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내내 함께하는 달력
일 년 내내 함께하는 달력
  • 최순식 자문위원
  • 승인 2015.12.1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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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발명 발견 이야기 30
12월이 되면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새해의 소망을 다지곤 합니다. 달력은 커다란 벽걸이용부터 작은 다이어리용까지 무척 다양하고 요즘은 휴대전화 안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그만큼 현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입니다. 이 달에는 달력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달력의 역사를 알아봅니다.
 
개월 수가 바뀌는 달력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달력은 전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세계력’이라고 합니다. 만약 나라마다 날짜가 다른 달력을 사용한다면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고대 로마의 기록을 보면 달력을 활발하게 사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로마는 오래 전부터 태음력, 즉 달의 움직임을 관찰해서 만든 달력을 사용했습니다. 로마의 달력은 매년 카톨릭 성직자인 사제들이 만들었는데, 어느 해는 여덟 달로 또 어느 해는 열 달, 열네 달로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일 년의 달을 늘였다 줄였다 한 것은 정치 세력과 관계가 있었습니다. 사제들이 마음에 드는 세력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일 년을 열네 달로 늘려서 임기를 길게 했고, 반대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일 년을 8개월로 줄여 임기를 짧게 마치게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고대 로마의 달력은 이름만 달력이었을 뿐 달력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이집트의 발달된 달력
율리우스 카이사르(시저)는 BC 100년에 태어나 BC 44년까지 살았던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며 군인이었습니다. 그는 30세 때부터 그리스, 터키, 갈리아(지금의 프랑스) 등을 정복하며 로마의 국력을 크게 키웠습니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는 말은 정복자 카이사르가 외친 말로, 그의 용맹함과 자신감을 나타내는 말로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BC 48년, 카이사르는 이집트를 정복했습니다. 그곳에서 역사상 최고의 미인으로 알려진 클레오파트라 여왕을 만나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는 로마로 돌아가지 않고 8개월 동안 이집트에 머물렀습니다. 그때 카이사르는 발달된 이집트 문명을 접했습니다. 그 중에는 이미 6,000년 전부터 쓰고 있던 태양력도 있었습니다.
이집트인들은 해마다 나일 강의 홍수로 큰 피해를 당했습니다.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대부분의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홍수로 농사를 망치는 것은 곧 삶의 전부를 잃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홍수가 일어나는 시기를 미리 알 수 있는 정확한 달력이 필요했습니다. 이집트의 학자들은 태양과 별의 움직임을 관찰하여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기간이 365일인 것을 알아냈습니다. 또한 보름달이 기울었다가 다시 보름달이 되는 기간이 30일, 그리고 해뜨기 직전 동쪽 하늘에서 가장 크게 반짝이는 별 시리우스가 다음 날 다시 뜰 때까지를 ‘하루’라고 정해, 1년을 ‘12달 365일’로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집트의 태양력입니다.
▲ 이집트의 달

전 세계로 퍼진 율리우스 달력
카이사르는 로마 또한 태음력으로 농민들이 많은 피해를 입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집트의 달력을 로마로 가져갔습니다. 그리하여 BC 46년부터 로마에서도 태양력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로마의 지배를 받던 나라들도 태양력으로 바꾼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 달력은 ‘율리우스 달력’이라 불렸습니다. 만약 카이사르가 클레오파트라와 사랑에 빠지지 않고 로마로 바로 돌아왔다면 태양력의 운명과 세계의 역사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 이집트의 달력을 로마로 가져온 카이사르
오차를 점점 줄이고
그러나 율리우스 달력도 완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달력을 농사 자료로 생각했던 당시 지배층 사람들은 농사일을 하지 않는 11월과 12월을 빼버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홀수 달은 31일, 짝수 달은 30일로 짜놓았던 것을, 카이사르가 태어난 7월이 작은 달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여 7월을 31일로 하였고, 1년의 마지막 달 12월은 본래 29일이던 것을 카이사르가 “마지막 달은 일 년을 정리해야 되는데 29일로는 부족하다.” 하여 31일로 바꾸었습니다.
로마의 천문학자들은 꾸준한 천체 관측을 통해 1년이 365일 5시간 48분 46초인 것을 알아냈습니다. 4년마다 약 24시간의 오차가 생기는데, 그래서 4년에 한번씩 2월에 하루를 더 넣었습니다.
이러한 율리우스 달력은 세계적으로 1,000년 이상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1582년 로마 교황 그레고리 13세(1502∼1585)가 천문학자들의 의견을 모아, 1만 년에 3일 밖에 오차가 나지 않는 ‘그레고리우스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달력입니다.
 
달을 기준으로 만든 동양의 달력
달력이 농사를 짓기 위해 천체를 관측하여 만든 것은 동서양이 같지만 서양은 태양을, 동양은 달을 중심으로 만든 것이 다릅니다. 동양에서는 BC 14세기, 중국 은나라에서 1년을 360일 12달, 한 달이 30일로 된 태음력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태음력인 중국의 달력을 사용했습니다. 시대마다 우리 실정에 맞게 조금씩 고쳐서 사용했지만 오랫동안 중국의 달력을 쓴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그레고리우스 달력을 사용한 것은 1894년 조선시대 고종 31년부터였으며, 아직까지도 태음력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곱 개의 요일은 다섯 개의 천체에 해와 달을 넣어 일(日/해), 월(月/달), 화(火/불), 수(水/물), 목(木/나무) ,금(金/쇠), 토(土/흙)요일로 지었습니다. 지금까지 무심코 보아 넘긴 달력이 이처럼 오랜 역사와 많은 이야기꺼리를 갖고 있는 것을 대부분 몰랐을 것입니다.

관심과 호기심을 키운다면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갖고 태어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주변의 사물과 우리 생활 속에서 호기심을 갖는 것이 위대한 발명과 발견의 첫걸음이 됩니다. 독자들도 자신의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남보다 조금만 더 호기심을 키운다면 훌륭한 과학자, 발명가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성공이라는 열매가 여러분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재미있는 발명.발견 이야기’를 애독하여 주신 독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만날 것을 기대하며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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