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티 시장님의 행복한 삶처럼
마나티 시장님의 행복한 삶처럼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15.12.04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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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_191회

 
40년을 시장으로 재임한 분
지난 가을, 우리는 푸에르토리코라는 섬 나라에서 월드캠프를 가졌다.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시市의 시장님이 작년 도미니카 월드캠프에 참석해 큰 감명을 받아 아레시보 시에서도 꼭 월드캠프를 개최하고 싶다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캠프에는 옆 도시인 마나티의 시장님도 참석했는데, 우리에게 캠프의 폐막식은 마나티에서 하면 좋겠다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아레시보 시장님도 양보해 폐막식을 마나티에서 가지기로 했다.
 마나티에 가서 시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시장님이 나이가 아주 많아 보였다. 나이를 물어 보니, 뜻밖에 나보다 네 살이 적었다. 그분은 같은 도시에서 40년이나 시장을 하여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시장으로 재임한 분이라고 했다. 시장님이 40년 동안 시장을 하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을 위하려는 마음을 이미 버렸기에
시장님은 월남전에 참전해 풍토병을 앓아 죽을 고비를 넘긴 후, 좋지 않은 몸으로 푸에르토리코로 돌아왔다. 귀국한 후에도 불행한 일들이 계속 닥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고, 아들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시장님도 병으로 많은 고통을 겪으며 생명마저 위험했다. 아버지와 아들의 죽음, 그리고 자신마저 죽음 앞에 서 있는 일들을 겪으며 시장님은 소망을 다 잃어버렸다.
 그처럼 자기 인생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후, 자신이 사는 도시의 시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마음으로 28세의 젊은 나이에 시장에 출마해 당선되었다. 시장이 된 후에도, 자신을 위하려는 마음을 이미 버렸기에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을 시민들을 위해 계속 해나갈 수 있었다.
 처음에 그 도시에는 공장도 없고, 회사도 없었다. 그래서 시 전체가 가난했다. 시장님은 아일랜드에 있는 어느 제약회사가 비싼 세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고 마나티로 유치했다. 제약회사에 부지를 제공하고 도로를 닦아 주었다. 거기에다 인건비가 싸고 물이 풍부하고 환경이 좋은 점을 내세워 제약회사를 마나티로 끌어왔다. 그 일은 당시 보통 사람들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마나티 시로 옮겨온 제약회사가 사업이 번창하자, 이번에는 미국에 있는 제약회사와 교섭해 회사를 다시 마나티로 유치했다. 그렇게 큰 제약회사들을 계속 유치해 많은 제약회사들이 마나티 시로 옮겨와 도시가 부유해졌다. 제약회사들이 내는 세금만도 전체 세금의 절반 가까이 되었고, 시민들이 일자리를 얻고 제약회사 직원들이 그곳에서 소비하는 돈도 많아 도시 경제가 전체적으로 활성화되었다.
 시민들의 삶이 부해지고, 삶에 여유가 생기고, 도시의 건물들이 달라지고, 도로가 좋아지고 차들도 좋아졌다. 자연히 시민들이 시장님을 믿고 존경하였고, 그 결과 40년 동안 계속해서 시장으로 재임한 것이다. 지금은 많이 늙으셨는데도 여전히 시를 위해 연구하고 계획하시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시민들로부터 오랫동안 존경을 받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해야 할 일을 한 시장님
사람들이 삶을 살 때 제일 먼저 자신을 위한다. 내가 잘 살고, 내가 잘 먹고, 내가 잘 지내는 데에 마음을 둔다. 그렇기 때문에 정작 해야 할 가치 있는 일은 잘 하지 못한다. 그런데 마나티 시장님은 그 길을 걸은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을 때 얼마나 슬펐겠는가! 어린 아들이 암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겠는가! 자신이 죽음 앞에 섰을 때에는 또 얼마나 절망적이었겠는가!
 그런 일들을 지나면서 시장님은 자신을 다 비웠다. 자신에 대한 기대나 소망, 자신을 위하려는 마음을 다 던져버리고, 건강하기만 하다면 시민들을 위해서 일하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그 후, 놀랍게도 건강을 되찾아 시를 위해 마음을 다 바쳐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일했기에 다른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을 이룬 것이다.
 그분이 시장이 되었을 때와 비슷한 시기에 나도 목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복음을 전하고 복음을 사랑하고 주님을 섬기며 살았다. 그러나 나 자신을 잊어버리고 마음을 다해서 주님과 복음만을 위해서 살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나는 때때로 나 자신도 생각하고, 가족도 생각했다. 그런데 마나티 시장님은 하나님을 모르는 분인데도 자신을 잊고 그 도시와 시민들을 위해서만 산 것이다.

우리가 주님을 위하고, 주님이 우리를 위하면
이제 나이가 들어 지난 날들을 돌아보면 감사하다. 내가 나를 위해 살았을 때보다, 내가 내 가족을 위해 일했을 때보다, 내가 나도 잊고 가족도 잊고 주님만을 위해 일했을 때 주님이 나를 지키시고 도우셨다. 주님이 내 가족을 지키셨다. 그것이 내가 내 가족을 지키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가족들의 삶이 복되었다.
 마나티의 시장님은 굉장히 행복하게 살고 계신다. 오늘도 자신을 위하지 않고 시민들을 위해서 산다. 구원받은 우리도 나를 위하여 살지 않고 주님을 섬기며 주님을 위해 사는 삶이 가장 복된 줄로 믿는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산티아고 시장님을 만날 때도 나는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많다. 그분이 산티아고 시민들을 위하여 마음을 쓰는 것이 정말 크고 컸다. 나는 우리 성도들을 위해 그렇게 마음을 쓰지 못했기에 부끄러웠다.
 산티아고 시장님은 어렵게 사는 시민들을 위해 기업가들을 불러서 ‘우리가 이런 아파트를 짓고 싶은데 시멘트를 제공해 달라, 철근을 제공해 달라, 유리를 제공해 달라’고 부탁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아파트를 지어서 불쌍한 시민들에게 무료로 대여해 주었다. 아파트에 입주한 시민들이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른다고 한다. 시민들을 위해 사는 시장님을 보면, 자신이 맡은 일을 마음을 다해 하여 모든 시민들에게 존경을 받고 기쁨을 누리며 복되게 살고 있었다.

 구원받은 많은 성도들이 주님을 섬기는 것보다 자기를 위하느라 바빠서 주님이 그를 위해 일하실 틈이 없다. 우리가 주님을 위하고 주님이 우리를 위하면, 그보다 복된 삶이 없을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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