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루 한옥어린이도서관
글마루 한옥어린이도서관
  • 키즈마인드
  • 승인 2015.09.1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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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기행
우리 선조들이 살던 한옥에는 선조들의 깊은 지혜와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어요. 그러한 한옥의 장점을 고스란히 간직한 특별한 도서관이 있어요. 한국가옥의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들어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더하고 있는 글마루 한옥어린이도서관에 다녀왔어요.
 
전통한옥 속에 도서관이
입추가 지나고 더위가 한풀 꺾인 8월 중순.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있는 글마루 한옥어린이도서관을 찾았어요. 아파트와 주택이 모여 있는 동네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2층짜리 한옥 한 채가 나타났어요. 한옥 특유의 기와지붕과 쭉 뻗은 처마, 한지와 나무로 된 2층 창문과 나무 보와 기둥이 멋스럽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어요.
입구를 지나 도서관 안으로 들어갔어요. 나무로 된 미닫이문 앞에 섰는데 스르르 문이 열렸어요. 전통 한옥 미닫이문에 현대식 센서가 달린 자동문이라니, 뜻밖의 조화에 웃음이 나왔어요.
이곳은 크게 주동인 향서관과 별동인 성학당 두 채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어요. 향서관은 자료실과 열람공간이 있어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자료실에는 사회과학, 문학, 역사, 어학 등 2만 3천여 권의 도서와 2천 5백여 개의 시청각자료 그리고 신문, 잡지 등이 비치되어 다양한 자료를 볼 수 있어요.
▲ 향서원 안에 있는 자료실 책장에는 안동 하회탈이 걸려 있어 웃음이 절로 나와요.
마룻바닥에서 편안하게
향서관에 들어서자 시원하고 은은한 향기가 느껴졌어요. 소나무향이에요. 콘크리트 건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편안한 느낌에 마음까지 편안해져요. 도서관장님이 건물을 지을 때 자생 소나무를 이용하여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끼워 맞추는 옛날 방식 그대로 지었다고 설명해 주셨어요.
자료실에 있는 서가에서 책을 골라 보았어요. 마치 조선시대 학자가 되어 서원에서 책을 고르는 것 같았어요. 골라 든 책을 어디서 볼까 둘러보았어요. 벌써 많은 어린이들이 찾아와서 여기 저기 앉아 책을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마치 자기 집인 양 편안하고 자유로운 자세였어요. 보통 도서관은 의자에 앉아 책상에서 책을 보는데 이곳은 시원한 마룻바닥에 앉기도 하고 엎드리기도 하며 편한 자세로 책을 볼 수 있어요.
2층으로 올라가면 꿈 다락방이 있어요. 나무계단을 걸어 올라갈 때는 시골의 다락방에 올라가는 느낌이에요. 햇볕이 잘 드는 이곳에는 푹신한 쿠션이 준비되어 있어요. 1층과 달리 아주 조용해서 쿠션에 편한 자세로 기대 앉아 책을 읽으면 집중이 아주 잘 돼요. 
▲ 책이야기마당에서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책장을 넘겨요. 자연스럽게 책에 빠져들어요.
가족이 함께 오붓하게
이곳은 어린이도서관이지만 어른들도 볼 수 있는 책이 많아서 엄마나 아빠와 함께 온 학생들이 많았어요. 엄마 아빠와 나란히 앉아 책을 보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특히 유아도서가 있는 책이야기마당에는 아이와 엄마가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며 책을 읽어요. 그래서 이곳은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답니다. 널찍한 마루에 엄마 다리를 베고 누워 책을 보고 있노라면, 천정에 난 유리창으로 들어온 햇살이 따스하게 감싸줘요.
▲ 2층 꿈 다락방에는 조용하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푹신한 쿠션은 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향서관 2층으로 올라가면 지식 나눔방이 있어요. 이곳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친구들과 토론하는 곳이에요. 글을 읽고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친구들의 의견을 듣는 동안 사고력이 깊어지지요. 그밖에도 시와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콘서트, 작가들이 진행하는 인문학 강의, 주민들과 함께하는 독서토론 등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요.
향서관 뒤편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이 있어요. 아이들이 책을 읽다 졸음이 살짝 찾아오면 밖으로 나가 삼삼오오 모여 땅따먹기 등을 하며 뛰어놀 수 있어요. 그리고  토요일마다 제기차기, 투호놀이, 널뛰기, 줄다리기, 굴렁쇠 굴리기 등 다양한 전래놀이를 진행하는데 인기가 아주 많아요. 또한 한옥에서의 1박2일캠프, 한식독서요리, 짚풀공예 등 특별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요.
▲ 군자복을 입고 명심보감을 써보았어요. 조상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요.
마음이 풍성해지는 도서관
향서관에서 성학당으로 건너가 보았어요. 성학당은 한옥의 특성과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특히 4월부터 11월까지 ‘서울까치서당’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관장님이 훈장님이 되어 초등학생들에게 천자문을 가르쳐 주고 계세요. 20여 명의 학생들은 성학당 대청마루에 앉아 훈장님을 따라 큰 소리로 한자를 외우고 종이에 써내려가요. 참여한 학생들은 역사책에서 보던 옛날 서당이 생각나서 재미있고 한자가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고 해요. 이밖에도 예절교육을 통해 인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요즘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서관을 나와 주위를 둘러보니 과거에서 현재로 돌아온 느낌이에요. 이렇게 특별한 도서관은 도심지 한가운데 있을 것 같은데, 오히려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어서 어린 아이들도 쉽게 찾아갈 수 있어서 좋아요. 특별한 독서를 체험하고 싶다면 전통문화의 향기가 솔솔 나는 글마루 한옥어린이도서관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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