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부가 진짜 공부일까
어떤 공부가 진짜 공부일까
  • 김응대
  • 승인 2016.05.0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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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로 배우는 공부마인드 제4회

학생들이 새해 목표를 세울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공부 잘하기’예요. 과연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10회에 걸쳐 공자와 논어를 통해 진정한 공부의 의미와 방법을 찾아가는 공부마인드 여행을 떠나볼게요.

 

가짜공부를 하고 있진 않니?
학생들에게 “공부가 재미있나요? 공부하는 것이 즐거운가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아니요!”라고 답을 합니다. 심지어 “재미없어요, 지겨워요.”라고 대답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지금까지 인류를 발전시켜 온 것이 공부인데 왜 우리는 공부하는 것을 힘들어할까요? 그것은 ‘가짜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부에는 진짜공부와 가짜공부가 있는데 이것은 ‘공부의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논어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예전에는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기 위해 공부했지만 요즘 사람들은 남에게 인정받고 자랑하기 위해, 즉 출세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입니다. 공자가 말한 이 구절에서 자기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기 위한 공부가 바로 진짜공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부의 대상이 바로 ‘나 자신’에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짜공부는 공부의 대상이 나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늘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남들보다 더 높은 성적을 얻기 위해 경쟁하기 때문에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진짜공부는 자신을 알아가는 것
진짜공부는 자신을 알아가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나는 왜 태어났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배우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는 무엇을 배우며 살고 있나요? 여러분은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나요? 중국 초나라 때 사상가인 노자(老子)는 “남을 아는 것을 지혜(智)라 하고, 자신을 아는 것을 밝음(明)이라 한다. 남을 이기는 것을 힘(力)이라 하고, 자신을 이기는 것을 강함(强)이라 한다.”고 했습니다. 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으며, 손자병법을 지은 손자(孫子)도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습니다.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은 자신을 아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 때 강한 마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움은 묻는 것에서부터
배움을 이루는 길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학문(學問)’과 ‘학습(學習)’입니다. 배움이란 질문으로 시작해서 반복해서 익히는 것을 통해 완성된다는 뜻입니다.
배움은 반드시 묻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지혜와 지식도 질문을 통해서 얻을 수 있고, 질문하는 사람이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어떤가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질문이 사라지고 배우는 것을 귀찮아합니다. 오로지 지식을 외워서 시험 문제를 푸는 공부를 하려니 공부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정말로 내가 알고 싶은 것을 배운다면 밤을 새워도 힘들지 않을 겁니다. 질문은 나를 공부의 주인으로 만들어 주고, 자기주도적인 공부를 하게 합니다. 이제 우리는 공부에 끌려 다니며 억지로 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공부의 주인이 되어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을 찾아 즐기면서 공부를 해야 하겠습니다. 

배움의 완성은 반복하여 익힘
질문에 이어 중요한 것은 반복해서 익히는 학습입니다. 질문이 머리로 하는 공부라면 학습은 몸으로 하는 공부입니다. 머리에 있는 지식이 내 몸에 완전히 익숙해지려면 수없이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조선 최고의 바보로 태어나 최고의 문장가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백곡 김득신입니다. 김득신은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천연두를 앓은 뒤 글을 배워도 금방 까먹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최고의 문장가가 될 수 있었을까요? 답은 그의 특별한 공부법에 있습니다. 김득신은 책을 읽을 때 문장이 이해되고 외워질 때까지 반복해서 책을 읽었습니다. 이렇게 공부한 김득신은 59세에 과거에 합격하였고 그 뒤로 조선 최고의 문장가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김득신은 어릴 적 친구들이 바보라고 놀려대도 개의치 않고 쓰고 읽고, 읽고 쓰기를 반복했습니다. 친구들이 열 번 읽을 때 김득신은 백 번을 읽었고, 친구들이 백 번을 읽으면 김득신은 천 번 읽은 것입니다. 이렇듯 반복학습은 ‘바보를 천재로 만드는 위대한 길’입니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길
공자의 뒤를 이은 사상가로 유명한 맹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잃어버린 내 마음을 찾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마음은 어디에 있습니까? 여러분은 여러분의 마음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찾아 본 적이 있나요? 요즘 우리의 마음을 빼앗아 가는 것들이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TV와 게임입니다. TV와 게임은 시간도둑이고 생각도둑이고 마음도둑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책 읽기와 사색, 그리고 글쓰기를 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나 자신을 더 깊이 발견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번 달부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책을 읽고 생각하면서 글을 써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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