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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유대인이스라엘 이야기
장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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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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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필사하고 있는 유대 종교인

성지순례 연재가 끝난 후 이스라엘을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독자분들의 요청으로 올해부터 다시 ‘이스라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성경과 유대인에 대한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라고 읽지 않는 사람들
오래 전에 ‘통곡의 벽’에서 성경을 읽고 있던 한 유대교인과 성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당신은 랍비입니까?”라고 묻자, 그는 랍비는 아니고 자신은 참 유대인으로 매일 기도문을 읊고 성경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성경 이야기를 하자고 제의했더니, 그가 좋다고 하며 나에게 히브리어 성경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히브리어 성경을 펼친 후, 믿음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싶어서 열왕기하 7장을 찾아 첫 구절을 손가락으로 짚어 가며 소리내어 천천히 읽었다. “…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내일 이맘때에” 이 부분을 읽는데, 그가 갑자기 내 성경을 손으로 ‘탁’ 소리가 나도록 덮더니 뒤돌아서 가버렸다. 너무 황당하고 민망해서 뒤따라가며 그에게 물었다.
“아니, 왜 그러시죠? 우리가 성경 이야기를 하기로 하지 않았나요? 내가 기독교인이라 그런 건가요? 무슨 이유로 이러시죠?”
그는 한참을 말 없이 걷다가 걸음을 멈추더니,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집에서 당신 아버지의 이름을 함부로 부릅니까? 당신 아버지 이름이 ‘톰’이면 ‘톰, 톰, 톰’ 하면서 아버지 이름을 함부로 부르냐고요? 당신, 왜 내 아버지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겁니까?”
그 후 알게 된 사실은, 유대인들은 자기 입으로 하나님의 이름인 ‘여호와’를 절대로 소리내어 부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이 그들의 참 아버지이기 때문에 그 거룩한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 없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이 전통을 오랜 세월 동안 절대적인 법칙처럼 지켜왔다. 물론 이것은 유대인의 관습으로, 성경에는 여호와라는 이름을 부르지 못하게 금하는 구절은 없다. 구약시대의 선지자들도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지어다.” 하고 여호와라는 이름을 들어 증거했다.
어쨌든 유대인들은 지금도 성경을 읽을 때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같은 구절이 나오면, 여호와를 다른 단어로 바꾸어 “주께서 가라사대, 하나님께서 가라사대, 거룩한 하나님께서 가라사대, 창조주께서 가라사대, 아버지께서 가라사대” 등으로 읽는다.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경외심과 함께 인간으로서 감히 부를 수 없는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에 대한 유대인들만의 고유한 정신이 전승되어 온 것이다.
나는 문득 예수님이 ‘여호와’라고 하신 적이 있는지 궁금해져서 복음서들을 찬찬히 찾아 보았다. 예수님은 한 번도 ‘여호와’라는 이름을 말씀하시지 않고
‘아버지’라고 많이 사용하셨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해 사본이 발견된 쿰란 동굴

하지만 성경을 필사할 때에는 반드시 원래대로 써야 한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사실 한 가지가 있다. 성경을 문자로 기록할 때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이 성경을 필사筆寫할 때에는 반드시 히브리어 철자로 ‘유드, 헤이, 바브, 헤이’ 즉
‘여호와’라고 적는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기록된 그대로 적으며 일점 일획도 틀려서는 안 된다는 ‘성경 필사의 기본 법칙’에 근거한 것이다.

   
현대 히브리어 성경

이러한 관점에서, 일부 유대교인들은 몇몇 권위 있는 영어 번역본들이 성경 필사의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았으며, 번역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달라진 구절들이 있다며 문제점을 거론한다. 그 영어 성경 번역본들에는, 히브리어 성경에 “여호와께서 가라사대”라고 기록된 부분을 “saith the LORD” 즉 “주께서 가라사대”라고 한 경우가 많다. 어쩌면 그 성경을 번역한 사람들이, 유대인들이 “여호와께서 가라사대”라고 하지 않고 “주께서 가라사대”라고 하는 것을 알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기록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성경을 필사할 때에는 반드시 원래대로 기록해야 한다. 성경에만 여호와라는 하나님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기에, 성경에서만큼은 그 어떤 단어로도 바꾸어 표기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성경이 가진 절대적인 권위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성경을 어느 나라에서나 그 나라 말로 읽을 수 있음이…

   
예루살렘 박물관에 전시된 사해 사본 중 이사야 사본

성경의 언어로 불리는 고대 히브리어는 ‘거룩한 말’이라고도 불리는데, 고대 히브리어로 성경이 기록될 당시에는 모음 없이 자음으로만 쓰여졌다. 1947년에 유대광야 쿰란 지역에서 어느 베두인 소년에 의해 발견된 성경 사본인 ‘사해 사본’ 역시 모음 없이 자음으로만 기록되어 있다. 그 후 7세기에 이르러 맛쏘르티임, 즉 맛쏘라 학파(전통주의 학파)의 학자들이 성경의 음운을 정확히 기록하여 보존하기 위해 점 모양의 모음을 만들어 첨가함으로써 히브리어 성경이 자음과 모음 체계를 갖추었다.
처음 기록된 성경 원본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그러니 현재 세상에 있는 모든 성경은 성경 사본이거나, 그것을 번역한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유대인이라도 쉽게 소유할 수 없었던 귀한 하나님의 말씀이 담긴 성경을 지금은 누구나 소유할 수 있으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그 나라 말로 성경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하나님 앞에서 한없이 감사하다. 일부 극단주의 유대인들은 신약 성경을 성경으로 인정하지 않고, 성경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 자체를 부정하게 여겨 번역본을 성경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예수님을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는 데에서 나온 생각이기에 변론할 가치가 없다고 여긴다.
특별히 개인적으로, 지금 내가 읽고 있는 ‘개역한글’ 성경이 정확하고 분명하게 번역되었다는 사실에 말할 수 없이 감사하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개역한글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한 장 한 장, 한 절 한 절에 하나님의 손길이 닿았음을 분명히 느낄 수 있다.

   
회당에서 성경을 읽는 유대교인들

유대인과 이방인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  이사야 53장 4절
내가 구원받은 후 이사야 성경을 읽을 때마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대목이 있었다. 바로 53장 4절 말씀이다. 이사야 53장은 장차 이 땅에 오셔서 우리의 모든 죄를 위해 고난을 당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4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서 하나님에게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이 말씀에서 “우리는 생각하기를”이라는 부분이 마음에 항상 의문으로 남았다. 나는 구원받기 전이나 구원받은 후로나 ‘예수님이 죄를 짓거나 악을 행해서 하나님께 징벌을 받는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불교신자나 무슬림에게 물어도 예수님이 죄를 지어서 벌을 받았다고 말하는 이들은 없었다. 예수님을 믿지 않아도, 예수님은 인간을 위해 희생하고 좋은 일을 하신 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예루살렘 박물관 안에 있는 두루마리 모양으로 만든 사해 사본 전시관, 원본은 진공 상태로 다른 장소 보관되어 있고, 박물관에 전시된 것은 모조품으로 실제 사본과 똑같은 크기와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


하루는 어느 율법학교에서 공부하는 청년과 예수님에 대해 변론하다가 그 의문이 풀렸다. 내가 그에게 ‘예수님이 나와 당신의 모든 죄를 가져가신 메시아다’라고 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유대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당신이 믿는 그 예수라는 자는 하나님 앞에 죄를 지어서 하나님께 벌을 받아 매를 맞고 고통스럽게 죽은 거예요. 그게 맞아요.”
그의 대답을 들으면서 깜짝 놀라 이사야 53장을 펴서 보여 주었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돌려 애써 보지 않으려고 했다. 유대교인들이 이사야 53장을 읽고 마음이 흔들려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일들이 종종 있기에, 일부 유대교인들은 이사야 53장을 혼자 읽어서는 안 되는 금서로 여겨 랍비들이 그 성경은 다 같이 모여서 토론하며 읽자고 말한다. 그 친구도 랍비에게서 그렇게 들었기에 고개를 돌렸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4절을 읽어 주었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서 하나님에게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리고 그 친구에게 이야기했다.
“이 구절을 봐요. 당신들과 똑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 기록되어 있잖아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는데, 당신 마음과 똑같은 마음이 여기 성경에 기록되어 있네요.”
그러자 그 청년은 얼굴을 붉히고 화를 내며 가버렸다. 말씀이 거울처럼 그의 생각과 마음을 비춰 드러내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자신의 마음이 드러나서인지 청년이 굉장히 당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유대인들은 어릴 때부터 기독교는 잘못되었다고 배운다. 예수님은 율법을 어기고 하나님을 욕되게 했으며, 사람들을 미혹시킨 악한 선지자 가운데 하나였다고 배운다. 내가 만약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고 이스라엘에서 태어났다면, 김치와 된장찌개를 먹고 설에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며 자란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율법을 배우고 무교병을 먹으며 초막절에 초막을 짓고 랍비들에게서 유대교리를 배우며 자랐다면, 나도 그 청년과 같았을 것이다. 예수님을 악한 선지자로 여기며, 예수님이 죄를 지어서 하나님께 벌을 받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생각하기를…” 참으로 이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할 것 없이 사람의 마음을 비추고 드러내는 하나님의 능력이라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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