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냥짜리 아버지
천 냥짜리 아버지
  • 키즈마인드
  • 승인 2015.12.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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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동화
 
옛날 옛날에 한 젊은 부부가 있었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부부는 늘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어요.
“여보, 우리 부모님은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아쉬워요.”
“그러게 말이오. 아이 재롱도 보여 드리고 따뜻한 밥을 대접할 수 있는 부모님이 계시면 좋으련만….”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장에 갔다가 이상한 소문을 들었어요.
돈 천 냥에 아버지를 파는 사람이 있다는 거였어요. 남편은 옹기점 주인에게 물었어요.
“아버지를 판다는 사람이 있다는데, 사실입니까?”
“그렇다니까요. 저기 벽에 붙어 있는 방을 보시오.”
옹기점 주인이 알려준 곳을 가보니 정말로 벽에 글이 써 있는데
‘아버지를 천 냥에 팝니다’ 하는 내용이었어요.
“아버지를 천 냥에 판다고? 집안 형편이 꽤나 어려운 모양이다.
그러니 아버지를 모시지 못하고 돈을 받고 팔려고 하겠지.”
남편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아내에게 말했어요.
“글쎄, 어떤 사람이 아버지를 돈을 받고 판다는군. 우린 부모님을 모시는 게 소원인데 말이오.”
“어머나, 별일이 다 있네요.”
그리고 아내가 무릎을 탁 치며 말했어요.
“여보, 우리가 그 아버지를 사서 모시면 어때요?”
“그러면야 좋지만 무슨 돈으로?”
“돈은 빌리면야 되지만 아버지를 무슨 수로 얻겠어요. 이번에 꼭 돈을 빌려서라도 아버지를 사다가 모셔요.”
“그럽시다.”
 
다음날, 부부는 동네에서 돈이 많기로 소문난 부잣집을 찾아갔어요.
“천 냥을 꿔주시면 부지런히 농사를 지어 갚을게요.”
“나는 꿔줄 돈이 없네. 있다고 해도 자네를 어떻게 믿고 그 큰돈을
빌려주겠나?”
부자는 콧방귀도 안 뀌며 단박에 거절했어요.
 
부부는 두 번째로 마음씨 착한 마을 어른을 찾아갔어요.
“어르신, 돈 천 냥만 꿔주십시오. 아버지를 판다는 사람이 있어서 저희가 모셔 오려고 합니다. 빌려 주시면 부지런히 일해서 꼭 갚겠습니다.”
부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어른이 대답했어요.
“참 좋은 일이네만, 우리도 형편이 여의치 않아서 말일세.
백 냥만 꿔주지.”
“감사합니다. 잊지 않고 꼭 갚을게요.”
부부는 이렇게 먼 곳에 사는 친척집까지 찾아다니며 돈을 꾸었어요.
어렵게 천 냥을 마련한 부부는 기쁜 마음으로 아버지를 판다는 집을 찾아갔어요. 그런데 매우 큰 기와집이 떡 하니 나타났어요.
“이 집이 맞나? 아버지를 팔 정도면 찢어지게 가난한 집이겠거니 했는데 이렇게 큰 기와집이라니?”
“그러게 말이에요. 이상하지만 우선 들어가서 물어봅시다.”
‘쾅쾅쾅!’
“계십니까?”
남편이 문을 두드리자 점잖아 보이는 노인이 나왔어요.
“무슨 일이오?”
“여기가 아버지를 파는 집이 맞습니까?”
“맞네. 아버지를 사려고?”
“예, 그렇습니다.”
“천 냥은 가지고 왔나?”
부부는 얼른 불쌍한 아버지를 모셔가려고 돈을 보여주었어요.
“여기 이렇게 마련해 왔습니다.”
돈을 확인한 노인이 아버지를 모셔올 생각은 않고 다시 물었어요.
“그런데 왜 아버지를 사려고 하나?”
“저희는 양쪽 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그래서 비록 남의 아버지라도 모시고 살고 싶습니다.”
노인이 가까이 다가서며 다시 물었어요.
“아버지를 사면 어떻게 모실 건가?”
“저희가 형편이 여의치 않아서 큰 호강은 못 시켜 드리지만 따뜻하게 밥 지어드리고 아이들 재롱 보여드리며 마음 편히 지내시게 할 것입니다.”
그러자 노인이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했어요.
“사실은 내가 아버지를 판다는 글을 쓴 사람이네. 나는 재산도 많고 모든 게 풍족하지만 의지할 자식이 없다네. 그래서 아들을 하나 얻어 함께 밥 먹고 함께 웃으며 지내는 게 소원이었지. 그런데 양자를 들인다고 하면 내 재산을 노리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버지를 판다는 소문을 낸 거라네.”
“예에?”
노인은 남편의 손을 잡으며 말했어요.
“이제야 마음을 나눌 아들을 얻었구먼. 당장 우리 집으로 들어와서 같이 살게나. 이제 내 집이 자네 집이고, 내 재산이 다 자네 재산이네.”
노인은 아들과 며느리를 얻어 흐뭇하게, 부부는 아버지를 모시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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