서 교회에 데려왔다. 가게에 강아지를 사러왔던 손님이었는데, 그분 누나는 성당에 다니고 있었고, 그분은 기독교에 관심이 있어서 가게에서 성경공부를 해주었다. 한영성경을 펴서 영어를 읽게 하고 그림을 그려주면서 복음을 전했다. 영어를 잘하지는 못하는 것 같았지만 내가 하는 성경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보였다. 주일예배에 데리고 가서 통역을 통해 목사님이 말씀을 전해주셨다. 목사님이 그분은 영혼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고, 외국인 중에는 불법 체류자가 많으니 조심하라고 하셨다. 나는 그때 너무나 뜻밖의 목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당황이 되었다. 내 생각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날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내가 생각에 잡혀있을까 염려하시며 전화하신 사모님을 향해서도 온갖 생각들이 올라왔고, ‘아니, 목사님은 그 사람을 처음 만났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 알지? 목사님도 틀릴 수 있잖아?’ 하는 생각이 들어 목사님도 원망스러웠다.

그런데 하나님이 역대하 20장 20절 말씀을 떠오르게 해주셨다. “여호와를 신뢰하라 그리하면 견고히서리라 그 선지자를 신뢰하라 그리하면 형통하리라.” 하나님은 나에게 먼저 당신이 세우신 선지자를 신뢰하라고 하셨다. 말씀이 기억되자 나의 모든 어둠이 잘려나갔다. 나는 이전까지만 해도 종을 신뢰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막상 내가 보기에 옳은 일 앞에 서자 나를 버리지 않고 내 생각을 믿는 자임이 드러났다.

지난 겨울수양회 때 창세기 4장 12절의 “네가 밭 갈아도 땅이 다시는 그 효력을 네게 주지 아니할 것이요”라는 말씀을 들었다. 지금까지의 효력은 나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모두다 하나님이 주신 거였다.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말로는 ‘하나님이 나에게 이런 일을 하셨어. 많은 사람들을 구원받게 하셨어.’ 했지만 실제 내 마음 중심에는 ‘나는 좀 잘난 게 있어. 지혜로운 게 있어. 주밀한 것도 있고, 똑똑한 것도 있어’였다. 그런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나를 괜찮게 여기며 나를 믿고 살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내 영광으로 취하며 살아온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은 하나님이 하셨고,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인 것이 보이면서 자신감이 없어졌다. 가인에게 땅의 소산을 주신 분은 하나님이셨다.

 
요즈음 요한복음 5장 말씀이 정말 좋다. 38년 된 병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에 자유롭다. 나또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행복하다. 왜냐하면 38년 된 병자에게 예수님이 찾아오셔서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고 하셨을 때 말씀 속에 이미 걸어갈 수 있는 능력을 주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빌립보서 4장 13절에서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고 하셨다. ‘아무것도 할 수없는 내가 능력주시는 당신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하셨구나!’

요즘은 선교회에 복음의 일이 아주 많아서 나도 바쁘고, 때로는 한계를 만나기도 한다. 교회 일들을 하다보면 가게가 걱정되고, 가게에 붙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복음의 일을 적당히 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이 나를 끊임없이 믿음의 세계로 이끌어 가신다.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일생에 매여 종노릇하는 나’를 발견하게 하셨다. ‘그래, 하나님 안에서 망하자. 하나님이 망하게 하시면 망하자’라는 마음의 결정을 내리는 데까지 하나님이 나를 몰고 가셨다.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결국 내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나 자신이 하나님을 만나는 것을 가장 방해하는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감사한 것은 그때마다 하나님이 끊임없이 나를 부인하게 하시려고 일하셨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가 나를 지금까지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는 말씀처럼 그러나 최경옥은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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