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박물관
서울교육박물관
  • 이가희
  • 승인 2016.06.2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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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의 변천사가 한곳에

요즘 학교에는 대형TV, 컴퓨터, 냉·난방기, 급식시설 등 학생들이 편하고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요. 그런데 예전에 우리 엄마, 아빠는 어떤 교실에서 어떻게 공부했을까요?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 서울교육박물관을 찾았어요.

역사의 현장을 느끼다
나뭇잎들이 점점 푸르게 변하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5월. 박물관 근처에 이르니 경복궁과 창덕궁이 보였어요. 이곳은 과거 조선시대 왕족과 고위층들이 살던 북촌으로, 대한제국 때 우리나라에 새로운 교육이 도입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해요.
박물관에 도착하니 붉은 벽돌에 기왓장이 올라간 건물이 나타났어요.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지만 원래는 1925년에 지어 학교로 사용했던 건물이에요. 앞마당에는 옛날 교과서에 등장했던 철수와 영희가 실제 크기의 모양으로 서 있어요. 40년 동안 교과서의 주인공을 맡았던 캐릭터를 보니 재미있어요.

▲ 박물관 전경

다양하고 재미있는 자료들
1995년 개관한 서울교육박물관은 약 13,000여 개의 전시물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어요. 삼국시대부터 오늘에 이르는 교육의 발전 모습을 볼 수 있는 상설전시실과 교육과 관련된 주제로 각종 체험물을 전시하는 기획전시장으로 나뉘어 있어요.
박물관 로비에 들어서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옛날 문방구와 솜사탕 기계가 눈에 띄어요. 문방구 앞에는 달고나, 뽑기 철판, 장난감, 아이스케키가 있는데 그 당시 초등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 주전부리를 사먹는 모습이 떠올랐어요. 문방구 안을 들여다보면 오래된 야구 게임판, 책가방, 스티커, 일기장, 딱지, 라면, 각종 식품류 들이 있는데 어떻게 그런 것을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지 신기해요.

▲ 1960~1970년대.학교 앞 골목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목마놀이기구예요.

체험으로 만나는 역사
우리 엄마, 아빠는 어떤 곳에서 공부했을까? 기획전시장으로 들어가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요. 삼국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교복이 차례대로 전시되어 있어요. 그리고 옛날 교복을 직접 입어볼 수 있게 해놓았는데, 조선시대 선비들이 입던 옷을 입으니 왠지 천자문을 외워야 할 것 같아요. 1960∼1970년대 교복을 입어보니 우리가 중학생이 된 것 같아요.
이 전시장의 체험 중 특별한 곳은 바로 교실 체험. 옛날 교실을 재현해 놓았는데 교실로 들어가니 나무로 된 바닥에서 ‘삐그덕’ 하고 소리가 나요. 의자에 앉으니 크기가 작아서 불편했어요. 옛날 학생들은 지금보다 몸집이 작았나 봐요. 교실 중앙에 있는 큰 난로 위에는 도시락을 올려 데우고 있었는데 도시락 안에 보리밥과 그 위에 계란프라이를 얹은 모습이 재미있어요. 지금은 학교에서 급식을 하지만 예전에는 도시락을 가지고 다녔고, 쌀밥은 생일에만 먹을 수 있었다고 해요. 처음에는 교실 환경이 불편해 보였지만 지금은 느낄 수 없는 푸근한 느낌이 전해져요.

정독도서관과 넓은 정원
박물관 뒤편에는 넓은 정원이 있어요. 의자들과 작은 연못이 있는 오두막, 시원한 분수대가 있어 편히 쉴 수 있어요. 새파란 나무들과 넓은 잔디밭 사이를 거닐다 보면 하얀색 건물인 정독도서관이 나타나요. 이 건물은 우리나라 근대교육의 시작이 된 곳으로, 북촌의 명소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어요. 그 옆에는 식당과 매점이 있어 출출할 때면 언제든지 허기를 달랠 수 있어요.

부모님과 자녀의 소통 공간
박물관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까지 다양한 세대의 관람객이 주를 이루었어요. 부모님들은 전시물을 보며 학창시절 소풍을 갔던 일이나 사용했던 교과서를 보며 자녀들에게 신나게 설명을 해주고 있어요. 박물관이 아이들과 엄마, 아빠가 시간을 거슬러 소통하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좋아 보였어요.
전시물을 보다보면 지금은 흔한 학용품들을 예전 학생들은 귀하게 여기고 아껴 쓴 흔적을 느낄 수 있어요. 학용품을 함부로 사용하는 우리가 부끄러웠어요. 박물관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를 배우고 부모님의 따뜻했던 학창시절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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