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했기에 강한 리더가 된 세종대왕
약했기에 강한 리더가 된 세종대왕
  • 이상학 목사님
  • 승인 2016.01.1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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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특강 제1강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운동을 잘하고 인기가 많아도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없어요. 그래서 내일의 리더가 될 키즈마인드 독자들에게 밝고 건강한 마음, 넓고 겸비한 마음을 가진 리더의 마음자세를 알려주려고 해요. 앞으로 12회에 걸쳐 연재될 리더십특강에 귀 기울여주세요.
 
조선의 대표적인 왕
우리나라 역사에서 훌륭한 지도자를 꼽으라면 세종대왕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훌륭한 성품과 놀라운 업적으로 존경받을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리더십 첫 번째 시간에는 세종대왕의 생애를 통해 우리가 꼭 배워야할 리더 정신을 찾아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세종대왕’ 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물론 한글일 것입니다. 한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과학적인 문자이며, 세종대왕은 인류 역사상 글자를 만든 유일한 왕입니다. 한글창제 외에도 세종대왕의 업적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 당시 조선은 천문학, 인쇄술, 지리학, 농업기술, 예술, 의학, 무기 등 다방면에 걸쳐 놀라운 기술을 발전시킨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 대국이었습니다. 또 세종대왕은 외교술도 뛰어나서 강대국인 명나라와도 지혜롭게 잘 지내는 한편 나라의 힘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황희, 맹사성, 최윤덕, 장영실, 정인지, 성삼문 같은 뛰어난 인재들을 키워내 나라를 크게 발전시켰습니다.
세종대왕이 이렇게 나라를 발전시키고 훌륭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출중한 재주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세종대왕의 생애를 살펴보면 다른 왕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마음을 가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잘나고 재주가 뛰어나도
세종은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재주가 뛰어났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재주를 과시하고 자랑하기를 좋아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세종은 자신이 아무리 똑똑하고 잘났더라도 아버지를 이어 왕이 될 사람은 어디까지나 형인 양녕대군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인 태종이 왕이 되는 과정에서 왕의 자리를 위협하는 사람들은 형제라도 죽이는 현실을 보았기 때문에, 자신도 능력을 뽐내다가는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세종은 자신의 잘난 것이나 많이 아는 것을 내세우지 않고 겸손하게 뒤로 물러났습니다.
그런데 1418년, 아버지 태종은 학문에 뜻이 없고 술과 여자와 도박에 빠져 사는 양녕을 왕위에 올릴 뜻을 접고 세종을 왕의 후계자 자리인 세자로 올렸습니다. 두 달 뒤, 세종은 체계적인 후계자 수업을 받지 못한 채 왕위에 올랐습니다.
 
신하들의 의견에 귀 기울인 왕
왕위에 오른 다음날, 세종은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도승지를 불러 말했습니다.
“내가 나랏일을 잘 알지 못하니 대신들을 불러 주시오. 대신들과 함께 의논하여 정하고 싶소.”
왕이라면 뭐든지 뜻대로 할 수 있고, 자신의 지혜로도 충분히 나랏일과 사람을 뽑는 일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세종대왕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신하들과 함께 의논하고 지혜를 모아 나랏일을 처리해 나갔습니다.
평소에도 자주 신하들과 모여 옛 왕들의 기록과 고전서를 공부하고 나라 문제를 풀어가는 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러한 회의를 ‘경연’이라 하는데, 부왕인 태종은 재위 기간 동안 학술경연을 네 번밖에 하지 않았지만, 세종은 무려 1989회나 열었다고 합니다.
처음에 토론을 하고 나랏일을 의논할 때, 대신들은 감히 왕 앞에 자신의 의견을 나타낼 수 없었습니다. 그랬다가 왕과 의견이 다른 경우 눈 밖에 나기도 하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종은 누구라도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신하들이 의견을 내면 칭찬하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단점보다 장점을 크게 보고
세종대왕은 사람을 뽑을 때도 신분이나 경력을 따지지 않고 그 사람의 능력만을 고려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단점이 있어도 장점을 크게 보고 등용하여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황희 정승은 양녕대군을 세자에서 폐하고 세종을 세자로 올리는 것을 반대하여 유배를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종은 왕이 된 뒤에 그의 탁월한 국정 조율 능력을 크게 여기고 높은 벼슬을 주어 나랏일을 돌보게 했습니다. 황희 때문에 자신이 왕이 되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
관청의 노비로 일하던 장영실의 재능을 크게 여겨 노비의 신분을 벗겨주고 벼슬을 준 것 또한 당시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세종의 남다른 시각이 있었기에 장영실과 같은 인재가 마음껏 과학적인 도구를 발명.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낮은 마음으로 백성들과 소통한 왕
또한 세종대왕은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고 그들을 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세종 7년에 종묘 제사를 드리던 중 이조판서 허조가 술잔을 옮기다 발을 잘못 디뎌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다들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세종이 급히 다가가 “허 판서, 다치지 않았나?” 하고 물었습니다. 허조가 잘못을 빌자 세종은 “허 판서의 잘못이 아니다. 계단이 좁아서 그런 것이니 계단을 넓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라.”고 명했다고 합니다.
이 일을 통해 허조는 죽을 때까지 세종의 사랑을 잊지 않고 세종과 마음을 같이 하여 충성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세종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여자나 노비, 감옥의 죄수 등 힘 없는 백성들을 돌아보고 살핀 것으로 유명합니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의 ‘훈민정음’은 세종이 한자를 모르는 백성들이 어려운 일을 당해도 알리지 못해 억울한 일을 겪는 것을 불쌍히 여겨 만든 것이었습니다. 사대부들의 반대를 무릎 쓰고 한글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세종은 백성들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과 마음이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힘들고 마음이 아프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이 리더가 되면 약한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았기에
이렇게 세종이 늘 대신들과 의논하여 나라의 일을 결정하고 허물이 있는 사람이나 신분이 낮은 사람도 궁에서 일할 수 있게 벼슬을 주었던 것은, 누구보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낮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의 지혜나 힘만으로는 나라를 이끌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신하들과 의논하고 토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을 스스로 낮추고 부족함을 인정했기 때문에 옛 현인들의 가르침을 크게 여기고 다른 사람들을 높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을 깊이 알수록 자신을 낮춥니다. 그리고 “저 사람에게는 내게 없는 좋은 점이 있구나!” 하고 다른 사람의 장점을 크게 여기고 배울 마음을 갖습니다. 반대로 자기가 잘나고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실수나 허물, 단점을 크게 보고 무시하기 쉽습니다. “저 사람은 왜 저래? 저 사람 저래서 안 되겠네.” 하고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기 때문에 좋은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하인을 위해

예수님을 찾아온 백부장
세종대왕과 같은 마음을 가진 리더를 성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 8장에 나오는 로마 군대의 백부장입니다. 이 백부장의 집에서 일하는 하인이 중풍에 걸려 고생을 했습니다. 하인이 병으로 괴로워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백부장은 예수님을 찾아가 하인의 병을 고쳐 달라고 간절히 부탁했습니다. 예수님은 이 백부장을 기이히 여기시고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도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했다’고 칭찬하셨습니다.
백부장은 백 명의 군사를 거느린 장군이고 하인은 가장 낮은 신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백부장은 어떻게 하인을 그렇게 위할 수 있었을까요? 백부장은 신분은 높았지만 마음 자세는 누구보다 낮고 겸비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인들과도 마음을 나누고 마음이 연결된 사람이었습니다. 백부장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비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부족함을 알고 마음이 낮은 리더
사람들은 높은 자리에 올라 다른 사람들을 부리고 이끌고 싶어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공부를 많이 하고 재능을 키우는 등 많은 것을 갖추려고 합니다. 하지만 참으로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선 지식을 쌓고 재능을 키우기 전에,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깊이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마음을 낮추어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마음이 연결되어야 합니다.
세종대왕은 누구보다 자신의 부족함을 깊이 깨달았고 낮은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참된 지혜를 얻을 수 있었고 나라와 백성들을 복되게 이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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