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히도벨의 선택과 파멸
아히도벨의 선택과 파멸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16.04.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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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지혜로웠던 아히도벨
다윗 왕에게 아히도벨이라는 모사가 있었다. 그는 여느 사람들보다 지혜가 월등히 뛰어나고 박식했으며, 그가 내리는 판단은 옳았다. 다윗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보았지만 아히도벨만큼 지혜로운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를 왕의 모사로 삼았고, 나라에나 궁중에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마다 아히도벨에게 지혜를 구했다. 그때마다 아히도벨이 내놓은 지혜가 어떤 사람의 지혜보다 뛰어났기에 다윗은 늘 그의 지혜를 선택했다.
 그런 아히도벨에게 문제가 있었다. 돈이 많은 사람은 모든 일을 돈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형편이 어려운 삶을 살기 힘들다. 어느 날 갑자기 돈이 떨어져서 좋지 않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든지 고생해야 한다든지 하는 것을 견디기 어렵다. 반대로 처음부터 가난했던 사람은 낮은 삶에 익숙하기 때문에 어려운 형편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히도벨은 돈이 아니라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그 지혜가 그를 부요하게 해주었고, 지위를 주었으며, 잘난 사람이 되게 했다. 그래서 그는 어려움이나 고통스런 일을 겪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

압살롬이 이길 것 같으니 그의 모사가 되자
어느 날, 압살롬이 아버지 다윗을 몰아내고 왕이 되기 위하여 계획을 꾸몄다. 압살롬은 헤브론에 가서 제사를 드리겠다고 하며, 다윗의 신하 200명에게 ‘내가 헤브론으로 제사를 드리러 가니 같이 가자’고 청했다. 200명의 신하들이 아무 생각 없이 ‘압살롬이 제사를 드리는구나’ 하고 헤브론으로 갔다. 그런데 제사를 드릴 때쯤 되어 압살롬이 아히도벨을 청했다. 아히도벨이 오자 압살롬은 200명과 아히도벨 앞에서 자신이 왕이 될 것을 선포했다. 분위기가 이미 압살롬 편으로 기울어졌기에, 다윗 편에 있던 사람들도 반대했다가는 죽임 당할까 두려워 아무 소리 못 하고 압살롬을 따라야 했다.
 압살롬은 이후 어떻게 해야 할지 지혜를 얻고 싶어서 아히도벨을 불렀다. 아히도벨은 아무 생각 없이 헤브론으로 갔다가 그런 계획에 휘말린 것이다. 그때 아히도벨이 이렇게 말해야 했다.
 “압살롬이여, 이렇게 하면 큰일납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다윗과 함께하시기에, 우리가 다윗을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나 하나님을 이기지는 못합니다. 결국 우리는 멸망을 당할 뿐입니다. 왜 다윗 왕을 대적해야 합니까? 다윗은 늙었으니 잠시 후 죽으면 당신이 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은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때가 지나 하나님이 당신을 왕으로 세우면 왕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결코 왕이 되지 못합니다.”
 이렇게 담대히 이야기하고 사람들을 설득해야 했다. 그러나 아히도벨이 지혜로웠지만 하나님의 지혜를 갖지는 못했다. 그가 형편을 보니 압살롬이 왕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어차피 압살롬이 왕이 될 거니 압살롬 편에 서야지. 다윗이 아무리 지혜로워도 이번에는 압살롬이 이길 것 같아. 그러니 압살롬 편에 속해서 그의 모사가 되면 늙어 죽을 때까지 편하게 살 수 있을 거야.’
 이런 마음으로 아히도벨은 압살롬의 계획을 받아들였다.

아히도벨이 베푼 어둡고 날카로운 모략들
사람이 지혜를 가지고 일하지만, 하나님의 지혜와 다른 지혜를 가진 사람들이 당하는 일이 있다. 하나님의 지혜는 사탄을 이기고, 예수님의 지혜는 사탄의 시험을 이긴다. 그러나 사람은 아무리 지혜로워도 사탄보다 지혜롭지는 못하기 때문에 자기 지혜를 이용하다 보면 사탄이 주는 지혜에 빠져들기 쉽다.
 아히도벨이 지혜로웠지만 하나님의 지혜는 아니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끝까지 승리하지만, 자기 지혜를 따라가는 아히도벨 같은 사람은 결국 사탄에게 속는 것이다. ‘이번에는 압살롬이 왕이 될 게 맞아. 내가 다윗과 가깝게 지냈지만 어떻게 하겠어? 압살롬 편에 서야지!’ 아히도벨 속에 이런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압살롬의 신하가 되고 다윗의 적이 되었다.
 나라가 압살롬에게 넘어가는 것 같았다. 다윗은 압살롬을 피해 왕궁을 떠나 도망가고, 압살롬이 예루살렘 왕궁으로 들어갔다. 그때 아히도벨이 생각한다.
 ‘다윗과 압살롬은 부자지간이어서 다윗이 압살롬을 사랑할 거야. 그러니 압살롬이 다시 다윗에게로 돌아가면 압살롬은 괜찮겠지만 나는 어떻게 되지? 내가 설 자리가 없구나.’
 그래서 그는 압살롬이 다윗에게로 돌아갈 수 없도록 모략을 베풀었다. 압살롬으로 하여금 다윗이 왕궁에 남겨둔 다윗의 후궁들과 동침하게 했다. 그 일은 다윗에게 치욕적이고 고통스런 일이기에, 압살롬이 그런 일을 하고 아버지에게로 돌아갈 수는 없기에 그렇게 모략을 베푼 것이다. 압살롬은 아히도벨의 말을 좇아 행했다.
 아히도벨이 두 번째 모략을 베풀었다.
 “이제 나에게 군사 1만 2천을 주십시오. 지금 다윗은 지치고 약해져 있습니다. 이 밤에 도망하는 다윗을 따라가서 두렵게 하면 다윗과 함께 있는 사람들이 다 도망칠 것입니다. 그때 다윗 왕만 쳐죽이면 백성들이 다 당신께로 돌아올 겁니다.”
 다윗이 싸움을 준비하고 방비하면 공격하기 어렵지만, 도망하고 있기에 따라가면 얼마든지 죽일 수 있다고 아히도벨은 생각했다.
 
‘내가 지혜로웠는데, 이렇게 비참하게 망하는구나’
그때 다윗의 친구 아렉 사람 후새도 압살롬 편에 있었다. 후새는 다윗 편이었지만, 다윗이 일부러 압살롬 편에 서게 하여 아히도벨의 모략을 파하게 하려고 보낸 사람이었다. 압살롬이 후새에게 ‘아히도벨이 이렇게 모략을 베풀었는데, 그대의 의견은 어떠냐?’고 물었다. 후새가 깜짝 놀랐다. 그렇게 하면 다윗 왕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다윗 왕을 구하기 위해 후새가 말했다.
 “아히도벨의 모략이 이번에는 지혜롭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윗 왕은 용사고, 그를 따르는 자들은 격분해 있습니다. 그리고 다윗 왕은 병법에 익은 사람이라서 백성들과 함께 자지 않고 굴에나 어느 곳에 숨어서 잘 것입니다. 우리가 가서 다윗을 찾지 못하고 함정에 빠져 군사 몇이 죽으면 다른 군사들의 사기가 꺾여 다윗에게 지겠다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러니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을 모은 후 왕이 거느리고 전쟁에 나가서 이슬이 내림같이 다윗과 그와 함께 있는 사람들을 덮어 멸절시켜야 합니다. 만일 다윗이 성에 들어가 있으면 온 이스라엘이 줄로 성을 끌어 강에 집어넣어 완벽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다윗과 함께 계셨기 때문에 아히도벨의 모략이 좋았지만 압살롬과 사람들이 그 모략을 선택하지 못하고 전부 후새의 모략을 선택했다.
 그때 아히도벨이 생각했다.
 ‘압살롬이 좋은 내 방법을 버리고 후새의 방법을 선택하니, 압살롬은 망했구나.’
 아히도벨 속에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왜 다윗 왕을 대적했지? 왜 이런 악을 행했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슬픔과 고통이 그 속에 밀려들어왔다. 그는 잠잠히 그 자리에서 나와 고향집으로 향했다.
 ‘다윗 왕이 이기면 그 앞에 어떻게 설 수 있을까? 죽는 게 낫지.’
 집으로 가는 길에 그의 마음에 슬픔과 비통함이 가득했다.
 ‘내가 지혜로웠는데, 마지막에 이렇게 비참하게 망하는구나.’
 그는 집에 도착해 목을 메어 일생을 마쳤다.

하나님을 거역하는 압살롬 편에 서면…
아히도벨은 지혜로웠다. 사람이 돈이 많으면 돈을 믿고, 힘이 있으면 힘을 믿고, 지혜로우면 지혜를 믿는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들은 자기 지혜를 믿지 않는다. 하나님을 믿는다. 아히도벨 같은 경우에 처했을 때 ‘하나님은 누구 편인가?’를 본다. 하나님이 다윗 편에 있으면 다윗 편에 선다. 아히도벨은 하나님이 다윗과 함께 계시는데 자기 지혜를 믿고 압살롬 편에 섰다가 파멸한 것이다.
 모든 것이 잘못되어서 사람이 실패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일 하나 결정을 잘못하면 실패할 수 있다. 사탄은 우리 앞에 함정을 파놓고 우리를 계속 파멸로 이끈다. 그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지혜밖에 없다. 아히도벨은 자기 지혜를 믿고 한평생 잘 살다가 마지막에 하나님 편인 다윗을 떠나 압살롬 편에 섰다가 파멸했다.
 사탄은 우리도 넘어뜨리려고 우리를 유혹하고 우리 앞에 많은 함정을 만든다. 이때 하나님 편에 서면, 하나님의 사람과 마음을 합하면 축복을 받지만, 하나님을 거역하고 대적하는 압살롬 편에 서면 저주를 받고 멸망을 당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께서 아히도벨을 통해 우리에게 이 사실을 가르쳐 주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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