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운동을 잘하고 인기가 많아도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없어요. 그래서 내일의 리더가 될 키즈마인드 독자들에게 밝고 건강한 마음, 넓고 겸비한 마음을 가진 리더의 마음자세를 알려주려고 해요. 앞으로 12회에 걸쳐 연재될 리더십특강에 귀 기울여주세요.
싱가포르의 제1대 총리
“내가 병상에 누워 있거나 묘지에 묻혀 있더라도 싱가포르에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껴지면 나는 벌떡 일어날 것이다!”(1988년 8월 9일 싱가포르 건국기념일 연설 중) 30여 년 총리직을 맡아 싱가포르의 번영을 위해 일한 리콴유가 남긴 말입니다.
리콴유는 1923년 중국계 이민자 가족으로 출생하여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변호사가 되어 활동하다가 1959년에 싱가포르 초대 총리에 올랐습니다. 1990년 11월에 총리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싱가포르를 아시아 최고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도 싱가포르의 아버지라고 불립니다.
싱가포르의 독립을 이끌다
싱가포르가 영국의 지배를 받던 시대에 총리의 자리에 오른 리콴유는, 끈질긴 협상을 통해 영국으로부터 독립정부를 이끌어냈습니다. 당시 동남아시아 작은 나라들이 큰 나라들 사이에서 살아남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1963년에 말레이연방, 사바, 사라와크와 함께 ‘말레이시아’를 결성했지만, 1965년에 인종 갈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분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당시 언론들은 작은 섬나라인 싱가포르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리콴유는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헤치고 아무런 자원도 없고 경제능력이 없는 인구 200만 명의 조그만 섬나라를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보다 높은 선진국으로 키워냈습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뜻을 굽히지 않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며,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나라를 만들고자 한 리콴유의 강한 마인드가 지금의 싱가포르를 있게 한 것입니다.
깨끗한 지도자가 깨끗한 나라를
리콴유가 위대한 지도자로 평가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의 깨끗한 마인드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높은 자리에 올라 권력을 가지면 자기의 유익을 위해 욕심을 채우기 마련입니다. 때로는 잘못된 방법으로 재산을 쌓기도 하고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없애기 위해 나쁜 길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리콴유는 오랜 세월, 변호사와 정치인으로 일을 하면서 처음에는 국민을 위해 일했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뒤에는 마음이 변하여 부정부패를 일삼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한 부정부패가 국민과 나라를 좀먹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결국 자신까지도 망하게 하는 것임을 깊이 깨달은 것입니다. 그리하여 리콴유는 총리가 된 후 가장 먼저 부정부패와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재산을 모은다든지,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조사하고 법으로 다스렸습니다. 옳지 못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은 사실이 밝혀지면 모든 재산을 빼앗고 공직에서 물러나게 한 결과 싱가포르 내에 부정부패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그의 엄중한 법은 자신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1995년에 리콴유는 부정을 저질렀다는 의심을 받아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물론 아무 잘못이 없다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무척 억울하고 속상할 일이었지만, 그는 “내가 만든 제도가 나조차도 예외 없이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은 싱가포르가 그만큼 훌륭한 국가라는 증거다.”라며 기뻐했습니다. 싱가포르 국민들은 이런 깨끗한 지도자를 신뢰하며 하나로 뭉쳐서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를 만들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한 느헤미야
성경을 보면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훌륭한 일을 해낸 사람들이 나옵니다. 아브라함, 요셉, 다윗, 다니엘, 느헤미야…. 이들은 하나같이 자기 마음을 비우고 하나님 앞에 깨끗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느헤미야 선지자는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왔지만 바사 왕의 술을 관리하는 높은 관직에 올랐습니다. 당연히 편하고 부유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루살렘 성벽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서 무너진 성벽을 다시 쌓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런 느헤미야를 방해하는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 죽이려고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느헤미야는 하나님만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백성들의 마음을 모아 한손에는 병기를 들고 한손으로는 성을 쌓아 예루살렘 성벽 쌓는 일을 완성했습니다. 그 뒤 유다의 총독으로 뽑혀, 부정부패는커녕 12년 동안 월급도 받지 않고 나라를 다시 세우는 일에 온 마음을 쏟았습니다.
캠프에 온 잘난 학생
저는 해마다 어린이캠프를 진행합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모여 단체생활을 하다 보니 여러 문제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특히 요즘은 집을 떠나 처음 만난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것에 적응을 못하고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작년 겨울 캠프에 온 한 학생은 오자마자 집에 가겠다며 고집을 피웠습니다. 도무지 말을 듣지 않고 고집만 피우는 통에 그 학생을 불러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그 학생은 자기는 다른 학생들보다 잘났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이 너무나 귀찮고 어려워서 집에 가고 싶어했던 것입니다.
그 학생에게 차분하게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잘 들어봐. 사람이 태어나는 게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아니? 사람은 3억분의 1의 확률로 생명이 되어 최대 50%의 유산 위험을 이기고 엄마 뱃속에서 10개월을 자라서 태어나는 거야. 그런데 사람은 태어났다고 혼자서 살아갈 수 없어. 다른 동물들과 달리 사람은 부족하게 태어나기 때문에 반드시 보호자가 있어야 돼. 그리고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고. 그렇게 양육을 받아야만 진정한 인간이 된단다.”
어려움은 우리 마음을 살리는 힘
그 학생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제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목사님은 어렸을 때 집이 너무 가난해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신문배달을 했어. 매일 신문 100부를 들고 집집마다 배달하는 건데, 보통 어려운 게 아니야.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더 힘들고. 특히 신문구독료를 주지 않으려는 어른들과 싸우기도 하고 집에 신문을 넣다가 사나운 개에게 물렸을 때는 너무나 속상했어. 친구들과 놀다가도 신문배달 할 시간이 되면 혼자 빠져나와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얼마나 속상했는지 아니? 또 혹시 친구들을 만나면 창피하니까 몰래 다니느라 더 힘들었지. 그때는 그렇게 사는 게 너무나 싫은 마음만 가득 차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그런 시간을 보낸 것이 내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몰라. 어려서부터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을 하다 보니까 웬만큼 어려운 일에는 끄덕도 안 하는 마음의 힘이 생겼거든.”
“네가 지금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을 피하면 커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돼. 너도 지금부터 마음을 열고 어려운 일을 해봐. 그리고 네가 잘났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른 친구들의 마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봐. 그러면 배울 것도 많고 즐거운 일도 많아. 이 세상의 훌륭한 리더들은 다 그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거야.”
학생은 상담을 통해 마음을 바꾸고 밝게 지내다 돌아갔습니다.
마음이 흐르는 진정한 리더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고 옳다는 고집을 버리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도 없고 받을 수도 없기 때문에 고립되고 맙니다. 그러면 자신의 세계에 갇혀서 불행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싱가포르의 영원한 총리 리콴유, 관원장의 지위를 버리고 성벽을 재건한 느헤미야는 한결같이 자신의 마음을 비운 사람들입니다. 자기를 위해 성공을 누리고 부와 권력을 쓸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썼습니다. 그러한 깨끗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이끌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리더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깨끗한 물은 더러워지기 쉽습니다. 깨끗한 물이 보존되려면 계속해서 흘러야 합니다. 마음도 이와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마음이라도 마음을 닫으면 변질되기 쉽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이 흘러야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우리가 마음을 낮추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흘러 받을 때,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