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칸타타를 준비하면서-김다솜 단기 선교사(캔자스시티)
[미국] 칸타타를 준비하면서-김다솜 단기 선교사(캔자스시티)
  • 북미 칸타타 투어
  • 승인 2015.10.04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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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번째 도시, 캔자스시티

 미국 중부에 위치한 켄사스에 처음 도착했을때, 마치 시골 할머니댁에 온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고요하고 넓은 하늘과 땅, 끝이 보이지 않는 수많은 초록 나무들이 있었다. 손수 만든 편지들을 집집마다 배달할땐 나무 사이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기분을 더욱 좋게 해주었다. 약 한달간 칸타타를 준비하면서 이곳 풍경만큼이나 켄사스 사람들의 마음또한 넓다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 켄자스는 올해 첫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맞이한다.

▲ 편지 배달 중 한 컷

첫 2주간은 켄사스에서 제일 큰 대학교인 KU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KU는 칸타타가 열리는 극장이 위치한 장소이기도 하다. 켄사스는 다른 지역보다 백인의 비율이 더 많다. 그동안 다른 지역에서 전도를 하며 백인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나는 백인들에게 말 거는 것이 쉽지 않았다. 부담을 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자꾸 "이 사람은 말을 잘 들어줄것 같아”라는, 내 시각을 쫒아 사람들에게 말을 걸게 되었다. 이런 나에게 덴버 전도사님께서는 “제일 말을 들어주지 않을 것 같은 사람에게 말을 걸어라”라고 하시며 "부담을 넘으라"고 하셨다. 어렵게 느껴졌지만 전도사님의 말을 믿고 제일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친절하게 말을 들어주고, 심지어 어떤 사람은 큰 관심을 보이며 연락처를 남겨주기도 했다. 내 생각과 확연히 달랐다. 물론 큰 관심이 없거나 말을 무시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시간을 거쳐갈수록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이 점점 쉬워지고 내게 많은 기회가 생겼다.

▲ KU대학교에서 홍보 중

3주차부터 집집마다 편지 배달을 시작했다. 아침 6시 반쯤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평균 9시간 배달에 시간을 쏟았다. 몸 이곳저곳 벌레에게 물려 간지러움에 시달리기도 하고, 초반에는 발가락 사이사이에 생긴물집 때문에 고생하기도 했다. 그럴때면 자기 전 다른 단기봉사자들과 함께 바늘에 실을 끼워 발가락 물집을 찔러 터트렸다. 그렇게 다 낫지 않은 발가락에 밴드를 덕지덕지 붙이고 다음날 다시 배달을 나갔다. 그러나 배달을 하며 만난 사람들에게 편지를 건네줄때,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며 고맙다고 꼭 칸타타를 보러 오겠다고 말할때는 힘든 것도 다 잊혀질만큼 정말 기뻤다. 만난 사람들 한명 한명 다 칸타타에 와서 행복을 나누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생겼다.

칸타타 당일 모든 청중들에게 나누어주는 프로그램북이 있다. 크리스마스 칸타타의 역사, 취지, 소개, 각 지역마다의 사진, 스폰서 광고 등으로 이루어진 안내책자이다. 이번에 프로그램북에서 광고 디자인을 하게 되었다. 프로그램북은 스폰서들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프로그램북을 제작할 수 있는 비용 이상의 스폰서를 구해야 제작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팀을 짜서 켄자스의 이곳 저곳 상가들을 돌기 시작했다. 칸타타에 대해 설명하고, 프로그램북과 광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한번도 칸타타를 해본 적 없는 이곳에서 칸타타에 대한 스폰서를 구하기란 쉽지 않았다. 칸타타 자체를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우리들의 설명만으로 칸타타를 믿고 광고를 내주는 사람은 더 더욱 없었다. 내가 가게 사장님이어도 해주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인쇄소 마감일이 임박한 날짜에도 스폰서를 충분히 구하지 못했다. 나는 프로그램북은 거의 무산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목사님은 믿음으로 마감이 임박한 날까지도 프로그램 북 팀을 나가게 시키셨다.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마감일 전까지 프로그램 북을 만들기 충분한 몇개의 광고가 갑자기 들어왔다. 갑작스레 밀려온 광고들 때문에 하루종일 컴퓨터를 붙잡고 일해야 했지만 마음 한켠에선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다. 정말 믿음으로 밀고나가신 목사님 말대로 일이 진행되었다.

▲ 식사 후 자매들과 같이

칸타타를 20시간정도 남겨놓은 지금, 참 많이 기대가 된다. 마냥 영원히 준비할것만 같았던 칸타타 준비가 끝을 보인다는 것도 실감이 안난다. 과연 2000석이 모두 다 찰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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