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을 들고 다니는 사람
등불을 들고 다니는 사람
  • 키즈마인드
  • 승인 2015.08.1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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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같이 깜깜한 밤이었어요. 어떤 한 사람이 한밤중이 돼서야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했어요. 그 사람은 아이들과 아내가 기다릴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바빴어요. 그런데 작은 시내에 놓인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콸콸콸 물소리만 들려올 뿐 발밑이 보이지 않아 발을 내디딜 수 없었어요. 
“오늘따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 빨리 가야 하는데 이를 어쩌나!”
그때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났어요.
“여보세요, 다리를 건너려고 하오? 같이 갑시다!”
뒤를 돌아보니 저만치서 등불과 지팡이를 든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어요.
“등불이다, 잘됐다!”
그 사람은 등불을 든 사람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무사히 다리를 건넜어요.
“고맙습니다. 덕분에 다리를 잘 건넜어요. 저희 집이 근처에 있는데 쉬었다 가시지요.”
그 사람의 이야기에 등불을 든 사람은 공손하게 대답했어요.
“고맙습니다. 사실 지금 다리가 무척 아팠거든요.”
그 사람은 등불을 든 사람을 데리고 집으로 갔어요.
“여보! 나 왔소.”
“어서 오세요.”
“여보, 어서 식사를 준비해 주시오. 이분 덕분에 다리를 무사히 건널 수 있었다오.”
아내가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두 사람은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런데 남자는 등불을 들고 있던 사람이 앞을 못 보는 장님인 것을 그제야 알았어요.
“실례지만 당신은 앞을 못 보는군요. 그런데 왜 등불을 가지고 다니는거죠? 어차피 등불이 있으나 없으나 못 보는 건 마찬가지일 텐데요.”
“제가 등불을 가지고 다니는 첫 번째 이유는 제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제가 잘못된 길로 갔을 때 다른 사람들이 나를 빨리 발견하고 구해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 부딪치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두 번째 이유는 오늘 같이 다른 사람들이 어둔 길을 갈 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군요. 이제야 등불을 들고 다니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왜 앞을 못 보는 장님이 귀찮게 등불을 들고 다니는지,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한 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의 지혜에 감탄이 나올 정도예요. 이렇게 우리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어요. 진정한 배려와 소통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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