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 이가희
  • 승인 2016.04.1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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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기행

조선시대 초, 지금의 수도 서울인 한양이 만들어졌어요. 그 후로 600년의 역사와 함께 천만 명이 사는 큰 도시로 변했지요. 과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역사박물관을 찾아갔어요.

빌딩숲 속 박물관
봄이 겨울을 시샘하듯 날씨가 따뜻한 주말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을 찾았어요. 광화문 광장을 지나 많은 빌딩 사이를 지나다보니 적갈색 기둥이 돋보이는 박물관 건물이 나타났어요. 2002년 개관한 서울역사박물관은 조선시대 때부터 지금까지의 서울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놓은 곳이에요. 서울의 5대 궁궐 중 하나인 경희궁터에 자리하고 있고, 박물관 주변에는 많은 서울 시민들이 거닐고 있었어요.

과거로의 여행
자료가 방대한 박물관은 워낙 넓어서 안내문을 미리 읽어보고 관람 순서를 정해야 해요. 전시물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안내데스크에서는 전자기기를 발급해주고 있어요. 우리는 각자 가방과 겉옷을 사물함에 넣고 가벼운 차림으로 관람을 시작했어요.
박물관의 주 전시관인 상설전시관은 ‘조선시대의 서울’, ‘개항, 대한제국기의 서울’, ‘일제강점기의 서울’, ‘고도성장기의 서울’로 총 4개의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먼저 조선시대의 서울을 보러 들어갔는데 아까 봤던 광화문 광장의 옛 모습이 나타났어요. 당시의 이름은 여섯 개의 관청들이 모여 있다고 해서 ‘육조거리’라고 불렸어요. 높은 빌딩만 없을 뿐이지 거리의 형태가 지금 광장과 비슷해요. 모형을 통해 왕의 행렬을 보았는데 거리를 걷는 많은 관료들, 구경하는 백성들의 모습이 신기했어요. 시간만 다를 뿐 같은 장소에서 새로운 여행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앞으로도 광화문 광장의 모습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림을 통해 조상들의 삶도 엿볼 수 있어요. 사람들이 거리에 모여 씨름판을 벌이는 모습, 시내에서 머리를 감는 모습 등 친분을 나누는 장면을 볼 수 있어요. 지금은 서울 시내가 높은 건물과 차들로 복잡한데, 옛날 한양 사람들의 여유 있고 정겨운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요.

서울의 변천사를 한눈에
오래된 사진에서 서양식 옷을 입고, 모자, 지팡이를 들고 서 있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보았어요. 당시 서울의 거리와 집들을 그대로 만든 미니어처예요. 전통 가옥들 사이에 낀 프랑스와 러시아 공사관 건물의 모습이 눈에 띄었어요. 주변 건물과 생김새가 상당히 낯선데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서울을 알 수 있어요.
미니어처로 제작된 모형도는 대단히 섬세해요. 조명과 배경음악 등을 갖춰놓아서 당시 분위기를 잘 전해주고 있어요. 특히 일제 강점기 시절 전시물들은 큰 벽면에 설치된 영상장치와 조명시설을 통해 당시 서울의 암울한 분위기를 그대로 전하고 있어요. 그리고 해방에서 2002년 월드컵이 열린 세계적인 도시로 변모한 모습도 만날 수 있어요. 폐허가 된 서울이 수직성장하는 모습, 그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와 생활이 만들어진 과정을 볼 수 있어요.

마음을 전하는 박물관
박물관을 관람하다 보면 마치 옛날 사람들과 만나는 것 같아요. 기획전시로 ‘서울사진전’을 하고 있는데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서울을 기록한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어요. 당시 어린이들의 옷차림과, 서울의 주변환경을 보았어요. 너무나 가난해서 그때 태어났으면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동네 어디서나 즐겁게 노는 모습이 정겨워요.
1층에는 ‘서울 1000년 타임캡슐’의 모형이 있어요. 실제 타임캡슐은 1994년에 서울의 생활, 풍습을 상징하는 문물을 넣어 남산한옥마을 땅 속에 묻었다고 해요. 재미있는 갖가지 물건들을 통해 미래의 서울 사람들이 지금 우리를 이해하고 또 다른 미래를 대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다고 해요. 우리가 흔히 보는 물건들도 미래에는 가치가 크다는 것을 배웠어요.

체험활동과 다양한 편의시설
관람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도 해보았어요. 조선시대 성을 쌓거나 큰 집을 지을 때 사용하던 기계인 ‘녹로’를 이용해 돌을 들어보고, 지도 스탬프를 찍어 조선시대 한양의 산과 한강, 개천, 궁궐의 위치를 자세히 살펴보았어요. 또한 도심모형영상관에서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했는데 특수 조명과 대형 스크린의 영상이 어우러져 빛으로 표현한 모습은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어요.
이렇게 다양하고 가치 있는 자료들로 가득한 박물관이 무료로 개방되어 있다니 놀라웠어요. 또한 식사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뮤지엄 카페, 기념품을 구입하는 뮤지엄샵이 있고, 관람객들이 지식을 나눌 수 있도록 층층마다 테이블을 많이 마련해 놓았어요.
박물관을 나오면 야외에 종루 주춧돌, 전차 381호 등 다양한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어요. 그리고 주변에 나무들이 많고 뒷마당에는 잔디가 넓게 깔려 있어 신나게 뛰어놀 수 있어요. 이곳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지나온 모습들을 재미있게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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