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으면 그대로 되는 놀라운 새 언약의 세계
믿으면 그대로 되는 놀라운 새 언약의 세계
  • 진행 김소리 기자
  • 승인 2016.09.05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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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16 선교사 교제

해마다 7월에 진행되는 선교사 교제는 전쟁이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이다. 영과 육의 전쟁, 믿음과 행위의 전쟁, 은혜와 율법의 전쟁.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영적 전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순수한 복음과 믿음을 수호하려는 하나님의 뜻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뜻 앞에 굴복한 선교사들의 마음 안에 하나님이 이미 이루신 새 언약의 세계가 굳게 세워졌다.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하신 말씀에 자신을 던진 38년 된 병자처럼 나를 버리고 교회와 하나님의 음성에 온전히 마음을 합하는 선교사들의 간증을 소개한다.

하나님의 종과 교회가 건재함으로 내가 존재한다
신재훈 선교사(멕시코 멕시코시티교회)

하나님은 ‘예수님 외에 나를 세우려는 마귀의 마음’을 뿌리뽑으려 하셨다

 

지난해에 한국 월드문화캠프에 참석해, ‘세계기독교지도자대회’에 모시고 간 다른 교단 목회자의 통역을 맡아 캠프의 첫 주를 보냈다. 그 기간에 다른 쪽에서는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한 선교사들이 ‘믿음 위에 굳건히 세워져 복음으로 세계를 덮길 바라는 마음’으로 교제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교제에 참석하고 있는 동료 선교사들에게서 ‘왜 선교사 교제에 오지 않느냐?’는 메시지가 계속 왔다. 교제를 피하는 것도 아니고, 나 대신 통역을 충분히 해줄 만한 사람도 없었기에 짜증스런 마음도 올라왔다. 캠프 첫 주까지 통역해 주고 둘째 주부터 교제에 합류하리라고 마음을 정했다.
 계획대로 캠프 둘째 주부터는 남미에서 유학한 학생에게 통역을 부탁하고 선교사 교제에 합류했다. 그동안 내 안에 형성된 주님의 마음과 믿음을 뒤로하고 ‘주님이 우리를 위해 무슨 교제를 준비하셨나?’ 하는 마음으로 마음과 귀를 열고 말씀을 들었다.
 사무엘상 15장 말씀을 들으면서, 주님이 내 마음의 눈과 귀를 열어 주셔서 큰 충격이 임했다. 성경에는 하나님이 일하시는 법칙이 있다. 하나님은 어느 시대든지 먼저 당신의 종을 세우고, 그 종에게 당신이 하시고자 하는 뜻을 계시로 보이시고, 그 큰 계획을 이루기 위해 함께 일할 동역자 된 종들을 일으키시고, 그들을 통해 교회를 형성하는 일을 하신다. 성경을 자세히 읽어 보면, 이 법칙은 구약시대든 신약시대든 변함이 없다.
 사무엘상 15장에는, 하나님의 종인 사무엘과 그를 통해 세워진 사울 왕 사이에 일어난 신앙의 다툼이 나온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있는 사무엘은 ‘왕이 왜 하나님의 말씀을 버렸냐?’고 비통한 마음으로 외치고, 사울 왕은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있다’고 항변한다. 이 말씀에 내 신앙의 모습이 분명히 비쳐졌다.
 만일 성경의 하나님과 내가 믿는 하나님이 동일하다면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법칙이 보일 것이고, 하나님이 세우신 종과 교회가 보일 것이며, 그 종과 교회와 마음을 합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하나님의 종과 교회에 대해 말하지만 나의 길을 추구하고 있었다. 사탄이 나를 세우고자 하는 내 마음을 보고 교묘하게 내 속에 들어와서 여러 이론과 경험으로 나를 무장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대적자로 만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여러 해 동안, 내 마음은 이런저런 사건들에 대해 옳고 그름을 밝히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런 데에는 관심이 전혀 없고, 오직 내 속에 있는 ‘예수님 외에 나를 세우려는 마귀의 마음’을 무너뜨리고 뿌리뽑는 데 관심이 있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자신이 선호하는 길을 걷는 자가이 시대의 사울이며, 복음의 대적자다
하나님의 종과 교회가 하나님으로 말미암았음을 의심하지 않고 믿는다고 고백하면서 여전히 자신이 선호하는 길을 걷는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를 세우려는 마음에서 돌이킨 적이 없기에 그 속에 사탄이 교묘히 역사해서, 그의 마음 눈을 가려 하나님의 뜻과 반대되는 길을 가게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이 시대의 사울이며, 복음의 대적자가 되는 것이다.
 구원받은 지 30년이 넘고 사역의 길에 들어선 지도 30년이 다 되어가는 나. 교회에 대하여 수없이 듣고 가르쳤던 나. 하지만 여전히 나의 길을 걷고 있었음이 보이는 동시에 마음에서 내 길을 버리고 교회와 하나가 되었다. 그때부터 모든 것이 쉬워졌다. 주님의 몸인 교회가 지시하는 바가 선교의 방향이며, 내가 나아갈 길이 되었다. 말할 수 없이 감사했다.

사탄은 나를 또 하나의 율법으로 묶어 은혜를 믿는 믿음의 길을 거스르게 했다
올해도 한국 월드문화캠프에 참석해 선교사 교제에 함께하며, 예레미야 31장에 나오는 두 가지 언약에 대해 들었다. 하나님이 이미 첫 언약을 파하고 새 언약을 세우셨는데, 내가 이 부분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관념적으로 알고 있음이 보였다. 내 속에는 모세의 율법은 아닐지라도 내가 정한 법들이 있었고, 그것들이 나를 얽어매고 있었다. 하나님이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이루시고 또 우리에게 주셔서, 믿기만 하면 그 모든 은혜와 축복이 내려오는 놀라운 세계를 내가 그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음을 하나님이 보여 주셨다.
 하나님은 율법의 행위를 요구하는 옛 언약을 분명히 파하셨다. 그리고 하나님이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이루셨음을 믿으면 그대로 되는 놀라운 새 언약을 굳게 세우셨다. 그런데 사탄은 나 자신에게 연연하는 내 마음을 보고 나를 또 하나의 율법으로 묶어 은혜를 믿는 믿음의 길을 거스르게 했던 것이다. 갈라디아 교회에 믿음에서 율법으로 돌아가는 신앙과 복음에 변질이 일어났고, 이런 일이 어느 시대에나 복음을 전하는 이들과 교회 안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하나님이 이런 부분을 박옥수 목사님에게 보이셔서, 순수한 복음과 믿음을 수호하려는 영적 전쟁을 하게 하신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교제가 아니라, 전쟁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영과 육의 전쟁이며, 믿음과 행위의 전쟁이며, 은혜와 율법의 전쟁인 것이다. 우리 눈으로 볼 수 없어서 그렇지, 이 영적 전쟁이 치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언제나 모여서 마음을 토하고 말씀 앞에서 교제하지 않는다면, 한순간에 감각을 빼앗길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면을 받은 것이지, 집행유예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새 언약을 표현한, 어느 종의 말씀이 마음에 여운을 남겼다.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교제는 자기를 버리고 교회와 하나가 되게 한다
선교사 교제가 막바지에 이를 즈음,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고전 3:16)라는 말씀을 들었다. 하나님이 주시는 모든 은사는, 이 땅에 있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고르게 하기 위함이다. 교회의 각 지체들이 질서가 잡히고 상합하여 힘을 얻고 머리를 좇음으로 이 세상을 하나님의 뜻으로 채워나가는 것이다. 어떤 신령한 은사나 교제도 결국 교회를 형성하고 고르게 하기 위함이다.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모든 교제는 자기를 세우거나 나눠지게 하지 않고 자기를 버리고 교회와 하나가 되게 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와서 40년 동안 광야생활을 할 때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세와 성막을 중심으로 군대로 만드셨다. 군대는 군사들이 각자의 위치에 서는 질서가 있으며, 상하 연합이 존재한다. 그 안에 훈련이 있고, 훈련을 통해 힘을 얻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그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갔을 때 전쟁으로 가나안 족속들을 다 몰아내고 하나님의 성전을 세우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 이처럼 구원받은 성도를 향한 하나님의 분명한 뜻이 있다. 구원받은 것으로 마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군대인 교회를 형성해 이 세상을 주님의 몸인 교회로 충만케 하는 것이다.
 성경은 “네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라고 하지 않고,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라고 했다. 의심의 여지 없이 ‘너희’는 교회다. 교회가 하나님의 성전이고, 그리스도의 몸이다. 구원받은 각 성도는 독립되어 성전을 이루는 것이 아니고 성전의 한 부분이다. 몸의 한 지체인 것이다. 성도가 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고 하나님의 뜻 앞에 순복해 서로 연결되고 상합해 성전으로 지어져 가는 것이다. 이때 하나님의 큰 힘이 우리 속에 역사한다.

교회와 하나로 연결되면 교회 안에 흐르는 성령의 역사가 그에게 흘러간다
2007년 여름, 박옥수 목사님과 개인적으로 신앙 교제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신앙생활에 한계를 만나 고통하던 나에게 목사님은 흰 종이 위에 동그라미를 하나 그리고 그 안에 ‘우리’라고 적으시고, 그 동그라미 밖에 ‘신재훈’이라고 내 이름을 적으셨다. 그러고는 “자네가 우리 안에 안 들어오잖아?”라고 하셨다. 그때 내 속에서 견딜 수 없는 분한 마음이 일어나고, ‘도대체 저 동그라미의 규정이 뭐야? 같은 복음을 믿고 같은 구원을 받았는데, 무슨 새로운 법칙을 정하고 사람을 이렇게 힘들게 해?’라는 외침이 속에서 일어났다.
 세월이 흐르고 많은 일들이 있었고 교제가 계속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알게 되었다. 그 동그라미는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만든 것이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세우려고 하는 동안, 그것이 나의 성이 되어 나를 그 안에 가두어 하나님의 종과 교회와 하나로 합해질 수 없게 했던 것이다.
 박옥수 목사님이 설교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우리 선교회에 몸을 두고 있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마음에서 하나가 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만일 마음에서 교회와 하나로 연결되어 합해진다면, 교회 안에 흐르는 성령의 역사가 그에게 흘러 그가 하는 모든 일에 은혜와 복을 내릴 것입니다.”
 하나님의 종과 교회가 건재함으로 내가 존재한다. 하나님이 아무것도 모르고 무지한 나를 죄에서 구원하시고, 주님의 몸인 교회 안에서 당신의 종을 통해 말씀으로 양육받게 하시며, 하나님의 경륜인 교회를 계속 배워나가게 하심에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너는 세계 최고의 목사야! 하나님이 너와 함께하셔!"
류의규 선교사(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교회)

 

해마다 많은 선교사들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선교사 교제가 필수 프로그램이 되었다. 올해에는 140여 명의 선교사들이 참석했는데, 그 많은 선교사들 중에 내가 특별히 집중적으로 교제해야 할 사람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옛날 어머니들이 절구에 콩을 넣고 찧을 때 콩알들이 튀어나가면 그걸 버리지 않고 주워서 절구 한가운데 놓고 다시 공이로 내리치는데, 내 모습이 그 콩알과 같았다.

집중 치료과정, 선교사 교제
나는 박옥수 목사님을 존경하면서도 부담스러워 피하며 살았다.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사는 동안 내 신앙과 사역이 되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나름대로 마음을 쏟아 성실히 목회를 했지만 조금 되는 듯하다가 원점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하나님이 그동안 여러 가지 일들로 내 마음을 낮추시면서 하나님을 소망하도록 이끄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는 내 세계로 인해 하나님과 온전히 하나 되지 못하는 부분을 하나님은 용납하지 않으셨다. 그러한 내 신앙의 모습을 정확히 진단하고 계셨던 박옥수 목사님이 영혼의 의사로서 집중 치료를 시작하신 것이 바로 선교사 교제였다.

내 나름대로 생각하며 인정하지 않았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목사님으로부터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큰 책망을 들었다. “왜 목회를 장난치듯이 합니까? 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합니까? 왜 말씀과 교제들을 가볍게 여기고 무시합니까?” 이러한 책망을 한두 번 들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 들을 때마다 올라오는 생각들이 있었다. ‘목사님, 말씀을 가벼이 여기기는 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목사님이 해주신 교제와 책망을 무시하기만 했다면 어떻게 지금까지 교회 안에서 목회를 할 수 있었겠습니까?’ 내게서 올라오는 이러한 생각들이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을 100퍼센트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목사님이 “자네들은 타락했어. 사탄에게 이끌리면 사탄의 종이야. 교회를 망하게 했고, 대적자의 길을 가고 있어.”라고 하시면 ‘목사님이 우리의 교만한 마음을 낮추시려고 저렇게 말씀하시는 거야. 악한 내 생각을 좇아갈 때가 있지만 내가 하나님의 종이지 어떻게 사탄의 종이야?’라고 생각하며 인정하지 않았다.

내 옳은 생각들로 말씀을 짓밟으며
월드캠프 1주차 기간에 가진 선교사 모임에서 박옥수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54년 내 신앙의 삶에서 가장 큰 적은 숨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을 열면 어두움이 아무것도 아닙니다. 숨으려면 담을 쌓지 않고는 안 되지요. 마음을 닫고 사탄의 길을 가겠다는 뜻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라는 말씀을 듣고도 열매를 따서 먹으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짓밟아야 합니다. 신앙은 참 쉽습니다. 죄에서 구원받는 것과 삶에서 구원받는 것이 똑같습니다. 20년, 30년을 숨어 사느라고 쉬운 신앙을 배우지 못한다면 정말 어리석은 사람이지 않습니까?”
 아담과 하와가 사탄과 대화하면서 하나님을 불신하고 업신여기는 사탄의 근본 마음을 받아들였다. 간교한 사탄에게 속아서 그 길을 간 것이다. 내가 그랬다. 내 옳은 생각들로 하나님의 말씀과 종의 인도를 짓밟으며 살아온 시간들이 보였다. 한 번도 내가 어리석은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내 모습이 발견되며 목사님의 말씀이 믿어졌다.

‘악한 영에 붙잡혀서 살았구나!’
오랜 기간 항해하던 어느 배에 마실 물이 떨어져서 배에 탄 사람들이 목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마침 큰 배 한 척이 지나가기에 물을 달라고 간절히 외쳤는데, 그 배에 탄 사람들이 강물을 떠서 마시라고 했다. 배가 이미 바다를 벗어나 아마존 강 하구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목마름을 참을 수 없었던 한 사람이 물을 떠서 마시고는 기뻐하며 외쳤다. “강물이다!” 옆에서 이를 지켜본 사람이 자기도 물을 마시고 똑같이 외쳤다. “강물이다!” 이렇게 배 안에 있는 사람들이 차례로 강물을 떠서 마신 후 갈증을 해소하고 살았다. 그런데 배 안에 끝까지 자기 생각을 고집하며 물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 참 감사하네. 강물을 마시고 살았구나. 나도 살고 싶어. 나도 저런 역사를 맛보고 싶어. 하지만 내가 마시면 그 물은 강물이 아니라 바닷물일 거야. 다른 사람들이 마시면 살아나도 나는 안 될 거야.’
 내가 이러한 생각 속에서 살았다. 그동안 교회 안에서 하나님이 박옥수 목사님과 함께하시면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것을 수없이 보아 왔고, 지금도 매일 보고 있다. 또 목사님의 마음을 그대로 흘러 받아 발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것도 보았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이 세계 최고의 합창단이 된 일이나 온 몸에 암이 퍼져 사망 선고를 받은 최수현 자매가 복음을 전하며 그 누구보다 발랄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이 그렇다. 많은 목사님들이 자신의 옳은 판단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종과 교회의 음성을 받아들여 놀랍게 변하고, 그분들을 통해 하나님이 힘 있게 일하시는 것을 보면서도 ‘나는 안 될 거야.’ 하며 살았으니 얼마나 미련하고 어리석은 사람인가!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맞구나. 더 큰 책망을 받아야 했구나. 악한 영에 붙잡혀서 살았구나.’ 하는 고백이 쏟아져 나왔다.

“하나님이 너를 통해 일하고 싶어 하셔!”
간교한 사탄이 속여서 박 목사님이 전해주시는 말씀을 그대로 들을 수 없었다. 내 생각이라는 필터를 통과해 들려온 말씀은 “다른 사람은 다 돼도 너는 안 돼!”였는데, 내 생각을 버리고 그대로 들으니 소망이었다. “너는 세계 최고의 목사야! 하나님이 너와 함께하셔! 하나님이 너를 통해 일하고 싶어 하셔! 담대히 발을 내디뎌!” 심홍섭 전도사님의 간증이 떠올랐다. 알코올 중독자인 심홍섭 형제님에게 영원히 온전하다고 하신 하나님이 나에게도 똑같이 말씀하셨다.
 월드캠프에서 탄자니아 단기선교사인 최현정 자매의 간증을 극으로 엮은 트루스토리를 보았다. 최현정 자매가 소경인 어머니를 원망하며 “소경이면서 왜 나를 낳았어! 책임도 못 질 거면서 왜 나를 낳았냐고!”라고 외치는데, 어머니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말들이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지?’ 자신을 낳아주고 온 마음으로 희생하며 길러준 어머니를 무시하고 저주의 말을 쏟아 붓는 자매의 마음과 행동을 보니 너무 화가 나고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하나님이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현정이의 모습이 바로 네 모습이야.” 사실이었다. 하나님의 종과 교회가 나를 복음으로 낳아주셨고 30년이 넘도록 양육해 주셨다. 주님의 마음으로 사랑해 주셨고 기도해 주셨고 희생해 주셨으며, 사탄에게 이끌리는 내 영혼을 위해 온 마음으로 책망해 주셨다. 내가 가진 것들 중에 받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나는 내 영적인 아버지를 무시하고 살았다. 내 악이 무엇인지 보고 나니 돌이킬 수밖에 없었고, 이후 하나님이 내 마음을 이끌어 가셨다.

과원지기의 믿음과 은혜로
“혹 네가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너를 인도하여 회개케 하심을 알지 못하여 그의 인자하심과 용납하심과 길이 참으심의 풍성함을 멸시하느뇨?”(롬 2:4)
 내가 회개하는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용납하심과 길이 참으심이 오랜 세월 동안 내 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정확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해 주었다. 포도원 안에서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었던 무화과나무처럼 베어져야 할 인생이 나였는데, 과원지기의 믿음과 은혜로 포도원 안에서 살면서 열매 맺는 복을 누릴 것을 생각하니 소망스럽기만 하다.
 걸을 수 없는 형편 속에서 38년을 살았던 병자가 예수님의 음성을 그대로 받아들여 걷고 새 삶을 얻었다. 30년이 넘도록 그대로 들을 수 없는 ‘나’라는 세계 속에서 살았는데, 그곳에서 벗어나 말씀과 교회와 종께로 돌이키도록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나는 잠비아의 계집아이였다
우승윤 선교사(잠비아 루사카교회)

 

박옥수 목사님이 지난해에 이어 올 3월에도 잠비아를 방문하셨는데, 이 방문 때 잠비아에서 크게 일하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마 7:7~8) 이 말씀대로 우리가 발걸음을 내딛고 두드리는 곳마다 하나님이 복음의 문을 여셨다. 하나님이 놀라운 일들을 이루셨다. 앞으로도 계속 이끄실 것을 생각하니 무척 감격스러웠다.

하나님의 영역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네
“목사님, 짧은 시간 동안 하나님이 정말 놀랍게 일하셨고 정부에서 땅도 기증 받아 기공식까지 은혜롭게 마쳤습니다. 그런데 ‘내가 이후에 혹시 교만해져서 망하지 않을까? 내가 과연 청소년센터를 건축할 수 있을까? 나 같은 사람이 잠비아에서 계속 선교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마음을 어디에 두고 살아야 합니까?”
“자네와 나는 다른 점이 하나도 없네. 나도 실수하고 생각을 따라갈 때가 있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영역 안에 있는 사람들이네. 하나님이 우리를 지키고 인도하시네. 그러니 실수하고 넘어졌을 때 자신을 바라보며 침륜에 빠지지 말고 예수님을 바라보게. 담대해야 하네! 하나님이 반드시 자네를 도우실 걸세!”
 목사님이 해주신 이 말씀이 내 마음과 신앙에 큰 획을 그어주었다.

‘잠비아에서 지난 10년 동안 왜 요즘처럼 일하지 못했을까?’
해마다 한국에서 갖는 선교사 교제는 내 영혼의 모습을 비춰준다. 올해에도 교회와 하나님의 종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만날 수 있었고, 분명한 하나님의 인도를 받으며 잠비아에 돌아와 새로운 마음으로 살 수 있는 은혜를 입었다.
 처음에는 그저 3월부터 있었던 일에 대한 감사한 마음만 가지고 선교사 교제에 임했는데, 말씀을 들으면 들을수록 하나님 앞에 부끄러웠다. ‘잠비아에서 지난 10여 년을 살면서 왜 요즘처럼 일하지 못했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였다. 하나님께서 내 나름대로 신앙과 선교를 해온 사실을 가르쳐 주셨다. 물론 지난 10여 년의 세월 동안 나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와 이끄신 섭리가 헛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내 마음으로 한 선교와 박옥수 목사님의 방문으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역사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차이가 있었다.
 하나님은 정말 마음껏 일하고 싶어하셨다. 그런데 잠비아 교회가 개척되면서부터 지금까지 ‘성도가 적다, 내 나이가 어리다, 이러이러한 형편이 문제다’ 등의 이유들을 핑계 삼아 하나님의 뜻과 인도를 무시해온 내 모습이 보였다. 5년 전, 10년 전에도 하나님의 마음을 받아 일했다면 지금과 동일한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났을 것이 분명했다.
 하나님이 또 한 가지 깨우쳐주신 부분이 있다. 나로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잠비아에서 진행되어 가는 동안 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생각들이 있었다. ‘이 일은 내 일이 아니야. 하나님의 일이고 교회의 일이니 내가 좀 못해도 상관없어. 어차피 내가 할 수 없는 일이잖아. 난 못해도 괜찮아.’ 나는 이러한 생각을 품는 것이 합당하다고 여겼다. 이 생각이 복음의 일 앞에서 주저하게 만들고 나를 숨기고 피하게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생각은 믿음으로 담대하게 나아가지 못하게 하려고 사탄이 넣어준 생각이었다. 마치 장기를 두는 사람 옆에서 훈수 두는 자처럼 그동안 복음의 일들 앞에서 한두 걸음 물러나 관망하는 자로 살았던 내 모습이 보였다. 연약함에 싸여 지내는 것을 ‘은혜 입으면 되지’라는 말로 둘러대며 믿음으로 살지 않는 악한 자가 나였다.

열왕기하 5장에 나오는 계집아이는 형편을 비관하며 절망에 빠져있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을 열왕기하 5장에 나오는 계집아이에 대한 말씀이 단번에 정리해 주었다. 겉으로 보기에 계집아이는 모든 것을 빼앗기고 잡혀와 종으로 사는, 가장 불쌍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소녀였다. 하지만 계집아이는 비관하며 절망에 빠져 있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종 엘리사로 가득 차 있었다. 비록 엘리사가 문둥병을 고치는 것을 보지 못했고, 문둥병에서 나았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지만 그의 마음이 하나님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문둥병뿐만 아니라 모든 형편과 절망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다.

‘내 안에 살아 계신 하나님이 이 나라에 임한 문둥병을 고치시겠구나!’
계집아이의 믿음이 그의 주인 나아만 장군과 그 아내, 시리아 왕과 이스라엘 왕의 마음을 움직이고 변화시킨 사실을 생각하니 ‘하나님이 나를 잠비아에 작은 계집아이로 보내셨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에게 어떠한 조건이나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내가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어서도 아니었다. 하나님은 나를 기대하지 않으셨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계집아이와 같은 나를 하나님만 바라보라고 보내셨구나! 나를 바라보면 절망뿐인데, 그동안 왜 내 모습을 보며 위축되어 살았지? 정말 바보같이 살았구나. 큰 구원으로 말미암아 내가 하나님 안에 있고 하나님이 내 안에 살아 계신데, 왜 하나님을 무시하고 살았지? 하나님이 내게 충분조건인데, 하나님을 바라보지 않았구나. 하나님 외에 소망이 없구나! 내 안에 살아 계신 하나님이 이 나라에 임한 문둥병을 고치시겠구나. 이 나라를 바꿀 능력이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내 안에 있구나!’
 “그 주모에게 이르되, ‘우리 주인이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 앞에 계셨으면 좋겠나이다. 저가 그 문둥병을 고치리이다.’”(왕하 5:3) 내 마음이 이 말씀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나는 어느덧 계집아이가 되어 있었다. 하나님이 나의 모든 문제를 죄와 함께 이미 담당하셨다. 나의 모든 것이 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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