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석탄박물관
보령석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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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2.1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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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기행> 잊혀진 석탄의 재발견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집이 최고예요. 요즘은 버튼만 누르면 집안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보일러가 있으니까요. 30년 전 우리나라는 주로 연탄을 때며 겨울을 났어요. 근대 산업발전의 원동력이자 우리의 삶과 함께했던 석탄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보령석탄박물관을 찾았어요.
 
자연과 어우러진 박물관
영하의 추위가 계속되는 1월. 아침 일찍 박물관이 있는 충청남도 보령시로 향했어요. 두 시간 남짓 달리는 동안 길에 눈도 내리고 산과 바다, 섬을 구경하는 재미에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근처에 다다를 때 쯤 높은 산길로 올라간다 싶더니 곧 산봉우리와 하천으로 둘러싸인 박물관이 모습을 드러냈어요.
박물관 외형은 탄광을 형상화했어요. 관람객들이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마치 갱도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요.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공기가 상쾌한 이곳 보령은 충남 최대의 탄광촌이었다고 해요. 지금은 석탄의 사용이 줄었지만 1970∼1980년대에는 석탄으로 만든 연탄 덕분에 집집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어요. 석탄은 과거 우리나라 근대 산업 발전의 큰 원동력이었어요. 이런 석탄산업의 역사성을 보존하고 탄광 근로자들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박물관이 세워졌어요.
▲ 1층에 있는 대형 팝업 전시물이에요. 그래픽으로 묘사한 광부의 표정이 인상적이죠?
역사 속 석탄의 기록을 한눈에
박물관은 실내전시장과 야외전시장으로 조성되어 있어요. 먼저 1층에 있는 실내전시관으로 들어갔어요. 이곳에는 주 전시물들이 있는 곳으로 넓은 홀로 되어 있어요. 석탄의 생성과정, 석탄 산업사, 작업 장비, 탄광촌과 광부의 모습 등 다양한 전시물을 한눈에 볼 수 있어요. 들어서면 동·식물들의 모형으로 된 거대한 숲이 나와요. 땅속에서 어떻게 석탄이 만들어졌는지 쉽게 알 수 있어요. 석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니 자연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선물을 주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
그 옆에는 석탄의 역사적 기록과 석탄이 근대사회에 끼친 영향에 대해 볼 수 있어요. 옛날 사람들이 석탄을 발견하고 남긴 글에서 석탄을 중요하게 여겼던 마음이 느껴져요. 또한 연탄을 가는 아주머니의 모습을 마네킹으로 재현했는데 TV에서나 보던 옛날 옷차림에 웃음이 나왔어요. 한편 ‘옛날에는 어렵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켠에는 큰 유리관 안에 땅속 갱도를 미니어처로 재현한 모형도가 있어요.땅속 깊은 곳에 석탄을 채굴하기 위해 여러 갈래로 뚫어 놓은 굴을 보며 규모를 짐작할 수 있어요. 사람이 이렇게 깊은 곳까지 들어간다는 사실이 놀라워요.
▲ 폭약을 심기 위해 벽을 뚫고 있어요. 모형이지만 위험성이 고스란히 느껴져요.
석탄과 함께한 사람들
이곳에는 탄광에서 실제 사용했던 장비를 볼 수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  모양이 투박해요. 바위에 구멍을 뚫을 때 사용하는 착암기는 쇠가 굉장히 무거워 보이는데, 숨쉬기도 힘든 지하에서 무거운 착암기를 들고 일하던 광부 아저씨들을 상상만 해도 그 노고를 느낄 수 있었어요. 또한 영상관에서는 “검은 땅 하얀 꿈”이라는 영상을 상영하고 있었어요. 탄광촌의 하루 일과를 보여주는데 열악한 환경 속에서 땀 흘리는 광부 아저씨들의 위험하고 힘든 순간들을 느껴 보았어요. 우리는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만난 적은 없지만 힘들었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어요.
2층에는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요. ‘박물관을 꽃피우다’라는 주제로 1970∼1980년대 보령에서 살던 사람들의 생활 물품과 탄광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기록물 등을 기증받아 전시하고 있어요. 텔레비전, 달력, 교복, 교과서, 벽시계 등 전시물을 보며 그 시대 일상을 엿보았어요. 그리고 탄광촌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기술자격수첩, 급여봉투, 훈장 등을 보았는데, 당시 석탄이 이곳 사람들의 생활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모의 갱도를 체험할 수 있어요. 실물과 흡사하게 재현해 놔서 실제 작업장에 온 것 같아요.
생생한 지하 갱도 체험
이곳에는 지하 400미터 아래의 갱도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있어요. 엘리베이터를 타면 전등이 깜빡이며 미터 수가 표시돼요. 사실은 1층 높이를 천천히 내려가는 것인데 특수효과 때문에 정말로 지하 깊숙이 내려가는 것 같았어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긴 땅굴 같은 갱도가 나타났어요. 여기저기에서 작업 소리가 모의 갱도 안에 울렸어요. 작업하고 있는 광부 마네킹들이 서 있는데, 정말로 작업장에 와 있는 것처럼 실감났어요. 벽을 뚫고, 석탄을 모으고, 운반하기까지 갱도 안의 작업 과정을 생생하게 느끼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오자, 탄광에서 일하다가 밖으로 나온 광부가 된 듯 시원했어요. 늘 보던 햇볕이 반갑고 따뜻하게 느껴졌는데 아마 그 당시 광부아저씨들도 햇볕을 보며 감사한 마음을 가졌을 것 같아요.
▲ 연탄을 직접 만들어봤어요.
고마운 석탄과 광부아저씨
야외전시장에는 광부들을 실어 나르는 인차, 석탄을 운반하는 광차, 트럭 등 당시 사용하던 대형 운반 장비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꼬마연탄공장’에서는 연탄을 직접 만들 수 있어요. 물에 섞은 석탄을 틀에 넣은 뒤 망치로 세게 두드려요. 힘껏 두드려야 석탄이 잘 뭉쳐진다고 해요. 
모든 관람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는 동안 박물관을 둘러싸고 있는 산을 보았어요. 오래 전, 이 산길을 매일같이 올라와 석탄을 캐고 지친 발걸음으로 내려가던 광부들의 모습이 그려졌어요. 그동안 잘 모르고 살았던 석탄에 대해 배우고 재미있는 체험을 하며 뜻 깊은 시간을 보냈어요.
▲ 1970년대에 쓰던 '연탄 제조기'예요. 석탄가루를 넣으면 연탄 모양의 틀을 거쳐 연탄이 줄줄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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