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기기, 컴퓨터
만능 기기, 컴퓨터
  • 최문식 자문위원
  • 승인 2015.10.18 2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미있는 발명 발견 이야기 28
 
컴퓨터의 조상이 계산기라고?
▲ 계산기를 발명한 파스칼

대부분의 발명품들은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서, 그리고 좀 더 편하고 안전한 삶을 위해 연구하여 만든 것입니다. 컴퓨터 또한 필요성을 느낀 사람들의 인내와 노력에 의해 탄생한 것입니다. 컴퓨터의 탄생을 알기 위해서는 계산기의 발달 과정을 지나칠 수 없습니다. 계산기가 컴퓨터의 먼 조상이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오랫동안 계산하는 도구로 사용한 것은 주판(나무판 위에 알을 이용해 계산하는 기구)입니다. 그러다가 프랑스의 수학자 파스칼은 세금회계사인 아버지가 늘 숫자와 씨름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서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1642년에 발명된 최초의 수동계산기 ‘파스칼린’입니다. 여러 개의 톱니바퀴를 맞물려 놓았는데, 각 톱니바퀴는 각각의 자리수를 말해줍니다. 제일 아랫자리수의 톱니바퀴의 눈금 10개가 다 돌아가면 다음 자리의 바퀴가 한 칸 돌아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이것은 덧셈과 뺄셈밖에 안 되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30년 뒤인 1671년, 독일의 수학자 라이프니츠는 파스칼의 계산기를 보완, 곱셈과 나눗셈이 가능한 계산기를 만들어냈지만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문제점이 많아 실용화하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정확한 계산기가 필요해
▲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찰스 배비지

1836년, 영국의 수학자이며 발명가인 찰스 배비지는, 최초의 기계식 자동계산기를 만들었습니다. 당시에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연구소나 금융기관에서 계산만 전문적으로 하는 계산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하는 계산은 틀리기도 하고 옮겨 쓰면서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배비지는 정확한 계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기계식 계산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파스칼과 라이프니츠가 만들어 낸 수동식 계산기의 구조와 원리를 보완하여, 마침내 ‘차분기관’이라는 31자리의 수를 계산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하여 배비지는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립니다.
▲ 사람을 대신해 정확하게 계산해 주는 찰스 배비지의 '차분기관' 계산기.31자리까지 계산할 수 있어요.
2차 세계대전, 독일을 항복시킨 콜로서스
1944년 봄, 유럽은 독일의 침공으로 전쟁이 한창이었습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8개국 연합군의 총사령관인 미국의 아이젠하워 장군은, 군사작전회의에서 중요한 작전을 지시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전쟁의 승패는 상륙 지점을 끝까지 숨기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각국 지휘관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상륙 지점에 대해 보안을 지켜주십시오.”
히틀러가 이끄는 독일군도 연일 연합군의 정보를 수집하며 작전회의를 열었습니다.
“아무래도 연합군은 칼레 북쪽 해안으로 쳐들어올 것 같습니다. 최근 그쪽에 영국과 미국의 폭격기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칼레 지역을 중심으로 철저한 방어를….”
결국 독일군은 연합군의 양동작전(적의 경계를 분산시키기 위해 다른 지점을 공격할 것처럼 속이는 작전)에 넘어갔습니다. 연합군은 칼레 지역에 많은 폭격기를 띄우고는 노르망디로 상륙 작전을 펼쳤습니다. 연합군의 완벽한 승리였습니다.
아이젠하워 장군은 어떻게 독일군이 칼레 지역에 집결할 것을 확신할 수 있었을까요? 당시에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거기에는 영국이 비밀리에 개발한 기기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깊숙한 산 속에 ‘콜로서스(Colossus)’라는 세계 최초의 진공관 컴퓨터가 밤낮 없이 독일군의 1급 비밀 암호문을 풀고 있었던 것입니다. 독일군들이 사용한 암호는 우수한 암호전문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으로, 어느 누구도 풀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두뇌보다 몇 십 배 뛰어난 분석력을 가진 컴퓨터의 존재를 몰랐던 것입니다. 2,400개의 진공관과 800개의 전자 중계기로 구성된 콜로서스 컴퓨터는 노르망디 상륙작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남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서의 전투에서 크게 활약, 연합군에게 승리를 안겨주었습니다.
▲ 콜로서스 컴퓨터
30톤이 넘는 괴물 컴퓨터
그 뒤로 컴퓨터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져 1946년 2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에커트와 모클리는 세계 최초로 ‘에니악(ENIAC, Electronic Numerical Integrator And Computer)’이라는 다용도 전자식 컴퓨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에니악은 19,000개의 진공관과 1,500개의 계전기로 꾸며졌으며, 무게가 30톤이 넘는 괴물이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콜로서스’를 세계 최초의 컴퓨터라고 주장하지만, 많은 학자들이 미국의 에니악을 최초의 컴퓨터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 뒤로 195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양한 컴퓨터들이 개발되었습니다.
▲ 최초의 다용도 전자식 애니악 컴퓨터.
나날이 발달하는 컴퓨터
요즘은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기능은 좋아진 컴퓨터가 가정마다 보급되어 누구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군사용품으로 개발되었던 컴퓨터가 각 가정에 들어가면서 일상적인 서류 작성과 장부정리, 계산, 게임 등을 하는 데에 활용되었고, 병원에서는 컴퓨터를 이용해 차트 관리뿐만 아니라, 몸 안의 병을 찾아내는 촬영을 하기도 합니다. 컴퓨터의 역할은 한계가 없이 발달하여 무인 우주선을 띄우기까지 했습니다. 최근에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만나 세계의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방 안에 앉아 물건을 사고팔 수도 있습니다.
미래의 컴퓨터는 어떤 기능을 갖고 어떤 모습으로 발달할까요? 미래에는 컴퓨터의 역할이 얼마나 더 다양해질지 과학자들도 예측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머지않아 손목시계처럼, 컴퓨터를 손목에 차고 다니며 사용할지도 모릅니다.
컴퓨터가 발달하여 우리 생활에 밀접해질수록 컴퓨터를 잘 활용하는 자세를 갖추고, 컴퓨터 때문에 가족과의 시간, 건강 등 소중한 것을 잃지 않도록 우리 마음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성공 배경에는 영국이 비밀리에 개발한 컴퓨터가 숨어 있었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