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빛 바다를 닮은 아이들
에메랄드빛 바다를 닮은 아이들
  • 홍연경 통신원
  • 승인 2016.09.21 1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의 어린이

남태평양의 오세아니아에는 섬나라들이 많이 있어요. 그 중 해발고도가 2미터밖에 되지 않는 키리바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자꾸 높아져, 30년 뒤면 나라가 물에 잠긴다고 해요. 기후난민이 되어 사랑하는 나라를 떠나야 할 상황이지만, 소망을 잃지 않는 키리바시의 어린이들을 만나 보았어요.

▲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 키리바시 아이들.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30여 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키리바시는 태평양 한가운데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나라예요. 이 중 23개의 섬에만 사람이 살고 있어요. 건기와 우기가 있는 해양성 기후를 가지고 있어 일교차나 연교차가 비교적 적고, 적도에 위치해 있어 지진, 해일, 태풍 등 자연재해가 전혀 없는 나라예요. 뜨거운 태양빛 때문에 일 년 내내 26∼32도로 뜨거운 날씨를 가지고 있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고 습도가 높지 않아 아주 덥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 국토의 평균 너비가 460미터밖에 되지 않아요.

키리바시 사람들의 생활
키리바시는 인구 10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산과 강이 없고 건기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식수와 생활용수가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어요. 대신 우기에는 깨끗한 빗물을 받아서 사용할 수 있어요.
수도인 타라와 섬에는 전기시설이 되어 있지만 그 외 다른 섬들은 휴대용 태양광 발전장치로 낮 동안 배터리를 충전했다가 밤에 전등을 켜는 데 사용해요.
코코넛, 브레드 프룻, 바나나, 파파야 등 열대과일과 참치, 날치, 문어, 조개, 게 등 해산물이 풍부해서 열매를 따거나 바다에 나가 낚시를 해서 먹고 살아요.

바닷빛 꿈을 키우는 아이들
여느 곳처럼 아침이면 학교에 가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요. 학생들의 교복이 워낙 다양해서 거리가 형형색색으로 아름답게 장식된답니다. 학교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운행하는 차를 타고 등하교를 해요. 재미있는 것은 버스나 승합차가 아닌 트럭이라는 것이죠.
키리바시의 부모님들은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매우 높아요. 나라에서는 올해 의무교육을 중학교 2학년까지로 확대했어요. 아이들은 학교에 가서 국어, 수학, 과학, 영어 등을 배우고 전통춤과 노래를 배워요. 그리고 외국에서 온 봉사단원 선생님들을 초청해 영어나 컴퓨터 등을 배워요.
수도가 있는 타라와 섬을 제외한 나머지 섬에는 아직 학교가 많지 않아요. 나라가 곧 물에 잠겨 없어질 거라고 하지만, 그래도 정부는 작은 섬 학생들도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계속 학교를 만들고 있어요.

▲ 전통춤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 전통문화를 소중하게 생각해요.

아이들의 하루 일과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면 아이들은 부모님 일을 도와요. 큰 마트도 있고 가게들도 있지만 아직 산업이 크게 발달하지 않아서 집집마다 옷이나 음식을 자급자족하는 경우가 많아요. 정육점에 가서 고기를 사는 대신 집에서 닭과 돼지를 키워서 잡아먹는 경우가 많고, 어시장에 가는 대신 바다에 나가서 물고기를 잡아다 먹어요. 대부분 가정마다 바나나 나무나 코코넛 나무를 가지고 있어서 언제든지 따먹을 수 있어요. 그리고 옷도 직접 만들어 입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니 생활하는 데에 일손이 많이 필요해요. 아이들은 부모님을 도와 집안일을 함께 해요.
부모님을 돕고 시간이 나면 아이들은 동네 친구들과 모여 뛰어놀아요. 장난감과 놀이터가 거의 없는 키리바시 아이들에게 바다는 최고의 놀이터예요. 집에서 조금만 뛰어가면 언제든지 뛰어들 수 있는 잔잔한 바다가 있지요. 에메랄드빛 아름다운 바다를 친구 삼아 자라나는 아이들. 대부분 물개처럼 수영을 잘한답니다. 그리고 축구공 하나만 있으면 해변에서 친구들과 실컷 놀 수 있어요.

▲ 부모님을 도와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어요.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돕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요.

남태평양 바다처럼 맑고 온화한 아이들
모든 것이 부족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키리바시 아이들은 작은 것에 감사하고 기뻐할 줄 아는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부모님에 대한 불평보다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교에 보내주고 공부할 수 있게 학용품을 사주시는 엄마, 아빠의 마음을 알아 감사해 하지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부모님 돕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나 봐요.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선생님이나 공무원이 되겠다는 소망과 꿈을 품고 살아요. 고향 섬에는 학교가 없어서 수도 섬 타라와의 친척집에 얹혀살면서 공부하는 아이들도 많아요. 부모님과 가족이 그립고 보고 싶지만 훌륭한 사람이 되어 가족에게 보탬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공부해요. 
요즘 지구온난화가 심각하지요. 기후학자들은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올라가 30년 뒤면 키리바시 전 국토가 물에 잠길 것이라고 해요. 그런 보도를 들을 때마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과 아이들은 하나님이 자신들을 지켜주실 것을 믿고 있어요. 그래서 절망에 빠지지 않고 소망을 품고 내일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답니다.

▲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해 불편한 것도 많지만, 깨끗한 자연 속에서 살 수 있는 것을 감사해 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