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대하는 마음을 물러가게 하는 <회개와 믿음>
나를 기대하는 마음을 물러가게 하는 <회개와 믿음>
  • 최원호(기쁜소식강남교회)
  • 승인 2016.01.28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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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책

나는 2005년에 인생에서 한계를 만나 구원받았다. 길이 없던 나에게 소망이 되어 주시는 하나님이 정말 감사했다. 구원받은 후에는 결혼과 직장생활을 하는 부분에도 많은 은혜를 입었다. 교회의 인도를 받으면서 나를 통해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도 경험했다. 그러다보니 나의 마음이 성경에 대한 적은 지식과 그동안 입은 은혜로 채워졌다. 이상하게 구원의 기쁨은 예전 같지 않았고, 마음이 점점 곤고해져 갔다.
 <회개와 믿음>을 만난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장호원이라는 경기도의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지낼 때다. 직장에서 장호원으로 발령 받아 기쁜소식장호원교회에 다녔다. 성도가 열 명도 안 되는 작은 교회였는데, 내가 유일한 장년 형제였다. 처음에는 목회자가 없다가 내가 가고 얼마 후 전도사님 부부가 오셨다. 나는 겉으로는 그분들의 말씀을 듣는 척했지만 속으로는 판단할 때가 많았다. 전도사님은 나를 온 마음으로 대해 주셨는데, 나는 내가 무언가 좀 잘해서 그렇게 대해주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전도사님이 하시는 말씀들이 내 생각과 다를 때 불편함을 표현했다.
 한번은 전도사님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서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전도사님이 우리 집에 심방을 오시고 나서야 마지못해 교회를 나갔다. 그렇게 다시 교회에 간 나에게 전도사님이 “한 주에 한두 번씩 신앙서적을 읽고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자”고 하셨다. 그때 전도사님이 추천한 책이 <회개와 믿음>이었다. ‘거의 매일 설교를 듣는데 뭐하러 책을 또 읽어?’ 탐탁치 않았지만 읽기 시작했다. 

 

 책의 첫 장章인 ‘베드로의 회개’를 읽었는데,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특별히 생각되는 것이 없었다. 며칠 후 전도사님 부부와 우리 부부는 돌아가면서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할 말이 없어서 대충 이야기했다. 내가 이야기한 다음 전도사님이 “율법을 지키려고 해도 안 될 때, 술을 끊으려 해도 안 되고 뭘 해도 안 될 때, 그때 신앙이 시작되는 것입니다”라는 말씀을 책 내용을 중심으로 경험한 이야기와 함께 하셨다. ‘이런 내용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롭게 다가왔다. ‘그래, 내가 아무리 죄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안 되어서 구원받았지. 신앙도 마찬가지구나. 내가 안 될 때 신앙이 시작되는 거구나. 그런데 왜 내가 신앙생활을 잘하려고 했지?’
 그때부터는 책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다. ‘가룟 유다의 회개’를 읽을 때는 책의 저자인 박옥수 목사님의 목소리가 생생히 들려왔다. “‘그렇구나. 나에게는 악뿐이구나. 선이 없구나. 나에게는 더러움만 가득하구나. 의가 하나도 없구나. 그래서 내가 선을 행하려고 해도 안 되었구나!’ 지나간 과거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그렇게 선하게 살려고 해도 안 된 이유를 알았습니다. ‘아, 내가 그렇게 새벽마다 울며 회개하고 선하게 살려고 해도 안 되었는데, 내게 근본 선이 없으니 내가 어떻게 선을 행해? 안 될 수밖에 없었구나!’ 그때부터 제가 하려는 것이 끝났습니다.”(본문 내용 중)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 마음에 분명한 선이 그어지면서 그동안 해왔던 내 신앙생활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나는 신앙생활을 잘하고 싶었고, 잘하려고 애썼다. 그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 심지어 전도사님까지 판단하며 지냈다. 그런데 책을 읽고 전도사님과 이야기를 나눌수록 부끄러워졌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동안 얼마나 거만하게 지냈던가!’ 내 생각만 믿고 사는 나에게 말씀을 심어주려 했던 전도사님의 마음을 알고 나니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전도사님께 마음이 열리고, 내 속에 선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마음에 있는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꺼낼 수 있었다. 직장 동료들과의 사이에서 힘들었던 일, 아내와의 갈등…. 선한 구석이 없는 나 자신을 보고 나니 절망이 아니라 이상하게 소망이 솟아났다.
 “내 죄가 눈처럼 희게 씻어지고 주의 말씀이 내 마음에 들어온 그날부터 저는 인간 박옥수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담은 하나의 그릇이라는 것입니다.”(본문 내용 중)
 책의 내용 한 대목 한 대목이 내 마음을 두드렸다. 아브라함의 믿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믿음 없는 믿음의 조상’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제목을 참 잘 붙인 것 같았다. 아브라함은 백 세 된 사람이 자식을 낳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들으면서 마음이 달라졌다. ‘죽은 사람을 살리시고 흙으로 사람을 만드시는 하나님인데, 백 살이면 어떻고 천 살이면 어떠하며 만 살이면 또 어떠냐? 아들을 낳겠구나!’
 나에게도 조금씩 믿음이 생겼다. 사실 나는 성격이 좀 모가 난 편이라 직장에서 복음을 전하려 하면 ‘누가 내 말을 듣겠어? 내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 오히려 이상하게 볼 거야’라는 생각에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내 마음에서 ‘하나님이 도우시면 왜 못 하겠어? 아브라함을 도우신 하나님이 나도 도우신다’는 믿음이 생겨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몇몇 사람이 구원받는 일이 생겼다.
 <회개와 믿음>은 나 자신과 하나님을 보여준 귀중한 책이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하나님만이 일하시는 세계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가끔 은혜 받은 일로 마음이 들뜨거나 어려운 문제로 답답할 때 이 책을 꺼내 읽는다. 그러면 어김없이 나를 기대했던 마음은 뒤로 물러가고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새 마음과 새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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