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린 사람이 쳐다보고, 쳐다보면 산다
물린 사람이 쳐다보고, 쳐다보면 산다
  • 박영준(부산대연교회 목사)
  • 승인 2016.09.05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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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의 삶

말씀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
여름 수양회를 마치고, 열왕기하 4장에 나오는 선지자 생도의 아내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엘리사 선지자가 그 여자에게 “모든 이웃에게 그릇을 빌라. 빈 그릇을 빌되 조금 빌지 말고…”라고 말씀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생도의 아내는 밖으로 나가서 모든 이웃들의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저기요, 그릇 좀 빌려주세요. 기름을 담으려고 합니다. 많이 빌려주세요.”
 말씀을 듣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우리는 수없이 말씀을 듣지만 말씀이 실제로 우리 몸을 움직이기에는 말씀과 마음의 거리가 먼 경우가 많습니다.
 생도의 아내는 큰 빚을 갚을 수 없는 형편에 처했습니다. 빚 때문에 두 아이를 종으로 빼앗길 처지에 놓였습니다. 생도의 아내가 선지자가 한 말씀을 들었지만 만일 그 말씀을 따라가지 않았다면 결국 아이들을 빼앗겼을 것이고, 빚을 갚지 못한 무능한 자신을 자책하며 절망 속에서 살다가 죽음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는 길이 있고 능력이 있습니다. 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있는데, 마음이 말씀에 도달하지 못하기에 말씀 앞에까지 왔다가 결국 자기 생각을 좇아서 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 생각과 우리 길을 버리고 말씀을 좇으라고 하십니다. 자기 길이 없는 사람은 하나님의 역사를 보지만, 자기 길이 끝나지 않은 사람은 하나님의 인도를 받다가도 ‘내가 보니 이 방법보다는 저 방법이 좋겠다’ 하면서 자신의 길로 가기 때문입니다.

믿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표적들

 

사도행전을 보면, 사도 바울이 죄인의 모습으로 배를 타고 로마로 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도중에 배가 풍랑을 만나 멜리데 섬에 잠시 머무는 동안 바울이 독사에게 물립니다. 사람들이 그 광경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저 사람 참 악하게 살았나 보다. 죄수로 끌려가다가 결국 뱀에게 물려 죽는구나. 조금 있으면 독사의 맹독이 몸에 퍼져 쓰러져 죽을 거야….’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게 바울은 시간이 지나도 죽지 않았습니다. 독사의 독이 바울을 삼키지 못한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자신을 거기에 던진 사람은 하나님의 신비한 능력을 봅니다.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저희가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새 방언을 말하며 뱀을 집으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 하시더라.”(막 16:17~18)
 하나님의 말씀을 믿으면, 사탄이 일하지만 하나님도 역사하십니다. 그래서 위 말씀과 같은 일들이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사람들에게 일어납니다. 방언과 같은 새로운 말을 하고, 질병을 이깁니다. 이런 말씀들이 우리에게 힘과 소망을 줍니다.
 
내 마음의 온도는 지금 몇 도인가?
물은 온도가 정확히 100도까지 올라가야 끓기 시작합니다. 70도, 80도가 되어도 뜨겁긴 하지만 끓지는 않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만날 때 나 자신이 아닌 말씀을 선택할 수 있다면, 물이 끓어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며 새로운 말을 하게 됩니다.
 그런 결정적인 순간이 오지 않은 지금 나의 위치는 어디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내 길을 가고 있지는 않은지? 70도나 80도 정도 되는 뜨거운 위치에 머물러 있으면서 내 길도 가고 있지 않은지? 우리가 100도에 도달해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 자신과 말씀을 바꾸지 않고 여전히 자신을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눈앞에 빠르게 흐르는 홍해에 발을 내디뎌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그 물에 빠져 죽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믿겠다고 마음을 정한 사람입니다. 마라의 쓴 물을 마실 수 있는 사람은 마시고 죽더라도 그 물을 달게 바꾸신 하나님을 믿기로 정한 사람입니다. 이미 갈라진 홍해를 앞사람을 따라서 건너는 것은 쉽고, 이미 많은 사람이 마셔서 죽지 않는 것을 보고 마라의 물을 마시는 것은 쉽습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서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망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는데도 말씀만 의지해서 발을 내딛는 것이 참 믿음입니다.
 생도의 아내와 같은 마음에 도달하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내 인생, 내 생명을 하나님의 말씀과 바꾸고 말씀에 모든 것을 던지는 사람, 그런 사람이 물이 끓어 수증기로 변하는 것과 같은 위치에 도달해 변화를 맛보며 쉬운 신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70도나 80도 정도에 머물며 적당히 하나님을 믿으면서 내 길도 버리지 않는 신앙은 10년 20년이 지나도 끓지 않는 물처럼 중심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불뱀에게 물려야 놋뱀을 쳐다본다
민수기 21장에는 불뱀과 놋뱀 이야기가 나옵니다. 불뱀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장막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물고 있을 때, 이스라엘 사람들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직 물리지 않은 사람과 이미 물린 사람입니다. 아직 물리지 않은 사람은 뱀들이 떠나가길 바라고, 이미 물린 사람은 죽음 앞에 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어떤 사람이 놋뱀을 쳐다보겠습니까? 불뱀에게 물려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의 마음은 곧 두 아이를 빼앗길 지경에 놓인 생도의 아내의 마음과 같습니다. 그런 사람이 놋뱀을 쳐다봅니다.
 놋뱀이 있으니 불뱀에 물려도 괜찮습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독이 우리 몸을 지배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불뱀에 물리지 않아서 38년 된 병자가 가졌던 마음의 위치에 들어가지 못하고, 생도의 아내가 가졌던 마음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안타깝게도, 오늘 많은 성도의 마음이 불뱀에 물리지 않은 사람들처럼 주님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우리가 38년 된 병자처럼, 생도의 아내처럼 우리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면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날 것입니다.

십자가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
놋뱀을 쳐다보면 산다는 의미가 무엇입니까? 예수님이 세례 요한에게서 세상 모든 죄를 넘겨받으신 후 우리가 받을 형벌을 대신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습니다. 모든 죄를 끝내 놓으신 것입니다. 십자가는 우리에 대한 저주와 심판이 끝났음을 보여 줍니다. 그것을 믿고 십자가를 바라보면 십자가의 능력이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삶을 살게 합니다.
 놋뱀을 장대 위에 달아 바라보게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은 바로 이것입니다. “너희들은 죄에 대해 생각하지 마. 너희의 어떠한 허물도 문제되지 않아. 내가 이미 모든 죄와 허물을 끝내 놓았어.” 이 마음을 알게 해주고 싶으신 것입니다. 이 말씀이 성도 여러분에게 능력이 되어 십자가만을 바라보며 어떠한 것에도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하나님과 동행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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